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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문학과지성 시인선 9
김명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7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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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이라는 지명이 전해주는 우리의 근대사 한 페이지가 아프게 다가온다

동두천 연작시에서 시인은

  월급 만 삼천 원을 받으면서 우리들은

  선생이 되어 있었고

  스물 세 살 나는 늘

  마차산 골짜기의 허둥대는 바람 소리와

  쏘리 쏘리 그렇게 미안하다며 흘러가던 물소리와

  하숙집 깊은 밤중만 위독해지던 시간들을

  만났다 끝끝내 가르치지 못한 남학생들과

  아무것도 더 가르칠 것 없던 여학생들을

    (동두천 Ⅱ 중에서)

 

스물 세 살 시인이 만난 학생들은 생계를 위해 공부보다 세상을 먼저 배워버린 그 시간의 단면이 보인다. 우리의 아픈 시간. 그렇게 삶을 위해 무엇이라도 하고 버텨야 했던 시간을 대표하는 지역 중 하나 동두천. 시집을 읽으며 그 시간이 아리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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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홍규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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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우리는 자유로운가? 라는 질문이 생겼다. 그동안 우리는 자유에 대한 정의를 내 마음대로 하는 것으로 인식 한 것은 아닐까?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란 말이 생각났다. 언제부터 였는지 이 말이 독불장군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뜻으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TV에서였는지 영화에서 였는지 이 말이 희화되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던 것 같다. 세상에 내가 가장 존귀한 존재다라는 뜻을 그렇기 때문에 내가 왕이라고 판단하고 폭군으로 행동하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 말은 부정적의미로 남아있다. 세상에 내가 가장 존귀한 존재이듯 당신도 세상의 가장 존귀한 존재라는 본뜻이 잘못 전달된 것이다. 이처럼 자유도 우리에게 잘못 기억되고 있었던 것 같다.

 

  식민지를 거치고 독재정치의 시간을 살아오며 우리는 자유를 행동의 자유로만 인식 한 것은 아닐까? 사상의 자유를 말하는 사람은 빨갱이라는 통칭으로 행동의 자유까지 구속하는 시대를 살아오면서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도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밀은 타인의 이익과 관련된 부분에 한해서만, 개인의 자발성을 통제해 복종시키는 것을 정당화한다고 했다.

 

얼마 전 국회에서 필리버스터가 진행되었다. 국회에서 야당이 회의를 방해하기위해 발언을 한다는 뉴스를 들으며 눈살이 먼저 찌푸려졌다. 이성의 판단보다 먼저 나온 감성은 내가 살아온 시간과 받아온 교육에 의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필리버스터의 의미를 알고 테러방지법을 알게 되면서 시각이 바뀌었다.

테러방지법은 개인의 자발성을 복종시키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위험으로부터 나라를 구한다는 명목하에 모든 개인을 통제하겠다고 선언하는데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밀은 누군가 타인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하는 경우 법이나 법적 처벌이 확실하게 적용될 수 없다면, 일반의 비난에 의해 그를 응징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명백하다고 했다. 그러한 일반의 응징을 법으로 막겠다고 나서는 것은 자유로운 사회에서 존재 할 수 없는 일이다.

 

타인의 이익을 위해 정당한 방법으로 그를 강요해 수행하게 해야 할 경우 그가 그것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그는 당연히 그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말에서 세월호를 생각하게 되었다. 침묵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험을 가져다주는지 그리고 우리의 자유를 구속시키는지 알게 해 주었다.

 

밀은 국가의 가치가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의 가치라고 했다. 지금 우리는 우리의 가치가 국가의 가치로 반영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한다. 밀은 결론에서 아래와 같이 적고있다. 이 말이 주는 뜻을 오래 생각하게 된다.

 

국민이 위축되면 어떤 위대한 일도 실제로 성취할 수 없고, 또 국가가 모든 것을 희생하여 완전한 기구를 만들었다고 해도, 그 기구를 더욱 원활하게 운영하려고 한 나머지, 스스로 배제한 바로 그 구성원들의 활력의 결여로 인해, 결국은 그러한 기구가 쓸모없게 되어버린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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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리온 : 털이 희고 갈기가 검은 말


