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물고기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최수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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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책의 제목인 <황금물고기>, 황순원의 손녀인 황시내씨가 지은 에세이 황금물고기와는 다른 소설이다. 르 클레지오 라는 프랑스 작가로 200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의 대표작으로 통한 황금물고기이다. 황금물고기는 세상에서 올가미와 그물을 가지고 잡으려는 한 어여쁜 흑인 소녀의 상징적 의미로 통하고 있다. 특유의 서정적 언어로 아름답게 그려낸 한 소녀의 눈부신 성장기라고 출판사에서는 황금물고기를 평하고 있다.

 

'라일라'라는 한 흑인소녀가 예닐곱살에 유괴되어 인신매매단에 팔려 멜라라는 모로코의 유대인 도시에 사는 <랄라 아스마>라는 할머니에 의해 양육된다. 그 할머니에게서 인성과 언어 교육을 받고 자라나지만 랄라 아스마가 죽자 그녀의 며느리와 아들이 라일라를 구박하고, 라일라는 그때부터 표류의 항해를 시작한다. 자말라 아줌마라는 산파의 여인숙에서 지내다 다시 조라와 아벨(랄라 아스마의 며느리와 아들)이 놓은 그물에 잡혀 그들에게 억압되어 살다가 그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겁탈이나 구타를 당하면서 지내다 결국 탈출한다. 라일라의 삶은 이러한 삶의 순환이라 할수 있다. 자신의 태어난 곳으로 회귀하지 않는한 어느 누구도 라일라를 진정으로 사랑해주지 않고 그녀를 철저히 이용한다. 후리야와 함께 에스파냐를 거쳐 프랑스 파리로 탈출에 성공해 파리에서 정착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중에는 진정으로 라일라는 사랑해준 하킴과 엘하즈 할아버지가 있었고, 라일라를 엘하즈 할아버지의 손녀 마리마로 인정해 여권을 주어 그녀의 행보를 자유롭게 해주기도 한다. 라일라는 시몬이라는 흑인 여마법사에게서 음악적 재능이 있음을 알고 그녀에게서 피아노와 노래를 배운다. 타고난 흑인의 음악 재능으로 그녀는 여가수가 되어간다. 모로코에서도 후리야와 타가디르의 언니의 도움으로 도서관에서 많은 책들을 읽게 되고, 지식과 철학을 얻게 되어 대학 입시 시험에도 응시하지만 정규 수업을 받지 못한 라일라는 불합격되고 만다. 후리야와 타가디르는 자신들 처럼 허드렛일로 라일라가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그녀의 교육의 기회를 주었고, 그녀는 결국 여가수로 성공을 이루게 된다. 이런 경로속에는 프랑스에서 미국 보스턴으로의 항해가 또 있었고, 보스턴에서 재즈 가수로 등단하게 되는 것이다.

 

라일라는 음악을 자신의 구원이라고 고백하고 있고, 음악 속에서 많은 성취와 안도를 느끼게 되고 용서를 하게 된다.

 

p. 265 나의 연주는 나와 함께 있던 모든 사람들, 지하 거주자들, 자블로 거리의 차고에서 살던 사람들, 나와 함께 배를 탔고, 발 드 아랑 도로를 자동차로 달렸던 이주자들, 더 멀리로는 강어귀에서 배를 기다리며 조만간 무엇인가가 자기들의 삶을 바꿔 주리라고 믿는 것처럼 하염없이 수평선을 바라보던 수이카와 타브리게트 천막촌의 주민들, 그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이 소설은 흥미 위주의 소설은 절대 아니다. 한편의 작품성 높은 영화를 본듯한 느낌으로 지루한 면이 다분히 있는 영화에 비유하면 좋을 듯하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작품성과 메세지는 훌륭한 것이어서 르 클레지오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평가 받는 듯하다. 르 클레지오의 부인이 모로코인으로 프랑스인 서구 유럽인으로 아프리카에 살면서 느낀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려고 했고, 그들을 대변하려고 했던 것이다. 하킴이라는 철학선생이 라일라를 데리고 파리에 있는 아프리카 박물관을 방문하면서 라일라에게 했던 말들이 참으로 인상깊다.
 
p.142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저기에 있는 것들은 모두 보물이고 눈부신 보석이야~저게 우리의 뼈고 우리의 이야. 우리 몸의 일부라구, 우리 피부와 같은 색이야. 밤이 되면 반딧불처럼 빛나지.
 
