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존재의 의미는 스스로 찾아야 하는 법이야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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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계절 - 귀주대첩, 속이는 자들의 얼굴
차무진 지음 / 요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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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려 거란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구주대첩'에서의 북풍이 남풍으로 바뀌는 점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마음이 벅차다. 특히나 이 소설 < 여우의 계절 >은 당시 구주대첩이 일어나기 전을 배경으로 한 팩션 소설이다. 완전 '식스 센스'급 이라고나 할까.

퇴각하는 거란. 그들은 퇴각을 하면서 고려인들을 유린하고 있었다. 그 속에 설죽화, 매화 자매가 있었다. 죽화는 미래를 내다보는 신력이 있었고, 매화는 죽이는 병을 가지고 있었다. 거란족이 절에 피신해 있던 고려인들에게 무차별하게 화살을 쏠 때, 매화는 죽고 말았다. 거란 병사 짧은 수염은 죽화에게 구주성으로 가서 밀접자와 만나 그를 도우라는 거래(?)를 한다. 매화가 죽지 않았다고 믿는 죽화는 동생의 시신을 끌고 구주성을 향하며 강감찬 장군을 만나게 된다. 구주성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대원수(강감찬)는 북방의 만능 사냥꾼 각치와 죽화에게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도록 한다.

매화는 죽지 않았다고 외치는 죽화, 과도한 양의 환각제 쓰리나리 사용하며 전쟁에 참여하는 군인들, 사라진 대마신군. 게다가 각치는 대원수가 자신과 죽화에게 암시를 하니 항상 불을 보라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구주대첩의 날이 다가오게 된다.

설죽화라는 인물이 낯설지 않은 것은 강감찬 장군을 소재로 한 앤솔로지 < 우주전함 강감찬 >에 박지선 작가님의 「설죽화」에서였다. 고려 병사 이관의 딸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설화 속 인물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 < 여우의 계절 >에서는 전쟁에 참여한 장수로서가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여인으로 등장한다. 퇴각하는 거란군을 다시는 고려침공을 생각을 못하도록 격퇴하려는 강감찬 장군의 깊은 고심에 도움을 주는 인물이다.

생각해보면 구주대첩은 1,000년전 사건이다. 우리가 잘 알기도 하지만, 또 잘 모르는 공백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 틈을 메꾸면서 작가는 독자들을 구주성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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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와 만나 사랑에 빠질 확률 아르테 미스터리 21
요시쓰키 세이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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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와 만나 사랑에 빠질 확률 0.0000034%. 사랑에 빠지진 않아도 친구가 되거나 하는 확률은 조금 높긴 해도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세상에는 사람도 많고 광활할테니 말이다. 이 소설은 특이하게 우주와 양자역학이라는 분야를 접목시켜 말하는 부분들이 좀 많다. 그리고 초반의 내용을 읽으면서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떠 올랐다. 사실 여러 과학 관련 서적들을 읽으면서(그리 많이 읽은건 아니지만) 도대체 뭐라는 거야라는 생각을 했었긴 했는데, 어째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해가 되는 건지. 뒤편으로 가면 아예 목차에 “슈뢰딩거의 그녀”가 나오는 걸 보면 이 소설에 푹 빠졌음에 틀림없다.

구온은 운명적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외계인을 만날 확률의 400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가 0.0000034%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날 신발장에 들어있는 쪽지를 발견한다. “당신은 저의 운명적인 사람입니다.” 이런 유치한 장난으로 따돌림이 시작되는 건 아닌가 의심했다. 하지만, 구온 앞에 쪽지를 준 이노리가 등장한다.

구온은 어렸을 때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잃었고, 친척집을 전전하다 외할머니가 남겨주신 집에서 홀로 살며 고등학교에 다니게 된 것이다. 어린시절 부모님이 사주신 우주도감이 보물처럼 여길 만큼 우주에 관심도 많다. 그런 구온을 이노리가 우주부로 이끌었다. 우주부 멤버는 다쓰미 선배, 아마미야, 그리고 우주부 담당 시도 선생님. 어쩌면 이 곳에선 구온은 그동안과는 다른 삶이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이노리가 조금씩 구온의 마음 속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그 해 여름 이노리는 사라졌다. 사람을 죽이고서 자취를 감춰버린 것이다. 그 사건을 계기로 다쓰미, 아마미야, 시도 선생님과의 사이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퍼즐 조각처럼 맞춰지게 된다.