2. 갈무리 : 물건을 잘 정돈하여 간수함. 마무리


3. 겨끔내기 : <일> 서로 번갈아 하기

4. 구름발치 : 구름과 맞닿아 뵈는 먼 곳


5. 까미 : 얼굴이나 털빛이 까만 사람이나 동물을 일컫는 말

6. 까치놀 : 석양에 멀리 바라다 보이는 바다의 수평선에서 희번덕거리는 물결


7. 깜냥 : 일을 가늠보아 해낼 만한 능력


8. 깨끔발 : 뒤꿈치를 들어올린 발

9. 꼬두람이 : 맨 꼬리, 또는 막내


10. 너울가지 : 남과 잘 사귀는 솜씨. 붙임성, 포용성

11. 논틀밭틀 : 논두렁이나 밭두둑을 따라 난 좁고 꼬불꼬불한 길


12. 높새바람 : 북동풍


13. 높바람 : 북풍, 된바람

14. 늘픔 : 앞으로 좋게 발전할 가능성


15. 다솜 : 애틋한 사랑의 옛말

16. 달구비 : 달구처럼 몹시 힘있게 내리 쏟는 굵은 비


17. 달보드레하다 : 연하고 달큼하다


18. 담숙하다 : 연하고 달큼하다

19. 도담다담 : 어린애가 탈없이 자라는 모양


20. 도우미 : 행사 안내를 맡은 여자 요원 = 도우(다)+미(여자)의 짜임새

21. 동살 : 새벽에 동이 터서 훤하게 비치는 햇살


22. 딸따니 : 어린 딸을 귀엽게 부르는 말


23. 안다니 : 무엇이든지 잘 아는 체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

24. 곁두리 : 농부가 끼니 밖에 때때로 먹는 음식


25. 아기똥하다 : 말이나 행동 따위가 매우 거만하고 앙큼한 데가 있다는 뜻

26. 윤슬 :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말


27. 미쁘다 : 미덥다. 믿음직하다


28. 뜬돈 : 어쩌다가 우연히 생긴 돈

29. 아름드리 : 한 아람이 넘는 큰 나무나 물건 또는 둘레가 한 아름이 넘는 것


30. 둥개다 : 일을 감당하지 못하고 쩔쩔매다

31. 안차다 : 겁이 없고 야무지다라


32. 슬기주머니 : 남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


33. 볕뉘 : 틈을 통하여 잠시 비치거나 그늘진 곳에 닿는 작은 햇볕

34. 꽃보라 : 떨어져서 바람에 날리는 많은 꽃잎들


35. 들모임 : 들놀이, 야유회

36. 듬쑥하다 : 사람의 됨됨이가 가볍지 아니하여 속이 깊고 차있는 모양


37. 또랑거리다 : 눈동자 따위를 아주 또렷하고 똑똑하게 움직거리다


38. 띠앗머리 : 형제 자매 사이에 우애하는 정의

아래주소에서 담아왔습니다

http://blog.aladin.co.kr/sense/1008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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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애인은 없다네 창비시선 380
이창기 지음 / 창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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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내게 던져진 질문이 아니다

* 이창기 *

 

우린 서로 만난 적이 없으므로

침묵이 먼저다

왜 그래야 했는지 동기가 불분명하므로

침묵이 먼저다

검찰이 수사하고 있으므로

침묵이 먼저다

내부 고발자의 진술을 배제했다 해도

침묵이 먼저다

결정적인 증거가 조작되었다 해도

침묵이 먼저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므로

침묵이 먼저다

정부의 발표를 듣고 난 뒤에도

침묵이 먼저다

 

침몰하는 배에서 보내온 학생들의 문자와

모든 약속

그들이 함께 나눈 이야기가

증거불충분으로

파기 환송된다 해도

우리 안에 자유에 대한 열망이 있어

괜찮다 다 괜찮다

다시 시작하자고 울부짖어도

 

--------------

 

침묵이 먼저인 세상

침묵을 스스로 택한 사람들이

무겁게 입 닫고 무너져가는 시간

소리를 잃고 침묵하는 자신을 대면하기 어려워

엉뚱한 소리 지르고 발광하며 해소하는 시대

그래야 겨우 숨 붇이고 살 수 있는 시간

침묵이 먼저다

그렇게 침묵하며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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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 문학과지성 시인선 342
오규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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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허공
         -오 규 원

 

잎이 가지를 떠난다 하늘이
그 자리를 허공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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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짦은 시에서
한편의 그림이 보인다.
파란 하늘과 하늘거리다 떨어지는 잎과
살랑거리며 불어주는 바람까지

잎이 떠난 자리를 허공에 맡기는 하늘의 마음은 어떨까?
배려의 마음…  그래서 쓸쓸하지 않다.
잎이 떠난 자리는 소멸하지 않았으니까
허공에 맡겨진 그 자리처럼
떠난 자리를 누군가 지켜준다면
떠나가는 이도 행복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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