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서양미술사 (개정판) 청소년을 위한 역사 교양 13
도병훈 지음 / 두리미디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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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세분하여 공부하자면 많은 영역이 있지요. 역사적 사실만을 대륙별, 나라별로 기록해 놓은 역사가 있는가하면, 예술 분야의 역사도 있기 마련이지요. 미술, 음악, 철학, 의학,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통해 알아 두어야 할 사람들은 한분야에 몰입하여 연구하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전 그냥 일반인으로서 미술에 대한 역사를 알아 보기 위해 이책을 선택하여 읽게 되었습니다. 인간들은 의식주가 해결되면 다양한 문화에 관심을 가지기 마련인 사회적 동물이잖아요. 공연, 전시등을 관람 하러 다니다 보면 그것에 대한 유래, 역사, 이론을 알지 못하면 그냥 눈으로만 보고 말아 버려 더이상 깊이를 알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기가 일수 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예술의 전당과 미술관을 위주로 다양한 전시회가 진행 되고 있는 만큼 이런 미술사적 지식을 습득할 필요가 다분하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술사를 공부하려고 하면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닙니다. 다양한 화가와 다양한 시대, 다양한 미술 기법과 그 용어들이 워낙 생소하여 섣불리 접근하기가 힘든 경우도 많습니다. 두리미디어 출판사에서 청소년을 위한 역사교양시리즈가 출간되었는데, 그 중 <청소년을 위한 서양미술사>는 고대 그리스 미술부터 20세기 현대 미술까지의 미술사에 대해 상세히 논하고 있습니다. 미술도 다 그 시대의 반영이므로 그 시대적 배경을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미술사에 처음 접근하는 분들은 이 책도 그리 녹록하지 않는 책이 될수도 있습니다. 19세기 초까지 인상파들의 작품까지는 우리가 많이 접해 본바라 어느정도 접근이 용이합니다. 하지만 20세기로 넘어가는 현대미술시대가 되면 반 예술 운동과 그 운동의 저변에 깔린 철학적인 화가의 사상을 알지 못하면 이해 불가능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추상미술로 접어 들면서 사진과 같은 사실주의 표현위주의 미술과는 다른 사조라 추상미술의 그 이념을 상세히 알아 낼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린아이 미술같이 보이던 <피카소>그림도 피카소같은 대가가 그린 그림이었고, 그속에 담긴 사상과 철학이 있었기에 대작으로 평가되어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일반인이 잭슨 폴록 같은 <뿌리기 기법>으로 화폭에 어떤 그림을 담고자 했다면 그 그림의 값어치가 매겨 질리가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더욱 현대 추상미술은 어렵게 평가되고 있는 것입니다.

 

서구문명의 기원은 아무래도 4대문명과 그리스로마를 기원으로 삼고 있지요. 그 중에서도 그리스의 미노아 문명 양식에서 로마시대의 비잔틴 양식, 그리고 로마네스크 양식, 고딕 양식을 거쳐 르네상스 양식, 바로코,로코코양식, 매너리즘양식까지.. 그리고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신인상주의로, 변화되면서 양식에서 <이즘>으로 사조가 변화되어 집니다. 고흐, 세잔, 고갱으로 대표되는 후기 인상주의의 영향으로 야수주의 같은 표현주의가, 피카소를 중심으로 한 입체주의, 칸딘스키와 몬드리안으로 대표되는 추상주의, 전쟁의 허무가 초래한 다다이즘, 그리고 현실세계를 벗어나는 초현실주의, 추상표현주의, 앵포르멜 미술, 네오다다아 팝아트, 누보레알리즘, 개념미술, 미니멀아트, 미디어 테크놀로지 예술까지 진화와 진화를 거듭해 옵니다.이런 사조들의 화가들이 재 평가받고 각광받는 기준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예전 시대의 양식을 답습하고 순종하여 그리던 화가들은 이름도 그 작품도 서서히 사라져 버리게 되는데 반해, 그 세대의 양식을 벗어나 새로운 모색을 시도한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기법을 선보인 화가들의 작품이 역사에 길이 길이 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작품들은 그 시대에는 졸작이라고 평가받고, 별 관심을 받지 못하기가 일쑤입니다. 하지만 몇십년 후에 재평가 되어 그 화가들의 영향으로 새로운 사조들이 등장하는 예가 정말 많다는 것입니다.