유럽인들이 제 3세계인 아프리카에서 갈취해온 식민지 유적들이 자신들의 분신이라고 역설하는 장면에서 그들의 고된 삶속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수 있었다. 억누르는 강자들은 있지만 약자들은 밟히는 만큼 더 철처한 생명력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결국 라일라는 기나긴 표류를 하다가 자신의 부족인 힐랄 족 땅을 찾게 되고, 힐랄 족 여인을 만남으로써 그녀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안도를 느끼게 된다. 르 클레지오 작가는 의식의 세계와 일상적인 현실을 날과 올로 삼아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는 면에서 극찬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이 소설에서도 라일라의 의식 구도를 따라 가면서 묘사되는 부분이 아름다우면서도 철학적이라고 보여지는 부분들이 많다. 고난했던 라일라의 삶이 편하게 쉴수 있도록 바라는 것이 이 책을 읽은 대부분의 독자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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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3 - 승자의 혼미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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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건한 제국주의와 과두정 체제를 표방한 공화정 시대의 로마정신을 가졌던 로마는 '한니발 전쟁'을 겪고 난 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많은 식민지의 개척으로 부를 쌓는 경제인들인이 늘어나고, 부채에 시달리던 평민들은 농노 신분으로 전락하는 등 빈부격차가 심해지게 된다. 개방성을 필두로 하여 정복한 민족들을 로마시민권을 주어 포용하는 정신에도 발동이 걸려 로마시민권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경향으로 흘러 불평등이라고 느끼는 로마 연합 시민들이 많이 지게 된다.
 중국의 건국에서도 볼수 있듯이 요순 임금시대를 정치의 이상향으로 보아 유가의 공자나 맹자가 추구했던 시대가 있었다. 자기 자식보다는 능력있는 인물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선양 방식을 체택하여 백성들의 이익을 더 우선시 하는 시대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 시대가 로마에서도 한니발 전쟁 이전의 로마였다. 그런 로마가 전쟁에서는 승자가 되었지만 불평등, 부폐의 나락으로 조금씩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시오노 나나미는 1권의 표지 청동상에는 유니우스 브로투스의 청동상을, 2권에서는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의 옆얼굴을 사용했고, 3권에서는 티베리우스 그라쿠스라고 추측되는 젊은이의 두상을 표지에 넣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의지는 강해 보여도 좋은 교육을 받고 자라난 품성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입가에 떠도는 관능적인 느낌은 이 젊은이가 전혀 냉혈한이 아니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승자의 혼미라고 이름지은 3권에서는 기원전 2세기-1세기동안의 권력 다툼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농지개혁법안을 내었다가 살해 당한 티베리우스 그라쿠스의 뒤를 이은 동생 가이우스 그라쿠스는 형이 농지개혁법 뿐만 아니라 시민권 개혁법안을 제출하게 된다. 이는 다 핍박당하거나 소외시되는 시민들의 권리와 실업자들의 구제 대책으로 시민들에게 유리한 것들로 기득권자들인 원로원 회원들에게는 불리한 것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살해 당하고 만다. 후대 역사가들은 그들의 개혁법안이 너무 시기 상조여서 그들은 목숨을 잃었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이들 개혁안의 후대의 집정관들에 의해 조금씩 개혁되어 지게 되는 법안이엇다. 그라쿠스 형제들을 생각하면 일찍 자신의 목숨을 끊은 역대 대통령이 떠오른다. 시기 상조적인 개혁안으로 기득권자들의 미움을 쌓지만 결국 죽어서 국민들의 슬픔과 존경을 받게 되었기 때문에 그라쿠스 형제드로가 오버랩되는 지도 모르겠다.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외부의 적이 접근하지 않는 로마가 내부의 고질적인 문제로 혼란스러워 지는 시기를 <내장질환에 시달리는 경우>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그런시기가 그라쿠스 형제들을 위시해서 군개혁을 과감히 시도한 가이우스 마리우스와 술라 체제 개혁을 위해 무기한 독재관에 임명되어 <술라 개혁>을 단행한 술라등의 권력 다툼을 예시로 들고 있다. 마리우스파와 술라파로 나뉘어 그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많은 전공을 이루고, 세력을 규합하여 쿠데타를 일으키게 된다. 그들은 로마를 위해 그렇게 했다라고는 하나 욕심이 지나쳐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로마정신을 조금씩 갉아 먹고 , 자신의 권력과 명예를 위해 시민들을 앞세우게 된다.
 예전에는 없던 로마 연합의 반란인 <동맹시 전쟁>이나 노예 반란의 대표격인 <스파르타쿠스의 반란>등이 변화해 가는 로마정치 체제에 대해 격분해서 일어난 현상들이었다. 한니발 전쟁당시에 그토록 해체하고자 했던 로마연합의 해체가 100여년이 지난 즈음에야 일어난 것은 로마내의 내장질환이 극도에 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리우스와 술라 시대를 거쳐 폼페이우스 시대에는 오리엔트 지역의 평정에 들어간다. 폰투스의 <미트라다테스 전쟁>을 승리로 이끈 폼페이우스는 자신을 <마그노스>라고 칭하면서 위대한 인물에 등극하게 된다. 제 3차 까지 치르게 되는 전쟁인 폰투스 왕국의 미트라다테스왕 과의 전쟁은 교묘한 미트라다테스의 끈질긴 로마에 대한 대항이 원인이었다. 이 미트라다테스 왕과 싸우기 위해  술라와 루쿨루스를 거쳐 폼페이우스 까지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오리엔트 지역의 평정을 어느정도 이루게 된다.

