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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 2 - 1부 ㅣ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평점 :
참 신기하다. 읽을수록 재미있고 빠져든다. 줄거리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이미 알려져 있는 역사이므로 인물 간의 관계나 사건의 결과는 책을 읽지 않고 검색 몇 번만 해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다 알고 있는 이야기임에도 그 일을 어떻게 글로 그려 내고 있는지 그걸 읽는 게 흥미롭다. 마치 그 시대, 그 공간으로 내가 깃들여 들어서기라도 한 것처럼.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와 아무래도 비교가 된다. 그 책을 읽은 지 시간이 꽤 지나서 제대로 비교를 할 정도는 못되지만 서술 방식의 확연한 차이로 인해 몰입은 이 책이 훨씬 잘된다. 작가가 정성을 다해 그리고 있는 인물들에도 기꺼이 응원을 해 주고 싶어진다. 전쟁에 나가면 이겼으면 싶고, 선거에 나가면 뽑혔으면 싶고, 그게 또 궁금하고 조마조마해서 인터넷으로 찾아 결과를 알아 낸 뒤에 읽기도 하고.
로마의 법이 어떻게 해서 권위를 갖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생생하게 보고 있는 듯하다. 권력을 얻고 유지하기 위해 돈을 어떻게 얻는지, 서로의 이익을 꾀하기 위해 가문과 가문이 어떻게 결혼 관계를 맺는지, 서로의 이권을 위해 어떻게 계약을 하는지. 지금의 우리네 상황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아니, 그때 그곳에서의 일이 그래도 그 테두리 안에서는 정직하고 명쾌해 보인다.(지금의 우리 사정이 더 음흉하고 비겁해 보이는 것은 순전히 내 기분 탓인지도 모르겠다.)
당시 이탈리아에서 벌어졌던 전쟁의 양상도 새삼 재미있었다. 로마인 이야기에서 어떤 방식으로 전쟁을 하는지 생소하게 봤던 내용을 이 책으로 다시 읽으니 좀더 분명하게 알게 된 듯한 느낌이다. 병사가 되는 사람은 누구였는지, 전쟁에서의 역할과 일상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전쟁 그 자체가 삶의 일부였던 시대 이야기. 로마인과 이탈리아인이 서로 다르게 불렸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고, 로마인의 자부심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도 알 수 있었다. 로마, 로마인이 어떻게 대단한 사람이라는 지위를 얻어 갔는지.
3권도 재미있을 것을 믿는다.(y에서 옮김2016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