 

르네상스 미술 이후 낭만주의로 대표되는 화가 <들라크루아>의 작품 <민중을 이끄는 여신>입니다.  이 그림의 부제는 <1830년 7월 28일>로 왕정복고에 반대하는 7월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부르봉 왕가를 무너뜨리고 루이 필립을 국왕으로 삼았던 역사적 사실을 깔고 있습니다. 들라크루아는 이 그림을 통해 민주주의를 쟁취해 나가는 프랑스의 역사적 현실에 맞서 애국심을 고취하고자 하는 취지가 담겨 있습니다. 전면에 나타나 있는 여인은 들라크루아의 고양된 애국심이라는 감정을 극적으로 대변하는 공상적인 여인의 모습입니다. 낭만주의의 주요한 요소로서 비현실의 진리를 이 여인을 통해 대변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주의를 이끌어 간 구스타브 쿠르베의 대표작인 <화가의 작업실>입니다. 바로크, 로코코 양식이후 상업의 발달로 새로운 계급인 시민 계급의 성장과 함께 등장한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대립이 나타나 그 시대의 미술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 두사조 즉,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시대착오적 성향과 비현실적인 경향은 제 3의 사조인 사실주의에 의해 사회의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출현하게 됩니다. 그 대표주자가 쿠르베입니다.

 

<화가의 작업실>은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의의 심사위원들로부터 출품 거부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지금은 주목받고 잇는 쿠르베의 작품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폭이 6미터에 가까운 대작으로 다양한 계층의 수많은 사람들을 그린 그림입니다. 왼쪽에는 절망적인 삶에 찌든 서민들과 주검을 배치하고, 오른쪽에는 자신에게 영향을 주거나 지지해주고 있는 지식인들을 그렸습니다. 화면의 중앙에 나체의 모델을 등 뒤로 한 채 커다란 캐버스 앞 의자에 앉아 풍경을 그리는 쿠르베 자신과 어린아이, 그리고 개 한마리가 등장하는데, 이것은 자신의 상황를 드러내는 알레고리입니다. 알레고리란 눈으로 볼수 있는 이미지로 존재할수 없는 것을 눈으로 볼수 있는 형태로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쿠르베는 이런 비현실적인 알레고리화를 통해 <사회>를 그리고자 했던 것입니다.

 