 

로마는 한니발이 예언한 내장질환을 극복하고 그것을 성장한 육체에 어울리는 것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혼미는 끝나지 않았다. (295쪽)

 

그라쿠스 형제, 마리우스, 술라, 폼페이우스 시대를 거쳐 승자의 혼미가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로마 역사상 위대한 개인이 된 인물이 다음 권에 등장하게 된다. 그는 바로 율리우스 카이사르 였다. 그의 활약에 대해 궁금증이 유발되고 있다. 빨리 읽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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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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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 작품중에 읽는 세번째 소설이다. <빅픽처>를 읽고 작가가 전개하는 새로운 반전에 놀라 충격을 받았다. 살인을 한 자가 어쩌면 이리도 완벽하게 처벌를 피해 해피앤딩으로 살아 갈수 있게 만들어 낼수가 있는지, 그런 사실을 독자가 용인할수 밖에 없게 되는지를 보여준 작가의 구성력에 감탄했었다. 그런 <빅피처>에 이은 <위험한 관계>는 사실 전작에 비해 스토리 구성이 약하고, 반전도 없는 어찌보면 밋밋해서 실망을 주었던 소설이었다. 그럼 <모멘트>는 어떨까? 장벽을 사이에 두고 슬퍼하는 두남녀의 모습이 너무 애절해 보인다. 모멘트는 우리 나라말로 <순간>이라고 번역하고 있다. 어떤 순간이 있었길래 주인공은 이리 우울한 나날을 살아가고 있을까하는 의문이 책을 끌어안고 읽게 만든다.
요즘은 주인공들이 이혼하는게 대세인듯 하다. 빅피처나 위험한관계에서도 그랬듯이 모멘트의 주인공인 토마스도 이혼소송중에 있다. 어릴적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밑에서 좌절과 실망을 먼저 알고 자랐던 토마스는 사랑에 대한 상실감이 많았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사랑에 대해서도 도피라는 수단을 통해 교묘히 빠져 나갈 정도로 진정한 사랑을 알지 못하는 젊은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진정한 사랑이 다가 온다. 당시만 해도 진정한 사랑인줄 알았지만 그 사랑도 크나큰 배신을 안기고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뒤늦게서야 그 순간적인 판단이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외면해 버린 결과가 되어 있어 주인공은 더욱 당황하게 만든다.

그가 작가라는 직업과 훌륭한 변호사 아내와 어여쁜 딸이 있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의 세계에 자신을 가두면서 항상 멀리 떠나고 싶어하는 고독한 세계를 배회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만다.

