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는 정말 줄리엣을 사랑했을까? - 심리학자와 함께 명작 속으로 떠나는 마음 위로 여행
김태형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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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에 대해 단지 스토리로만 알고 더이상 접근하지 않는다면 그 값어치를 더 자세히 알지 못할 것입니다. 고전문학이 스테디셀러가 된 것은 또 읽고 읽어 곱씹어 볼수 있는 소재들이 정말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 여기 심리학자인 김태형씨는 고전문학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 그들의 심리를 세세하게 파헤쳐 보는 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읽었거나 읽고 싶어 하는 문학 7편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카르멘>, 알렉상드르 뒤마의 <춘희>,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스의 <지킬박사와 하이드>,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햄릿>,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의 곱추>, 프랭크 봄의 <오즈의 마법사>의 등장인물의 심리세계를 들여다봅니다.

우리시대의 최대의 로멘스 이자 비극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는 전제가 시작됩니다. 로미오가 줄리엣을 사랑한 이유는,  로잘린에게 거부당한 <거절 공포증>을 앓고 있던 로미오가 줄리엣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독백을 들은 후 줄리엣의 외모와 함께 그녀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로잘린을 사랑한다 고백하고 거절당한지 얼마 되지 않은 로미오가 줄리엣을 그렇게 빨리 사랑하게 된 것은 상식적으로 그 사랑의 깊이가 깊지 않거나 로미오의 정신 상태가 불안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여자에 대해 거절 당하는 데에 두려움이 있던 로미오에게 줄리엣은 로잘린을 대신하는 존재로 자리 잡게 되는 것입니다. 줄리엣도 자신의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 부모에 대한 반항심이 극에 달했고, 부모가 싫어하는 가문의 로미오였기 때문에 그녀의 적극적인 방식에 의해 로미오와 사랑에 빠져 들게 됩니다. 그렇게 빠르게 사랑을 맹세하고, 초고속 결혼식을 올린 그들은 둘 다 죽게 되는 새드 엔딩으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햄릿도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죽지도 못하고, 어머니에 대한 증오심으로 우울증을 앓는 현대인의 표상으로 등장합니다. 아버지가 죽자 마자 삼촌과 결혼해 버린 어머니와의 관계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인해 더욱 복수심을 키우는 계기가 됩니다. 그런 삼촌을 죽일 기회가 있었음에도 회개하고 있는 순간 죽게 되면 삼촌이 하느님에게 구원을 받게 될까봐 두려워하여 머뭇거리게 되지요. 이런 사실이 오히려 삼촌 글라디우스가 햄릿을 죽일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게 됩니다. 어릴적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어머니와의 유대감이 결국은 우울감을 더 키우고 모든 사실을 부정적으로 바라 보게 되어 자신을 사랑하는 오필리어까지도 죽게 만들어 버립니다.

 

치명적인 외모로 남자들을 유혹했던 카르멘은 이기적인 사랑으로, 금욕적이고 모범적이엇던 돈 호세를 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만듭니다. 엄격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왔던 돈 호세는 그런 억압적인 훈육에 반항심을 드러내 한순간에 도덕심이 무너지면서 카르멘에게 수동적인 사랑을 표현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점점 나락으로 빠져든 돈호세는 카르멘을 죽이게 되는 비극을 맞이 하게 됩니다. 돈 호세의 이런 심리는 자신이 받았던 억압된 도덕적인 훈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키워온 마음의 상처가 곪아서 터져 버린 꼴이 된 것입니다. 결국은 자신과 사랑했던 여자의 삶을 송두리채 비극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들어 버린 것은 마음속에 치유되지 못한 심리 기전의 반응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심리의 단면을 비추어 주는 거울로서 등장하는 문학속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현대인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입니다. 우울감에 빠져 자학하는 사람, 대인관계에서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 하는 사람, 자기 허영심이 강해 남을 배려 하지 않는 사람, 종교적, 도덕적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 지금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환상속에 빠져 사는 사람등. 우리의 심리기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주인공 도로시는 현실속에서 살다가 자신의 상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 자신이 결핍되어 있는 단점들만 부각시켜 그런 부분들을 찾아 헤매는 인물로 나옵니다. 지혜와 사랑과 용기가 없다고 단정해 버렸지만 자신속에 이미 내재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던 도로시는 환상여행을 통해 발견해 나가게 됩니다. 단순한 환상여행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이 된 셈이지요.

 

리 속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두렵게만 바라보지 말아야 합니다. 몇백전 부터 그런 심리로 살아왔고, 이어져 오는 문학속 내 모습을 가진 '페르소나'에서 마음의 위로를 받았으면 합니다. 나만 이런 감정과 기분에서 휩싸이는 것이 아니므로, 그런 심리기전을 잘 파악한 다음 극복해 나갈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일이지 않을까요? 일단 나와 비슷한 문학속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될 것입니다. 그런다음, 내 마음을 잘 들여다 보고 나자신의 상처가 무엇인지 찾아 치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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