먼제 캔버스 바로 곁에 있는 성 세바스탄의 석고 나체상 앞에서 발을 뻗고 앉아 아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여자는 사회의 '비참한 현실'을, 바로 그 뒤 해골이 얹혀있는 신문은 나폴레옹의 어용신문으로 해석됩니다. 그 뒤에서 옷감을 팔고 있는 유대인 상인은 상업활동을, 그 상대를 하고 있는 남자는 시민계급으로 보입니다. 그들 주위에 무덤을 파고 있는 이눕, 창부, 어릿광대, 농민, 실업자 등은 빈민을 뜻하고 있습니다. 왼편 제일 끝 쪽에 있는 유대교 박사와 그 안쪽의 카톨릭 사제는 종교계를, 앞쪽에 개를 데리고 있는 사냥꾼은 '여가'을, 앞바닥에 떨어져 있는 챙이 넓은 스페인 모자와 기타, 단검은 낭만주의 예술의 쇠퇴로 해석됩니다. 한편 오른쪽에는 쿠르베의 예술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사람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사조와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다 한꺼번에 이해해 나가기는 힘든 일이니 차근차근 읽어 나가는게 중요합니다. 저는 이책을 읽기 전에 어린이용 <한국 헤밍웨이 전집>시리즈인 교과서에 나오는 미술작품의 동화책을 가지고 정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어린이용이지만 완전한 미술사 초보자들에게는 유용한 동화책이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서양미술사>를 어느정도 습득했다면 EH 곰부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읽어야 합니다. 700쪽에 달하는 두꺼운 미술사책이라 한번 손을 대기가 어렵겠지만, 꼭 읽어야 할 인문도서라고 생각됩니다. 미술작품과 함께 우리의 삶을 윤택하고 풍요롭게 할 지식을 한번 가져보도록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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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이야기 3 - 숙종부터 순종까지 박영규 선생님의 우리 역사 깊이 읽기 13
박영규 지음, 최상규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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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이야기의 마지막 책입니다.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조선 27대 왕의 이야기에 대하여 조선왕조 실록을 토대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수 있게 쓰여진 책입니다. 조선왕조실록 처럼 세밀한 부분의 역사까지 다 나열하진 않았지만, 굵직굵직한 사건 위주로 하여 , 사극처럼 재밌게 되어 있네요. 임진왜란을 기점으로 조선후기의 역사가 진행이 되지요.

 

선조 때부터 붕당의 조심이 보여 숙종 때에 이르러서는 서인이 노론과 소론으로 나누어 지는 국면을 맞이 하게됩니다. 노론은 송시열을 중심으로 한 늙은 신하들이 형성한 파벌을 말하며 소론은 윤증을 중심으로 하여 젊은 신하들이 형성한 파벌입니다.숙종 때는 3번의 환국을 경험하는데, 미미하게 남아 있던 남인의 세력이 '경신환국'을 깃점으로 대부분 제거되고, 서인이 주도권을 잡게 됩니다. 숙종은 정치 뿐 아니라 사랑하는 여자도 크게 세명으로 볼수 있는데, 인현왕후와 장희빈, 우리가 동이로 알고 있는 숙빈최씨가 있습니다. 숙종이 좀 낭만적인 왕이었다고 하는 좋은 평가도 있지만 변덕이 심한 왕이라는 비판도 가능하겠지요. 기사환국을 깃점으로 장희빈이 왕비로 책봉되고, 이를 반대하던 서인 세력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됩니다. 다시 남인이 등용되는 가 싶다가도 갑술환국으로 다시 서인의 세상이 됩니다. 갑술환국은 인현왕후 복위 운동을 두고 장희빈에게 사랑이 식은 숙종이 인현왕후의 복위를 반대하던 남인 세력을 제거하고, 다시 서인 세력을 등용하게 되는 것이지요. 갑술환국후 남인은 대부분 몰락하고, 서인 세력이 집권하게 되지만 이미 노론과 소론으로 나누어져 잇던 서인세력이 장희빈을 사사하자는 노론쪽과 희빈을 내쫓지 말자고 장희빈을 두둔하던 소론쪽의 주장이 엇갈리게 됩니다. 결국 숙종이 장희빈을 사사하게 되면서 노론의 편을 들어 주게 되지요.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숙종시대입니다.

 

이후 허약한 경종은 일찍 죽게 되고 , 조선 왕 중 가장 장수를 한 영조가 즉위하던 때도 파란만장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숙빈최씨의 아들이었던 영조가 노론세력을 등에 업고 왕위에 오른 만큼 이를 반대하던 소론과 남인들의 반란인 이인좌의 난도 진압을 해야 했습니다. 자신의 아들인 사도 세자를 죽여야 했고, 탕평책을 내세워 붕당에 관계없이 인물을 등용하고자 했지만 명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후 세손인 정조가 왕위에 오르면서도 화완옹주와 정후겸 세력에 의해 목숨의 위협을 받아야 했었지요. 홍국영의 세도정치를 기반삼아 '규장각'의 인재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 과학적이고, 혁신적인 정치를 펼치고자 했던 정조였습니다. 하지만 정조의 빠른 죽음으로 조선후기의 정국은 긴박하게만 돌아가고, 외척에 의한 세도정치가 판치는 세상이 되어 버립니다.

