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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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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오자 마자 샀다. 그러나 책을 폈다 덮었다를 반복하며 참 오래 읽은 책이다.
처음엔 궁금증에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자꾸 가슴이 아파오고 눈물이 나오고 그래서 결국 책을 덮었다. 그리고 다시 펴기까지 꽤 긴 시간이 지났다. 다시 책을 잡고 읽는다는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서야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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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일, 늦은 아침을 먹고 산책에 나섰다. 고강선사유적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산길을 더 걷고 싶어졌다. 집 근처에 이렇게 걷기 좋은 길이 있다는 게 참 좋다. 그래서 휴일이면 종종 이 길을 걷곤 한다. 산길로 가기 위해 원미산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나무 사이 오솔길을 조금 걸어가니 움집터를 보존한 곳이 나온다. 평소에는 전시물을 휙 지나치고 갔었는데 오늘은 느긋하게 전시물을 둘러본다. 유리로 보존된 유적 앞에는 ‘1호 움집자리라는 안내판이 있다. 1996년 고강동 유적 1차 발굴 조사 때 발굴된 유적이란 설명이 있다. 유리 안쪽을 자세히 보니 기둥을 세웠던 것 같은 둥근 구멍들이 보인다. 세상에 이런 유적을 곁에 두고도 공원을 꾸미기 위해 세워둔 조형물쯤으로 여기며 지나쳤었다니…….

 

새삼 주변에 무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주위에 있는 다른 전시물들도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선사유적비에는 2009년 선사시대 유적지로 인류의 주거행적을 대대로 알리고자 한다는 설명이 새겨져 있었다. 설명을 보고 나니 주변에 놓여 있는 전시물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돌절구인 줄 알았던 것은 부싯돌을 이용해 불을 피우던 천화대였고 이곳이 청동기 시대 제사 터를 재현한 곳임도 알았다. 지나는 사람 보기 좋으라고 전시해 놓은 줄 알았는데 이런 신성한 장소라니 놀랍다.

 

갑자기 신성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해, 지그시 눈 감으며 고개를 젖혔다. 그때 갑자기 눈에 들어온 것! 그것은 솟대였다. 나무인줄만 알았던 두 그루 나무가 실은 죽은 나무라는 것을 오늘에야 알았다. 그 나뭇가지마다 새 모형을 올려 이곳을 지키는 신령으로 세워놓았다. 파란 하늘을 향해 솟구쳐 하늘의 영험한 기운이 흘러드는 듯 했다. 부천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이곳에 제사터를 만들고, 죽은 나무를 이용해 솟대를 세운 사람의 세심함에 감탄하며 한참을 쳐다봤다.

 

고강선사유적공원에 가면 숨은그림찾기 하듯 솟대를 찾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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