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의 알레고리 여인을 뒤러의 정신적 초상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예술가의 정령이 어두운 돌계단에 혼자서 턱을 괴고 앉아 있다는 것이다. 박쥐는 이솝 우화에 나오는 것처럼 길짐승과 날짐승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주변적 존재다. 박쥐는 빛을 등지고 날아오른다. 빛을 등진 건 무지와 맹목 속에 빠져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박쥐의 운명은 필멸의 존재인 예술가의 인간적 약점과도 닮은 데가 있다. 또 제 몸을 부수며 밤하늘을 떠도는 혜성은 궤도 없이 헤매는 예술가의 나그네 운명을 예시한다고 생각했다.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