 

역사에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정조가 10년만 더 살았더라면"하는 가정을 해보곤 합니다. 좀더 일찍 서양 문물을 받아 들여 일본 처럼 조선사회의 발전을 이루어 냈다면 우리나라는 일본의 지배를 받지 않았을까? 여러 추측과 상상을 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역사를 비판하면서 이때는 이러지 말아야 했었어, 하는 식으로 다른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도 좋은 역사공부 방법이긴 하지요. 정조 이후 순조,헌종, 철종 까지 안동김씨, 풍양 조씨의 집안 싸움이 정치 싸움이 되어 버려 백성들은 더욱 곤궁해져만 갔답니다.

 

또 파란 만장한 사건이 많았던 고종시대, 결국 우리나라는 일본의 지배를 받게 되고,임오군란, 갑신정변, 을미사변, 아관파천 등으로 이어지는 여러 사건들을 뒤로 하고, 고종은 퇴위하게 됩니다. 허울뿐인 황제인 순종도 죽게 되고 우리나라 왕조의 끈은 여기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일본에 의한 40년간의 지배때문인지 늦게 독립국가가 된 대한민국은 일본에 서서히 이룬 경제발전도 후다닥 해치웁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과 독재정치가 급격한 경제, 사회발전을 이루게 한 밑바탕이 되기도 했지만, 빨리 이룬 만큼 빨리 시들어 가는 우리 나라의 현실에 또한번 안타까움을 느껴야 합니다.

 

말이 글로벌 시대라고 하지만 환경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여사는 '서구 사회의 세계화는 표준화, 획일화라는 문제점을 일으키고, 그 나라의 전통문화를 말살하여 독창성 없는 세계문화를 만드는데 이바지'하였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해외여행을 하면서, 그나라 수도를 관광하다보면 모든 세계의 도시가 비슷비슷해 진다는 느낌을 어쩔수 없이 받게 됩니다. 물론 전통 문화를 보존하여 관광화 해 놓은 곳을 가면 그나라의 독창성을 볼수 있지만 일반 시민들이 사는 곳은 한국의 서울이나 일본의 도쿄나 북경의 베이징이나 터키의 이스탄불이나 너무나 유사하다는 것이죠. 높은 빌딩, 지하철, 자동차들 ,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업 문화가 있듯이 우리나라의 현대차가 중국 베이징을 활보하고 다니고, 삼성의 캘럭시 에스가 일본의 국민 손에서 통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지요. 이제 세계는 하나라는 말이 실감을 하지만, 좀 색다른 방법으로 각자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는 시대가 다시 도래 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우리나라도 우리 문화의 소박함과 자연친화성에 대해 자부심을 느껴야 될 것 같습니다. 거대해 보이는 유럽 문화만 최고라는 사대사상을 좀 버리고, 그들 문화는 그들 문화대로 화려하고 아름답구나 하고 느낄수 있으면 그뿐일 것입니다. 한국사 공부하다 보니 애국심이 많이 늘어 버린 걸까요. 이런 잡생각을 해보다 이렇게 조선사 이야기를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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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의 풍속화로 배우는 옛 사람들의 삶 옛 그림 학교 1
최석조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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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우리 옛그림을 감상하는 법을 알기에는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서양화와는 달리 보는 뱡향부터 시작해 붓의 질감과 동양의 선과 여백의 미에 대해서 자세한 강의를 해주는 책입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옛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는 책으로 <김홍도의 풍속화로 배우는 옛 사람들의 삶>이라는 책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 옛그림에 대한 역사는 한국사 시간에 조금씩 배운 적이 있을 겁니다. 통일 신라시대와 고려 시대는 우리나라는 불교를 숭배 했기 때문에 불화 위주의 회화가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야 개인의 정서와 자연으로 관심의 전환을 가져 옵니다. 조선시대 초기의 안견의 몽유도원도 등을 시작하여 정선의 <금강전도>,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김홍도와 신윤복에 의한 풍속화가 절정을 이르게 됩니다. 조선후기 의 시대적, 경제적인 우리 조상들의 삶을 보자면 이들의 풍속화를 보면서 공부해 보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김홍도는 중인 출신으로 현감 벼슬에 오르기까지한 정조시대의 유명한 화원입니다. 단원이라는 호를 가지고 있으며, 정조가 세손때 김홍도가 초상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인연은 시작이 됩니다. 그후 김홍도에 대한 정조의 신임도 또한 높아서 정조를 위해 많은 일을 하게 됩니다. 최근 몇년전에 했던 <비밀의 화원>이라는 드라마와 책이 있었는데, 김홍도와 신윤복의 삶을 어렴풋하게 나마 조명해 볼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요. 그런 단원 김홍도의 그림은 조선 후기의 여러 생활을 담고 있어 아이들과 한그림 한그림 같이 살펴 보면 무척 재미있습니다. 이 책은 최석조 선생님이 옛 그림 학교를 개최해 2박3일 동안 하루 4교시씩 총 12교시의 수업을 통해 <단원 풍속화첩>에 있는 그림들을 살펴 본다는 컨셉으로 쓰여 졌습니다. 실제로 학교를 개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설정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강의하는 식의 설정이 재미가 있습니다.

