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마실 - 커피향을 따라 세상 모든 카페골목을 거닐다
심재범 지음 / 이지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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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카페를 전전하며 커피에 열광하던 때가 있었다. 울 공장 처자 3명이서,,, 울산 곳곳을 찍고, 경주 찍고, 부산 찍고,,, 결국 다들 위염으로 고생을 좀 했지만,, - -;;; 암튼 여전히 속이 좀 괜찮아지면 어김없이 커피 향에 취해 버리는 커피홀릭녀들,,, <카페 마실>은 고로 우리들의 이야기? 정도 될까? 좀 더 버라이어티하지만,,, 세계 곳곳을 누비기에 ^^;;; 부러움일세~

 

이 책의 저자 심재범씨는 아시아나항공 캐빈 서비스1팀 선임사무장이다. 아내 따라 커피 마시다가 바리스타가 됐고, 욕심도 생겨 2년 전에는 큐그레이더 자격증도 땄단다. 그래선지 카페 마실에 등장하는 용어는 꽤나 전문적이다. 그리고 이제는 업무에도 커피를 접목해 핸드드립만을 고집하는 바리스타 팀을 꾸려, 현재 65, 반응이 폭발적이란다. ,,, 그렇다면 아시아나를 타면 핸드드립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건가효? 언빌리버블~ 아시아나 한 번 타 봐야겠는데요. ^^

 

"커피는 제게 매개체에요. 커피를 마시고 즐거워하는 손님들을 보면 절로 행복해집니다.

예전에는 보여주기 위해 달려왔다면 지금은 손님들의 기쁨을 몸소 느끼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인 것 같아요."

 

이런 그가 커피 향을 따라 세상 모든 카페 골목을 거닌 그의 여정을 엮은 책이 바로<카페 마실>입니다. 커피 한 잔에는 정말 다양하고 오묘한 맛이 담겨 있듯이 카페에도 그만의 특별한 맛과 매혹이 자리하는 것이 사실이고, 또 그런 카페의 주인장들은 프라이드가 대단하죠? 그런 프라이드를 자랑하는 커피 장인들의 향과 맛에 취할 수 있는 시간이 부럽기만 합니다.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그리고 일본에서 손꼽히는 카페에서 발견한 커피의 풍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고, 잘 알려지지 않은 세계의 카페 명소와 그 나라 특유의 카페 문화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특히, 책의 첫 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영국 스페셜 티 커피의 No.1 몬머스 커피 컴퍼니의 커피는 인상적이었어요. 라떼나 카푸치노도 핸드드립 베이스로 한다는 사실,,, 일반적으로 핸드드립방식으로 베리에이션을 만드는 곳은 거의 없잖아요. 가격도 가격이지만 우유의 영향으로 미세한 향의 차이를 놓치기 쉽기 때문에요. 하지만 넘버 원으로 꼽힐 정도면 어려운 작업을 근사하게 풀었단 얘기겠죠? 맛도 상당히 부드럽다고 합니다. 영국 사람들의 일상을 흠뻑 느껴보고 싶다면 몬머스 커피 컴퍼니에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죠? , 흔치 않은 파리의 커피 전문점 코튬 역시 매력적인 곳이었어요. 세계 3대 커피 강국 중 한 곳인 호주 시드니 커피 하우스, 일본 스페셜 티 커피의 대부 마루야마 상의 커피 맛도 궁금했구요. 맨해튼 소호의 터주대감이라 불리는 아브라소,,, 뉴욕 타임즈 칼럼니스트가 강력히 추천하는 곳으로 푸어 오버 커피와 코타도가 유명한데요. 코타도의 비율은 카푸치노 보다 조금 더 큰 텀블러 사이즈의 지브롤터 글라스에 에스프레소 더블 샷 정도의 커피로, 우유와 에스프레소의 비율이 1:2 정도,,, 라테보다 적은 양의 우유를 넣고 보다 많은 에스프레소 샷을 추구하다 보니 훨씬 풍부한 맛이 난다고 하네요. ,,, 이 야심한 밤에 커피 한 잔이 갑자기 땡기는데요.

 

코그노센티라틴어로 향기를 기억하다란 뜻을 지니고 있다네요.

따뜻한 커피, 따뜻한 카페, 따뜻한 향 따라

잠깐 마실을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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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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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강제로 뭔가를 시키기 위해서는 유혹이나 협박이 가장 좋지.

하지만 협박하려고 해도 너에게는 약점이 없어.

내 주위에서는 네가 반드시 지켜내려는 소중한 사람도 눈에 띄지 않아.

