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권으로 되어 있는 민음사의 <안나 카레니나> 이다. 역시 완역판임을 자랑하는 민음사의 판본답게 2권은 657쪽에 가까운 방대한 분량을 내세우고 있다. 톨스토이 선생님이 왜 위대하다고 하는지 그 작품 하나 하나를 접할때 마다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톨스토이 선생은 한 작품의 줄거리에 치중되지 않고 그 속에 자신의 모든 사상과 철학을 담아 내고자 했기 때문에 <안나 카레니라>라는 문학도 연애소설로만 접근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 사회 소설>이자 <농민 소설>이자 <심리 소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폭넓으면서도 집중적인 분야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레빈이라는 젊은 귀족 청년을 통해 자신의 농촌에 대한 관점을 많이 접근 시키고 있는데, 농노제 폐지에서 자유로운 노동으로의 전환시점에서 오는 농촌 노동이 체계화 되지 않았음을 염려하여 레빈은 자신의 입장에 선 코뮤니즘 즉 공산주의에 가까운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때 러시아는 농노제 폐지 이후 유럽의 민중 교육에 힘써 무지한 노동자 계층을 일깨우고자 하는 쪽인 자본주의 사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많이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교육보다 농민들이 기존해 해오는 방식을 고수하면서 수확량을 늘리고자 하는 주인의식을 심어주고자 했던 새로운 농업경영방식을 레빈은 채택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런 문제를 톨스토이는 레빈을 통해 철저하게 내 비추고 있다. 또다른 혁명적인 문제인 <여성교육>에 대한 문제를 스테판집에서 열린 모임에서 러시아의 인텔리겐치아 다운 대화속에 녹아 있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여성교육>의 필요성을 대변하고 있는 50세 자유사상가이면서 달변가인 <페스초프>라는 인물을 통해 이야기 되어 지고 있다. p.323 여성은 교육의 부족으로 권리를 박탈당했고, 교육의 부족은 권리의 결핍에서 옵니다. ~여성은 교육을 받은 독립된 존재가 될 권리를 갖고 싶어합니다. 여성들은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에 억눌려 구속받고 있어요. 교육을 통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톨스토이 선생의 생각이 잘 반영된 부분이라고 할수 있다. 레빈의 코뮤니즘적인 생각을 그의 동복형인 니콜라이를 통해 철저히 비판받고 있는 부분도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네가 단순히 농부들을 착휘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을 가지고 그일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을 따름이다" 결국 이러한 이상으로만 끝나 버린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을 이당시 벌써 하고 있었던 것이다. 톨스토이는 공산주의 식의 사유재산의 부정과 공동 경작을 주장하긴 했지만 이 사상들이 이상으로만 그치는 것을 염려하기도 했던 것이다. 이 작품속에는 소심하고 무신론자 입장에 서 있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데, 즉 레빈의 결혼식 전의 성찬식에서의 일로 자신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이 의심을 품고 있는데 대한 그의 솔직한 감정의 표현 부분이다.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지극히 공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소심하고 의심많은 레빈은 키티가 자신을 전적으로 사랑하지 않고 어쩔수 없이 결혼 상대로 자신을 택했을 거라는 자신감 결여의 심리를 내 비치고 있어 재밌게 다가오기도 했다. 톨스토이 선생님의 대단한 부분중에 또 다른 하나는 심리학자 같은 세심한 심리와 그때 그때 당시의 생각을 의식의 흐름으로 이끌어 내어 여러 계층의 인물의 심리를 표현해 내고 있는 것이다. 바람난 안나의 심리묘사와 유흥과 향락을 좋아하는 스테판이나 브론스키의 심리, 철저하게 위선으로 뭉쳐 있는 알렉세이 카레닌의 종교와 정신세계, 아홉살난 어린 안나의 아들 세르쟈의 마음까지 철저하게 고민하여 그들을 표현해 내고자 했다.이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철저한 <심리소설>이라는 것이다. 쉽게 생각해 버리면 불륜을 저지른 상류 귀족사회 부인인 안나 카레니나의 일대기로만 생각하겠지만 전혀 그런 류의 문학이 아니란 점이다. 이 문학속에는 그당시 러시아 사회의 여러 분야의 모습을 녹여내어 <사회참여>적인 톨스토이 선생의 정신을 담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이 더욱 빛나는 것이며 동시대 문학가인 <도스토옙스키>도 극찬했던 것이다. 2권까지의 내용을 보면 안나가 브론스키와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 될지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불륜을 저지른 안나가 철저히 밑바닥으로 떨어져 매장될 것인지, 브론스키와의 관계가 계속 유지되고 그들의 불명예와 오명이 사라질 것인지 여전히 궁금해 하고 다음 3권을 읽어 나가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