 

<단원풍속화첩>의 그림이 총 25점이 있는데, 또 2점인 군선도 까지 포함해 화첩에 있는 그림 대부분을 살펴보게 됩니다. 비슷한 그림끼리 알맞은 주제로 나누어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수 있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김홍도는 대부분의 그림마다 등장인물의 손과 발의 좌우 방향이 틀린 인물을 한둘 그려 넣습니다. 실제로 손발 모양의 방향에 서툴러서 그렇게 그렸는지 아니면 자신의 사인 마냥 자신의 그림임을 입증 시키기 위해 그렇게 그려 넣었는지는 알수 없지만 후자의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좌우가 바뀐 손발 모양을 찾아 내는 것도 재미가 있습니다.

 

이번에 예술의 전당 서예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 조선시대 화가님의 전시회에서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씨의 미디어 그림을 볼수 있어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이 될수 있을 겁니다. 그곳도 관람하고 왔는데 이 포스팅은 차차 하기로 하겠습니다. 책에서 읽은 김홍도의 그림중에서 <대장간>이라는 그림을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망치로 달궈진 쇠를 두드리는 벼림질의 소리가 아득하게 들리는 듯한 기분입니다. 대장간은 우리네 시골 장터에 있던 낫, 호미 , 쇠스랑 , 보습등을 만드는 곳이지요. 중간에 화로가 떡 버티고 있습니다. 집게로 달군 쇠를 잡고 있는 이가 우두머리 대장이지요. 대장은 쇠를 달구는 <불림>, 망치로 두드리며 모양을 만드는 <벼림질>, 찬물에 식히는 <담금질>까지 대장간의 모든 작업을 감독하는 일을 하지요. 달군 쇠를 두사람이 내려 치고 있지요.. 아래 둥근 물건이 <모루>라는 물건이지요. 달군 쇠를 올려 놓는 도구입니다. 화로 옆에는 풀무꾼이 줄을 잡고 서 있으면서 풀무질을 하고 있어요. 풀무란 불을 피울때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라는 것은 알고 있겠지요. 아래쪽은 낫을 가는 소년이 있어요. 낫을 가지고 꼴을 베러 갈 모양인지 뒤에는 지게가 서있어요. 이런식으로 그림의 하나하나를 뜯어 보는 것이 그림의 감상법이지요. 그리고 비슷한 그림이 있다면 비교법의 감상을 해 보는 것도 좋겠지요.