초반에는 무심결에 읽기 시작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내게는 익숙한 과학 이야기도 그다지 거부감은 없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야기가 자연스레 녹아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는 이 어린 연인들의 이야기가 왜 이렇게 애잔한지.. 어쩐지 양자역학이라는 부분의 조합때문인지 이 소설은 그냥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오랫동안 여운을 남겨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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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창자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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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탐정의 제물 >로부터 30년 뒤의 이야기. 그런데, 섬뜩하게 "창자"가 뭐다냐... 이 소설이 < 명탐정의 제물 >의 30년 뒤의 이야기라는 것 때문에 이 책을 읽기 전에 부랴부랴 < 명탐정의 제물 >을 읽었었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읽지 않아도 된다. 초반에 등장하는 "우라노 큐" 탐정만이 동일 인물로 등장을 하게 된다. "제물"에 등장하는 인민교회 신도였던 소년 Q가 바로 우라노 큐 탐정이다. (설마 스포는 아니겠지) 30년을 뛰어넘은 이야기라 "제물"을 꼭 읽고 읽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사소한 것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개인적인 독서스타일 때문에 연달아 읽었지만, 순서를 바꿔 읽어도 무난할 것 같다.

사실, 일본 소설에서는 이름이 사람의 장기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뭔가 섬뜩하지만, 이 소설의 "창자"는 일본어로 읽에되면 "하라와타"라고 한다. 우라노 탐정의 조수가 '하라다 와타루'인데, 그의 별명이 '하라와타'라고 한다. 일본어를 알았다면 금새 제목이며, 와타루가 등장과 더불어 언어유희를 알아챘을텐데, 아쉽다.

주로 사설 탐정이라고 하면 흥신소와 가까운 일들을 한다고 여겨지지만 우라노는 경찰을 돕는 일을 더 많이 한다. 이번에도 어느 마을에서 발생한 사건을 조사하러 우라노와 와타루가 동행한다. 첫번째 사건이 다 해결할 때 쯤, 우라노 탐정은 사망하게 된다. 솔직히 당황했다. 그나마 < 명탐정의 제물 >과 이 이야기를 연결해준 인물이었는데 이렇게 급작스럽게 사망한다고!!! 이번 소설은 살짝 판타지적 요소라고 해야 할지 오컬트적이라고 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소나의식에 의해 엄청난 악행을 저질러 지옥에서 인귀가 된 자들이 현세로 되살아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라노 탐정의 사망소식으로 놀랬던 마음이 곧바로 우라노 탐정의 모습으로 등장한 와타루의 동경의 대상인 명탐정 '고조 린도'가 등장하게 된다. 고조와 와타루가 과거에서 불려온 인귀들을 추적하며 그들을 다시 지옥으로 보내며 와타루는 '탐정 조수'에서 '진정한 탐정'으로 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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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 아깽이에서 성묘까지 40마리 고양이의 폭풍성장기
이용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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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작가님 블로그에서 오디와 맹자, 몰라가 고양이별로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마도 아랫마을에서 오던 길고양이가 다래나무집에 범백을 퍼트렸던 것 같다고 그래서 이 친구들이 지구별에서 소풍을 마치고 고양이별로 떠났다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당시 고양이 별로 떠난 친구들이 이 녀석들만은 아니었던 듯 싶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날 이후로 자취를 감췄다며, 시신을 본게 아니니 그저 행방불명이라고 한다는 말이 왜이리 짠한지 모르겠다.

가끔 작가님은 블로그에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고양이는의 변한 모습들을 소개했다. 그 이야기들을 모아서 그리고 아이들과의 추억을 담아서 내신 책이다. 많은 아이들을 이름을 일일히 다 붙혀주시고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돌봐주시는게 참 대단하신것 같다. 간혹, 고양이가 싫다고 사냥개를 풀어 놓거나 쥐약을 놓기도 한다는데, 다른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물론 동물들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고양이가 싫다면 다른 방법으로 고양이들을 쫓는 방법도 있을 테고, TNR이라는 방법도 있을 텐데 말이다. 혹자들은 고양이들에게 밥을 안주면 먹이를 찾아 떠날테고, 공존을 위해 TNR까지 시키는 건 너무 잔인한 방법이 아니냐고 말하지만, 고양이는 영역동물이고, 한 자리에 고양이를 없앤다 해도 또 다른 곳의 고양이가 유입될 테고, 인간과 함께 공존하기 위한 방법으로 중성화 수술을 하는 것인데... 사냥개를 풀고 쥐약을 놓는 것보다는 나은 것이 아닌가. 삶은 고양이든 인간이든 누구든 다 고달프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다.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좋을텐데.. 해결방안을 찾기란 참 힘들다.

< 인간은 바쁘니까 고양이가 알아서 할게 >를 시작으로 작가님을 처음 만나고 종종 블로그에서 글을 봐왔기 때문에 여기 소개된 고양이들은 모두 낯이 익다. 항상 글에 등장하기에 잘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고양이 별로 떠난 친구들도 있고, 영역을 옮겨 소식을 모르는 친구들도 있다. 세월이 흐르며 인간이나 동물들이나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이곳에 와서 기억해주는 이들(동물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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