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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의 풍속화로 배우는 옛 사람들의 삶 ㅣ 옛 그림 학교 1
최석조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11월
평점 :
어른들이 우리 옛그림을 감상하는 법을 알기에는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서양화와는 달리 보는 뱡향부터 시작해 붓의 질감과 동양의 선과 여백의 미에 대해서 자세한 강의를 해주는 책입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옛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는 책으로 <김홍도의 풍속화로 배우는 옛 사람들의 삶>이라는 책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 옛그림에 대한 역사는 한국사 시간에 조금씩 배운 적이 있을 겁니다. 통일 신라시대와 고려 시대는 우리나라는 불교를 숭배 했기 때문에 불화 위주의 회화가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야 개인의 정서와 자연으로 관심의 전환을 가져 옵니다. 조선시대 초기의 안견의 몽유도원도 등을 시작하여 정선의 <금강전도>,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김홍도와 신윤복에 의한 풍속화가 절정을 이르게 됩니다. 조선후기 의 시대적, 경제적인 우리 조상들의 삶을 보자면 이들의 풍속화를 보면서 공부해 보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김홍도는 중인 출신으로 현감 벼슬에 오르기까지한 정조시대의 유명한 화원입니다. 단원이라는 호를 가지고 있으며, 정조가 세손때 김홍도가 초상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인연은 시작이 됩니다. 그후 김홍도에 대한 정조의 신임도 또한 높아서 정조를 위해 많은 일을 하게 됩니다. 최근 몇년전에 했던 <비밀의 화원>이라는 드라마와 책이 있었는데, 김홍도와 신윤복의 삶을 어렴풋하게 나마 조명해 볼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요. 그런 단원 김홍도의 그림은 조선 후기의 여러 생활을 담고 있어 아이들과 한그림 한그림 같이 살펴 보면 무척 재미있습니다. 이 책은 최석조 선생님이 옛 그림 학교를 개최해 2박3일 동안 하루 4교시씩 총 12교시의 수업을 통해 <단원 풍속화첩>에 있는 그림들을 살펴 본다는 컨셉으로 쓰여 졌습니다. 실제로 학교를 개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설정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강의하는 식의 설정이 재미가 있습니다.
<단원풍속화첩>의 그림이 총 25점이 있는데, 또 2점인 군선도 까지 포함해 화첩에 있는 그림 대부분을 살펴보게 됩니다. 비슷한 그림끼리 알맞은 주제로 나누어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수 있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김홍도는 대부분의 그림마다 등장인물의 손과 발의 좌우 방향이 틀린 인물을 한둘 그려 넣습니다. 실제로 손발 모양의 방향에 서툴러서 그렇게 그렸는지 아니면 자신의 사인 마냥 자신의 그림임을 입증 시키기 위해 그렇게 그려 넣었는지는 알수 없지만 후자의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좌우가 바뀐 손발 모양을 찾아 내는 것도 재미가 있습니다.
이번에 예술의 전당 서예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 조선시대 화가님의 전시회에서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씨의 미디어 그림을 볼수 있어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이 될수 있을 겁니다. 그곳도 관람하고 왔는데 이 포스팅은 차차 하기로 하겠습니다. 책에서 읽은 김홍도의 그림중에서 <대장간>이라는 그림을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망치로 달궈진 쇠를 두드리는 벼림질의 소리가 아득하게 들리는 듯한 기분입니다. 대장간은 우리네 시골 장터에 있던 낫, 호미 , 쇠스랑 , 보습등을 만드는 곳이지요. 중간에 화로가 떡 버티고 있습니다. 집게로 달군 쇠를 잡고 있는 이가 우두머리 대장이지요. 대장은 쇠를 달구는 <불림>, 망치로 두드리며 모양을 만드는 <벼림질>, 찬물에 식히는 <담금질>까지 대장간의 모든 작업을 감독하는 일을 하지요. 달군 쇠를 두사람이 내려 치고 있지요.. 아래 둥근 물건이 <모루>라는 물건이지요. 달군 쇠를 올려 놓는 도구입니다. 화로 옆에는 풀무꾼이 줄을 잡고 서 있으면서 풀무질을 하고 있어요. 풀무란 불을 피울때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라는 것은 알고 있겠지요. 아래쪽은 낫을 가는 소년이 있어요. 낫을 가지고 꼴을 베러 갈 모양인지 뒤에는 지게가 서있어요. 이런식으로 그림의 하나하나를 뜯어 보는 것이 그림의 감상법이지요. 그리고 비슷한 그림이 있다면 비교법의 감상을 해 보는 것도 좋겠지요.
위의 그림은 <편자박기>라는 김홍도의 그림인데 말을 눕혀 놓고 말굽 밑의 편자를 박고 있어요. 편자는 주로 대장장이가 박는 작업입니다. 편자를 박고 있는 삼각모자를 쓴 사람이 바로 대장장이 입니다. 대장간이라는 그림에서도 알수 있듯이 주로 대장장이들이 쓰고 있는 모자 모양이 유사합니다. 삼각형의 모양의 고깔 비슷한 모자를 쓰고 있지요. 중국은 주로 말을 그래도 세워놓고 말굽을 들어 무릎에 엊은 다음 박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말의 네 다리를 묶어서 눕힌 다음 편자를 박는 다고 하는 군요. 말이 참 힘들어 보이면서 버둥거리고 있어요. 그런데 이그림은 좀 조잡해서 김홍도의 그림이 아니라는 설이 있습니다. <단원풍속화첩>중에 한두 그림이 워낙 훼손이 많이 되어 다른 사람이 아예 새로 그려 넣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여러 그림중에서 두 그림을 감상 해 보았는데, 전시회 포스팅도 할겸 김홍도 그림을 몇점 더 감상해 보는 포스팅을 할 생각입니다. 그림을 보면서 이것 저것 생각 해보면서 여러가지를 유추하는 것도 흥미가 있거든요. 책을 통해 읽으면서 아이들 뿐아니라 어른들도 이런 그림을 하나 하나 뜯어 보는 훈련을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림을 관찰하는 눈은 오히려 아이들이 더 뛰어 날수도 있겠지요.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의 관점이 더 밝히 보이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하여간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무시할 건 아닙니다. 읽고 새롭게 옛 그림에 대한 감상을 해보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