그리고 너는 자신의 목숨에도 그다지 집착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

 

젊고 아름다운 <왕국>의 주인공 유리카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말이자, 가장 부족한 말이란 생각이 든 대사다. 부모에게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란 유리카에겐 어린 시절부터 삶에 대한 희망보다는 이유 모를 분노에 더 익숙한 아이였고, 그런 울분에 젖어든 채 살아간다. 사회 저명인사를 유혹해 치명적 약점이 될 만한 사진과 동영상을 만들어내는 가짜 매춘부 역할이 그녀가 맡고 있는 일이다. 보육원 친구 에리가 교통사고로 죽고, 에리의 아들 쇼타마저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치병으로 죽어가게 되자, 쇼타의 치료비를 대기 위해, 어떤 조직인지는 명확치 않지만 야다라는 사람에게 일을 의뢰받고 임무를 수행하면 그녀에게 거액이 주어진다. 그리고 어느새 다가와 그녀의 운명을 손에 쥐고 뒤흔드는 야다의 적 가자키’,,, 하지만 그녀는 쇼타에 대한 배려나 에리에 대한 의무가 아니라, 쇼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운명 같은 것을 어떻게든 배신해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일을 하지만, 쇼타는 죽고, 유리카는 운명을 거역하지 못한다.

 

문득 그녀가 쇼타를 위해 위험을 무릅쓴 것은 쇼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다가온 운명에 대항하고 싶은 마음에 극한의 선택을 감행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약점도 없고, 목숨에 집착하지 않아 보이지만, 그만큼 자신의 인생에 대한 집착이 더 강하게 느껴졌던 건, 나만의 느낌일까?

 

그건 어쩌면 부조리한 복수였는지도 모른다.

그 아저씨에 대해서라기보다 나를 둘러싼 인생이라는 것에 대한.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거라면 죄다 부서져버려.

버림받기 전에, 관심 없다고들 생각하기 전에, 내가 이 세계를 배신해버리면 된다.

나는 몸에 열기를 느꼈다. 뜨겁게, 어떻게도 할 수 없을 만큼 뜨겁게...”

 

그녀가 운명에 저항하며, 운명의 자유를 느낀 순간,

그리고 잡히지 않는 운명의 끈을 팽팽히 당긴 순간이 바로 그 때였으리라.

 

나는 무엇에 번롱당하고, 무엇을 배신하고, 무엇으로부터 도망친 것일까.

이제부터 나는 새로운 시간을 쌓아가야 한다.

그 시간 앞에 또다시 그런 것이 찾아온다면 나는 그것을 붙잡을까.”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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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배수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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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은 순간,,, ‘,,, 다시 읽어야겠구나.’란 마음과 아냐,,, 이대로 이 구절 그대로에 눈길을 주고 그저 느낌 그대로를 가져가도 괜찮아.’란 마음,,, 두 마음이 자리 잡는다. 그만큼 모호하고 몽환적인 배수아의,,, 나에겐 그녀의 첫 소설은 그렇게 자리 잡았다.

 

그들은 거대한 사각형의 도시 한가운데에 있는데, 우연히도 그 때 모든 거주자가 동시에 잠들어 있다. 그들은 부재자의 행방을 모른다. 그 도시의 이름은 비밀이었다. 모든 창이 어둡게 닫혔으며, 모든 창이 침묵하고, 모든 창은 보이지 않으며, 모든 창이 명상에 잠겨있는 도시였다. 그들의 눈앞에 검은 동상이 서 있는 역 광장이 달의 표면인 양 떠오른다. 멀리서 기차가 지나가는가? 바람도 불지 않는데 깃발이 허공에 곧추서 있다. 청회색 빛 구름 속으로 까마득하게 치솟은 굴뚝, 광장, 대기선에서 기다리고 있는 밤기차, 이름 모를 장군의 동상, 그리고 텅 빈 아케이드들의 거리. 흰올빼미의 울음, 허공을 가로지르는 백색의 번갯불, 검은 포장을 씌운 수레, 그리고 죽은 사람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 79

 

그저,,, 단 한 단락만으로도 그녀의 포스트 모던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사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떠오른 것은 김동리의 <무녀도>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였다. ,,, 배수아의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는 그 어디 중간쯤 비밀처럼 자리하고 있다고나 할까?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일 뿐,,,)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내용들, 소설인 듯 에세이 같은 느낌들,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눈 먼 부엉이 아야미와 극장장,,,처럼 말이다.