 

위의 그림은 <편자박기>라는 김홍도의 그림인데 말을 눕혀 놓고 말굽 밑의 편자를 박고 있어요. 편자는 주로 대장장이가 박는 작업입니다. 편자를 박고 있는 삼각모자를 쓴 사람이 바로 대장장이 입니다. 대장간이라는 그림에서도 알수 있듯이 주로 대장장이들이 쓰고 있는 모자 모양이 유사합니다. 삼각형의 모양의 고깔 비슷한 모자를 쓰고 있지요. 중국은 주로 말을 그래도 세워놓고 말굽을 들어 무릎에 엊은 다음 박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말의 네 다리를 묶어서 눕힌 다음 편자를 박는 다고 하는 군요. 말이 참 힘들어 보이면서 버둥거리고 있어요. 그런데 이그림은 좀 조잡해서 김홍도의 그림이 아니라는 설이 있습니다. <단원풍속화첩>중에 한두 그림이 워낙 훼손이 많이 되어 다른 사람이 아예 새로 그려 넣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여러 그림중에서 두 그림을 감상 해 보았는데, 전시회 포스팅도 할겸 김홍도 그림을 몇점 더 감상해 보는 포스팅을 할 생각입니다. 그림을 보면서 이것 저것 생각 해보면서 여러가지를 유추하는 것도 흥미가 있거든요. 책을 통해 읽으면서 아이들 뿐아니라 어른들도 이런 그림을 하나 하나 뜯어 보는 훈련을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림을 관찰하는 눈은 오히려 아이들이 더 뛰어 날수도 있겠지요.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의 관점이 더 밝히 보이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하여간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무시할 건 아닙니다. 읽고 새롭게 옛 그림에 대한 감상을 해보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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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편지 1 - 개정판, 원시 사회부터 통일 신라와 발해까지 12살부터 읽는 책과함께 역사편지
박은봉 지음, 류동필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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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면 고등학교까지 배운 역사 상식이 전부 일수가 있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입시를 위해 마구잡이로 외운 역사상식이 머리 속에 체계적일리는 만무하고, 근현대사로 갈수록 , 신문에서 들먹이는 이야기들은 먼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해버릴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현대인으로 신문이라도 읽고, 역사소설이나 인문서적이라도 읽을라 치면 역사를 모르고는 당췌 무슨 소리인지 알수 없는 것들이 참 많아요. 독서를 하시는 분들은 다 이해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요즘은 일본 추리, 스릴러 소설을 애독하시는 분들도 많아 일본 역사까지도 섭렵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저의 경우는 일본역사는 치부하더라도 한국사에 대해서만은 어느정도 상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 우리 아이들만은 저처럼 무대뽀식 역사상식 암기 습득은 좀 면하게 해주고자 단념한바 있는 엄마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요즘은 아이들 역사 책은 참 잘 나와요. 어른들이 읽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나와 있어 아이들에게 흥미만 불어 넣어 주면 어느 정도 현대인이 갖추어야만 할 역사상식을 가질수 있겠더라구요.

 

중2 올라가는 아들은 초등6학년 때 한국사를 한번 훑은지라 꽤 많은 상식을 가지고 있어요. 이제 둘째 초등 4학년 올라가는 딸래미에게 주 타겟을 날릴 차례지요. 아들하고는 조선사이야기 시리즈를 읽고 있는 중입니다. 밀리언셀러였던 <한권으로읽는 조선왕조 실록>의 저자 박영규 선생님 께서 어린이들을 위해 지은 조선사이야기 시리즈는 3권 까지 있어요. 고려사, 신라사, 백제사, 고구려사까지 삼구유사등을 망라하여 잘 정리 해 두셨어요. 이제 읽기만 하면 됩니다.