우리 주인공 토마스의 진정한 사랑은 동독 출신의 망명자였다. 지금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지만 1984년 당시만 해도 장벽에 가려진 동베를린이라는 도시는 회색빛 그자체의 암울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망명해온 페트라 두스만은 많은 상처를 안고 있는 여자였다.
187 사랑에 빠지게 되면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진 모든 일에서 숨은 의미를 찾아내려 한다.

 

그렇게 다가온 사랑을 지키고 싶어 토마스는 페트라에게 최선을 다해 행동하고 그녀를 위해 위험도 무릅쓴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배신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럴 상황에 놓여 버린 것이다. 그녀가 처해 있는 진정한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남이 말해주는 이야기가 마냥 진실인줄 알게 되고, 진정한 사랑을 외면해 버리면서 그녀를 쫓아 버리는 순간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 자신의 자존심이 그녀를 용서할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놓쳐 버린 순간이 운명적인 사랑에 치명적인 상처가 되어 그는 항상 진정한 사랑이 없는 결혼 생활을 하게 되고,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러던 중에 진실을 알게 해주는 우편물이 도착하고, 그는 자신의 운명에 극도로 오열할수 밖에 없다.

 

574 우리는 운명을 어쩔수 없는 일로 여긴다. 하지만 운명을 조종한느 건 언제나 자기 자신이다. 자기도 모르는 새, 자신의 바람과 달리, 우리는 자기 자신의 운명을 조종한다. 아무리 끔찍한 비극과 맞닥뜨려도 우리는 그 비극에 걸려 넘어질지 아니면 넘어서서 앞으로 나아갈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영국 첩보 소설 작가였던 <존 르카레>의 작품인 <추운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와 조지 오웰의 <1984년>이 오버랩되고 있었다. 페트라가 이중스파이로 나오는 상황이 존르카레의 이중첩보원 노릇을 해야 하는 주인공 리머스와의 상황이 떠올라 냉전시대의 어쩔수 없었던 희생에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장벽이 허물기 전의 동독 사회가 가장 친한 사람들 조차 자신을 배신할수 있고 어디서든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이 비밀경찰에게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은 조지 오웰의 <1984년>에서의 텔레스크린이 연상되게 만든다. 자신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남을 배신해야 되고, 남을 배신하는 행위가 결국은 자신을 배신하는 것이 된다는 절박함이 흘러나온다.

소설 <1984년>은 이중사고라는 체계로 살아가고 사고마저도 독재체제에 걸맞는 생각을 해야 된다는 무서운 통제사회를 묘사하고 있다. 그러한 사회가 동독사회였고, 그 속에서 살아가면서 억눌려야 했던 페트라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 했다.

아직도 분단의 상황에 놓여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이들의 아픈 사랑이 더 가슴저리게 다가온다. 이들의 운명적인 사랑에 외적인 걸림돌이 베를린 장벽이긴 했지만 주인공의 그 '순간' 인 모멘트가 생의 전부를 결정지어 버리는 결과가 된다는 사실을 작가는 전달하고 싶어하고 있다.

 

592 이 모든 것의 한가운데에... 순간이 있다. 모든 걸 바꿀수 있는 순간, 아무것도 바꿀수 없는 순간, 우리 앞에 놓인 순간,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찾는 것이 무언인지,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결코 얻을수 없는게 무언인지 알려주는 순간.

우리는 순간으로부터자유로울수 있을까? 아주 짧은 찰나라도 순간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울수 있을까?

 

인생은 모든 순간순간이 모여 지금의 삶을 이루고 있다. 빅피처 만큼의 반전은 아니지만 이소설에서 반전으로 작용되는 진실을 알지 못해 주인공은 그후의 삶이 불행하게 되고 만다. 자신의 외로움을 실망하고 좌절만 하고 살았던 어머니의 유전으로만 치부해 버리고 싶었던 주인공은 결국 그 원인이 자신에게 책임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깨닫는다.

그러므로 작가는 한 순간도 헛되지 판단하고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 주고 싶은 걸까? 자신의 운명적인 사랑이 지금 이순간에 있어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눈뜬 맹인처럼 보내 버린 연인들을 탓하고 싶은 걸까?

