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에 발리오네와 벨로리가 극찬했던 <예수 매장>에서 죽은 예수는 화가의 자화상이다. 르네상스 이후 성서 역사화를 그리는 화가들이 그림에다 제 모습을 등장시키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붓의 능력을 빌려서 글로 전해지는 ‘진리‘를 가시화하고, 과거의 사건에다 상상의 빛과 색채를 더해서 현재형으로 옮기는 화가는, 마침내 그림 속으로 뛰어들어 자신이 체험한 기적을 증거하고 증언한다. 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