 

딸하고는 한국사 편지 시리즈를 읽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1권을 끝마쳤습니다. <원시시대부터 통일신라, 발해까지>의 역사가 담겨 있어요. 고려대학교 사학과 출신인 <박은봉>선생님이 엄마가 세운이라는 아이에게 이야기 해주듯이 설명해주고 있는 역사책입니다. 그림도 많고, 사진도 많아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할 어려운 어휘는 되도록 피하고 있고, 상세한 예를 들어 설명해주고 있어 쏙쏙 들어 오는 편입니다. 그래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같이 읽는 엄마가 설명해주면 더 좋겠지요. 이 책은 12살부터 읽는 책입니다. 혼자 읽기에는 그 나이가 맞아요. 하지만 욕심을 내서 전 10살짜리 딸하고 읽고 있어요. 딸아이가 <한국헤밍웨이>의 <만화 한국사>를 읽었던 지라 선사시대와 삼국시대까지는 어느 정도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더군요. 혼자 읽기에는 아무래도 만화 한국사가 최고긴 합니다. 술술 잘 읽어요. 그리고 역사적 사실도 그림으로 잘 이해해 머리속에 기억하고 있구요. 그 정리를 이런 한국사 책으로 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린이들의 역사 공부를 위해 많은 선생님들이 어린이, 청소년용 역사책을 발간해 주셨어요. 제가 알고 있는 분은 <박영규>선생님, 그리고 한국사편지의 <박은봉>선생님, 또 한분의 고령의 사학자이신 <이이화 >선생님, 이이화 선생님은 만화 한국사 이야기 시리즈도 유명하고, 또 그냥 한국사이야기 시리즈도 잘 나와 있더라구요. 어린이들의 역사 상식 , 그냥 알아서 하겠지 내지는 학교에서 해주는 국사 공부만을 가지고는 제대로 된 이해를 하지 못한다는 것, 우리가 경험해 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겠지요. 그래도 역사쪽에 관심이 많고 몰입을 잘하는 아이는 엄마가 안해줘도 열심히 찾아보고 공부하긴 하더군요. 그런데 역사와 지리에 관심이 적은 딸아이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부모가 좀 나서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신문에서도 NIE가 잘 되어 있어 어린이용 역사 상식을 연재하는 경우가 많아요. 신문을 잘 이용해 스크랩해가면서 아이와 정리해 나가는 것도 좋을 겁니다. 이것저것 알아서 찾아보고 단편적인 역사 상식, 시사 상식이나마 찾아보는 아들에 비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딸 같은 경우에 성인이 되어 살아갈 때 필요한 기본 역사상식이라도 암기가 아닌 체득으로 남겨주기를 바라는 저, 엄마의 입장에서 이렇게 역사 공부는 계속되어야 겠지요. 저도 학창시절에는 역사공부가 그렇게 재미없고 지루했었는데, 나이가 들어 뒤늦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긴 합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역사책읽기, 그냥 꾸준한 실천이 최선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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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는 정말 줄리엣을 사랑했을까? - 심리학자와 함께 명작 속으로 떠나는 마음 위로 여행
김태형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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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에 대해 단지 스토리로만 알고 더이상 접근하지 않는다면 그 값어치를 더 자세히 알지 못할 것입니다. 고전문학이 스테디셀러가 된 것은 또 읽고 읽어 곱씹어 볼수 있는 소재들이 정말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 여기 심리학자인 김태형씨는 고전문학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 그들의 심리를 세세하게 파헤쳐 보는 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읽었거나 읽고 싶어 하는 문학 7편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카르멘>, 알렉상드르 뒤마의 <춘희>,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스의 <지킬박사와 하이드>,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햄릿>,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의 곱추>, 프랭크 봄의 <오즈의 마법사>의 등장인물의 심리세계를 들여다봅니다.