그 정답은 바로 지금 이순간, 오늘에 있다는 이미 알고 있는 진리를 , 작가는 한번더 절묘하게 이끌어 낸 한 이야기의 감동을 통해 전하고자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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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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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는 자기가 말하고 싶고, 자신의 자전적 소설을 쓰고 싶어 안나 카레니라라는 인물을 끌어들인 하나의 유도체로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3권에서 절실히 들었다. 왜냐하면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안나 카레니나가 아닌 레빈이기 때문이다. 레빈은 톨스토이의 분신적 자아의 역할을 하고 있고, 똑같은 삶은 아니지만 톨스토이와 유사한 점을 많이 차지하고 있다. 톨스토이가 살아 있을 당시인 1872년 1월에 일어난 안나 피고로바 라는 실제 인물의 선로에 뛰어든 어느 여인의 신문기사를 보고 이 소설에 착수했다고 한다. 톨스토이는 이 소설을 통해 자신이 살고 있을 당시의 러시아 전반의 여러 사회문제를 다루고 싶었고, 자신의 뜻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안나와 브론스키가 등장하는 부분은 어쩔수 없는 가정소설부분으로 신파조로 전개되어 가는 경향이 다분했지만 ,레빈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항상 등장인물들의 토론과 대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톨스토이는 당대에 널리 논의된 예술의 목적, 리얼리즘의 형식, 여성문제, 노동자 문제, 민중교육문제, 젬스트보, 유물론적 철학에 반하는 인상을 주고 있어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러시아 당시의 독자들도 그러했겠지만 안나 카레니나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마무리 되어야 마땅한 것이 8부를 통하여 레빈 등의 주변에 있는 등장인물들에 의한 소소한 일상이 새롭게 이어지는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게 하고 있다.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를 자신의 사상과 철학과 소신을 피력하기 위한 하나의 매개체로만 보았던 것일까?

 

그 해답은 톨스토이 작가 만이 알것이고, 안나의 죽음은 안나의 삶의 종결일 뿐, 시간의 가치 없는 진행은 종결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레빈의 의식이 톨스토이의 의식이듯 자신의 무신론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많은 정신적 갈등과 방황을 했음이 엿보인다.

그토록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던 레빈은 결국 선이라는 명백한 의미로 신의 존재에 대한 깨달음으로 다가가게 된다.

 

p.559 나의 이성으로는 내가 왜 기도를 하는지 깨닫지 못할 테고, 그러면서도 난 여전히 기도를 할거야, 하지만 나에게 일어날수 있는 그 모든일에 상관없이, 이제 나의 삶은, 나의 모든 삶은 , 삶의 매순간은 이전처럼 무의미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의 명백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나에게는 그것을 삶의 매 순간 속에 불어 넣을 힘이 있어!


 

마지막 종결 부분에서 레빈은 독백으로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안나의 불륜에 대한 평가는 19세기말의 여성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편협되어 있으며, 남성의 불륜은 즉, 스티바를 통해 보아도 어느정도 인정하고 용납하는 분위기 였지만 여성에게만은 혹독한 시련이었다. 요즘 시대 같다면 안나의 행동이 솔직하고 용기있고 지성적인 여성을 대변할수 있을텐데, 톨스토이의 전개 방식은 안나의 죽음으로 종결 지으면서 <결혼 성약을 깨고 죄악을 저지른 안나에 대한 신의 심판>이라고 해석되어지게 만들고 있다. 안나는 자신의 죽음만이 자신을 배신한 브론스키에 대한 복수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톨스토이는 다른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작품에서도 많이 언급하듯이 인간의 존재성과 근원에 대한 탐구를 이 소설에서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매개로 한 이 작품은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문학 작품 10권중에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을 정도로 찬사를 받을 만한 사회소설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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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0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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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권으로 되어 있는 민음사의 <안나 카레니나>  이다. 역시 완역판임을 자랑하는 민음사의 판본답게 2권은 657쪽에 가까운 방대한 분량을 내세우고 있다. 톨스토이 선생님이 왜 위대하다고 하는지 그 작품 하나 하나를 접할때 마다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톨스토이 선생은 한 작품의 줄거리에 치중되지 않고 그 속에 자신의 모든 사상과 철학을 담아 내고자 했기 때문에 <안나 카레니라>라는 문학도 연애소설로만 접근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 사회 소설>이자 <농민 소설>이자 <심리 소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폭넓으면서도 집중적인 분야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레빈이라는 젊은 귀족 청년을 통해 자신의 농촌에 대한 관점을 많이 접근 시키고 있는데, 농노제 폐지에서 자유로운 노동으로의 전환시점에서 오는 농촌 노동이 체계화 되지 않았음을 염려하여 레빈은 자신의 입장에 선 코뮤니즘 즉 공산주의에 가까운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때 러시아는 농노제 폐지 이후 유럽의 민중 교육에 힘써 무지한 노동자 계층을 일깨우고자 하는 쪽인 자본주의 사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많이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교육보다 농민들이 기존해 해오는 방식을 고수하면서 수확량을 늘리고자 하는 주인의식을 심어주고자 했던 새로운 농업경영방식을 레빈은 채택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런 문제를 톨스토이는 레빈을 통해 철저하게 내 비추고 있다.

