회화적인 것이든 도상적인 것이든 디테일은 한계 내지 경계를 보여주는데, 이것은 그림으로서, 이미지로서 그림을 구성하고 해체하는 한계이자 동시에 침투할 수 없는 것으로 제시된 내밀성의 한계다. 디테일이 회화적으로, 즉 색채의 얼룩이나 필치나 흘림의 형태로 보여질 때, 이 구성 요소들의 무분별하며 홀린 듯한 나열에 의한 것과는 다른 의미에서, 디테일은 명명할 수 없는 것이 됨으로써 소통의 한계를 넘어 선다. 디테일이 털이나 주름이나 사물 표면에 생긴 변형 등으로 인식될 때, 디테일이 외관에 행한 미세한 묘사는 그것이 재현하는 신체의 한계 자체의 묘사다. 즉 디테일은 넘을 수 없는 한계, 내면성의 경계를 드러낸다. 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