우리시대의 최대의 로멘스 이자 비극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는 전제가 시작됩니다. 로미오가 줄리엣을 사랑한 이유는,  로잘린에게 거부당한 <거절 공포증>을 앓고 있던 로미오가 줄리엣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독백을 들은 후 줄리엣의 외모와 함께 그녀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로잘린을 사랑한다 고백하고 거절당한지 얼마 되지 않은 로미오가 줄리엣을 그렇게 빨리 사랑하게 된 것은 상식적으로 그 사랑의 깊이가 깊지 않거나 로미오의 정신 상태가 불안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여자에 대해 거절 당하는 데에 두려움이 있던 로미오에게 줄리엣은 로잘린을 대신하는 존재로 자리 잡게 되는 것입니다. 줄리엣도 자신의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 부모에 대한 반항심이 극에 달했고, 부모가 싫어하는 가문의 로미오였기 때문에 그녀의 적극적인 방식에 의해 로미오와 사랑에 빠져 들게 됩니다. 그렇게 빠르게 사랑을 맹세하고, 초고속 결혼식을 올린 그들은 둘 다 죽게 되는 새드 엔딩으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햄릿도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죽지도 못하고, 어머니에 대한 증오심으로 우울증을 앓는 현대인의 표상으로 등장합니다. 아버지가 죽자 마자 삼촌과 결혼해 버린 어머니와의 관계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인해 더욱 복수심을 키우는 계기가 됩니다. 그런 삼촌을 죽일 기회가 있었음에도 회개하고 있는 순간 죽게 되면 삼촌이 하느님에게 구원을 받게 될까봐 두려워하여 머뭇거리게 되지요. 이런 사실이 오히려 삼촌 글라디우스가 햄릿을 죽일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게 됩니다. 어릴적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어머니와의 유대감이 결국은 우울감을 더 키우고 모든 사실을 부정적으로 바라 보게 되어 자신을 사랑하는 오필리어까지도 죽게 만들어 버립니다.

 

치명적인 외모로 남자들을 유혹했던 카르멘은 이기적인 사랑으로, 금욕적이고 모범적이엇던 돈 호세를 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만듭니다. 엄격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왔던 돈 호세는 그런 억압적인 훈육에 반항심을 드러내 한순간에 도덕심이 무너지면서 카르멘에게 수동적인 사랑을 표현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점점 나락으로 빠져든 돈호세는 카르멘을 죽이게 되는 비극을 맞이 하게 됩니다. 돈 호세의 이런 심리는 자신이 받았던 억압된 도덕적인 훈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키워온 마음의 상처가 곪아서 터져 버린 꼴이 된 것입니다. 결국은 자신과 사랑했던 여자의 삶을 송두리채 비극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들어 버린 것은 마음속에 치유되지 못한 심리 기전의 반응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심리의 단면을 비추어 주는 거울로서 등장하는 문학속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현대인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입니다. 우울감에 빠져 자학하는 사람, 대인관계에서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 하는 사람, 자기 허영심이 강해 남을 배려 하지 않는 사람, 종교적, 도덕적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 지금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환상속에 빠져 사는 사람등. 우리의 심리기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주인공 도로시는 현실속에서 살다가 자신의 상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 자신이 결핍되어 있는 단점들만 부각시켜 그런 부분들을 찾아 헤매는 인물로 나옵니다. 지혜와 사랑과 용기가 없다고 단정해 버렸지만 자신속에 이미 내재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던 도로시는 환상여행을 통해 발견해 나가게 됩니다. 단순한 환상여행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이 된 셈이지요.

 

리 속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두렵게만 바라보지 말아야 합니다. 몇백전 부터 그런 심리로 살아왔고, 이어져 오는 문학속 내 모습을 가진 '페르소나'에서 마음의 위로를 받았으면 합니다. 나만 이런 감정과 기분에서 휩싸이는 것이 아니므로, 그런 심리기전을 잘 파악한 다음 극복해 나갈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일이지 않을까요? 일단 나와 비슷한 문학속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될 것입니다. 그런다음, 내 마음을 잘 들여다 보고 나자신의 상처가 무엇인지 찾아 치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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