 

또다른 혁명적인 문제인 <여성교육>에 대한 문제를 스테판집에서 열린 모임에서 러시아의 인텔리겐치아 다운 대화속에 녹아 있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여성교육>의 필요성을 대변하고 있는 50세 자유사상가이면서 달변가인 <페스초프>라는 인물을 통해 이야기 되어 지고 있다.

 

p.323  여성은 교육의 부족으로 권리를 박탈당했고, 교육의 부족은 권리의 결핍에서 옵니다. ~여성은 교육을 받은 독립된 존재가 될 권리를 갖고 싶어합니다. 여성들은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에 억눌려 구속받고 있어요.




교육을 통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톨스토이 선생의 생각이 잘 반영된 부분이라고 할수 있다. 레빈의 코뮤니즘적인 생각을 그의 동복형인 니콜라이를 통해 철저히 비판받고 있는 부분도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네가 단순히 농부들을 착휘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을 가지고 그일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을 따름이다"


 

결국 이러한 이상으로만 끝나 버린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을 이당시 벌써 하고 있었던 것이다. 톨스토이는 공산주의 식의 사유재산의 부정과 공동 경작을 주장하긴 했지만 이 사상들이 이상으로만 그치는 것을 염려하기도 했던 것이다.

이 작품속에는 소심하고 무신론자 입장에 서 있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데, 즉 레빈의 결혼식 전의 성찬식에서의 일로 자신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이 의심을 품고 있는데 대한 그의 솔직한 감정의 표현 부분이다.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지극히 공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소심하고 의심많은 레빈은 키티가 자신을 전적으로 사랑하지 않고 어쩔수 없이 결혼 상대로 자신을 택했을 거라는 자신감 결여의 심리를 내 비치고 있어 재밌게 다가오기도 했다.

 

톨스토이 선생님의 대단한 부분중에 또 다른 하나는 심리학자 같은 세심한 심리와 그때 그때 당시의 생각을 의식의 흐름으로 이끌어 내어 여러 계층의 인물의 심리를 표현해 내고 있는 것이다.

바람난 안나의 심리묘사와 유흥과 향락을 좋아하는 스테판이나 브론스키의 심리, 철저하게 위선으로 뭉쳐 있는 알렉세이 카레닌의 종교와 정신세계, 아홉살난 어린 안나의 아들 세르쟈의 마음까지 철저하게 고민하여 그들을 표현해 내고자 했다.이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철저한 <심리소설>이라는 것이다.

 

쉽게 생각해 버리면 불륜을 저지른 상류 귀족사회 부인인 안나 카레니나의 일대기로만 생각하겠지만 전혀 그런 류의 문학이 아니란 점이다. 이 문학속에는 그당시 러시아 사회의 여러 분야의 모습을 녹여내어 <사회참여>적인 톨스토이 선생의 정신을 담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이 더욱 빛나는 것이며 동시대 문학가인 <도스토옙스키>도 극찬했던 것이다.

 

2권까지의 내용을 보면 안나가 브론스키와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 될지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불륜을 저지른 안나가 철저히 밑바닥으로 떨어져 매장될 것인지, 브론스키와의 관계가 계속 유지되고 그들의 불명예와 오명이 사라질 것인지 여전히 궁금해 하고 다음 3권을 읽어 나가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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