 

소설은 폐관을 앞둔 서울의 유일무이한 오디오 극장에서 사무원으로 일하는 스물아홉 살의 김아야미를 통해 기억과 꿈, 그리고 비밀스러운 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무엇인가 기승전결의 소설 형태를 기대하고 있다면 그 기대는 가차 없이 버려야할 것이다. 단지 아야미와 극장장, 여니,,,, 등장인물을 통해 계속 반주와 변주를 오가며 거미가 그물 치 듯 가느다란 실과 같은 아름답지만 낯선 문장들로 독자를 미로로 안내한다. 물론 탈출구를 찾을 수 없는 미로로 말이다.

 

독자에겐 다소 다감하지 않은 작가일른지도 모르겠다. 배수아는 말이다. 하지만 그녀만의 독특한 시각과 상상력은 시공간을 초월해 독자를 비밀의 도시, 또 다른 세상으로의 여행을 통해 흔치 않은 즐거움을 제공한다. 수수께끼 같은 흐름을 풀려하기보단 그저 그 흐름에 맡기고 읽어내려 가다 보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매혹적인 환상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 내 서평 역시,,, 모호하고,,, 몽환적이겠군,,, - -;;; 하하)

 

나직한 목소리로 아야미가 이야기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결국 꿈을 기록한다는 것은 꿈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다. 꿈을 이해하는 것도 아니다. 꿈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꿈의 기록을 읽는 것 또한 꿈의 이해도 분석도 될수 없다. 꿈의 기록을 읽는다는 것은 그 꿈에 참여하는 것이다. 꿈속으로 굴러 떨어지는 것이다. 재현을 거부하는 존재를 읽어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환영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그 환영의 출처를 알아낼 수는 없다. 그러니 포기하라. 포기하고 눈을 감아라. 그러면 한나절쯤 아주 희귀하며 기이한 꿈에 잠겨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흔치 않은 즐거움을 줄 것이다. sheer pleasure. 한국어 산문 문학이 주는 최상의 엔터테인먼트. 성취감으로 쾌락이 아닌, 지연과 반복과 몰입이 가져다주는 쾌락. 심각하게 생각할 것 없다. 이 즐거움은 프로이트 이전과 이후의 꿈이 우리에게 제공했던, 그리고 제공하는 것이니까.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성적 억압, 쾌락 원칙과 죽음 충동 따위는 잠시 잊자. 분석을 멈추고 몸을 맡겨라.” - 212쪽 김사과

* 그녀의 글이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면

책 맨 뒤편 김사과 작가의 서평을 읽고 다시 페이지를 펼쳐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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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감상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67가지
김소영 지음 / 소울메이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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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체험이 우리의 삶에서 갖는 의미는 창의적인 삶의 방향, 즉 자신의 삶을 창조적으로 가꾸는 것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직이나 기업경영에 예술, 문화영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직접적인 연관이 되는 창조적 계층의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문화 아이콘인 문화평론가 김갑수씨가 얼마 전 현대사회에서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예술체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렇게 말을 건넸다. 그렇다. 상투적인 시선을 버리고 존재와 사물을 새롭게 인식하고 느끼는 힘에서 예술의 이해와 감상 체험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전공자는 아니지만 9년 가까이 문화부 기자로의 삶을 살았던 김소영 기자의 저서 <예술 감상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67가지>에서도 이것을 강조하고 있다. 예술이 일상으로 젖어드는 시대가 빨리 오길 기원하면서 눈과 귀가, 무엇보다 마음이 열려야한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얘기들이 담겨있을까요?

사실,,, 김소영 기자는 스스로를 전문가가 아니라 칭했는데요.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예술을 감상함에 있어 문외한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 싶다. 여가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이 여가가 주는 행복감을 예술 속에서 찾고, 그 예술이 일상으로 젖어드는 시대를 꿈꾸며 비전문가의 전문성을 발휘한 글을 통해 우리 역시 예술에 젖어가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알게 되면 좋아지고, 좋아지면 뭐라도 하게 된다는 생각을 통해 연극을, 그림을, 음악을 만나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1장에서는 예술 전반에 대한 개괄적인 얘기를 담아놓았는데, 예술과 예술가를 대하는 극단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예술이란 것도 알면 알수록 정이 붙고 좋아지고, 자주 많이 접하다보면 몰랐던 나만의 취향도 발견하게 된다는 사실과 내가 하나씩 이해해가며 좋아하는 재미를 알아가라 얘기하고 있다. , 천재조각가 권진규의 테라코타 흉상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아름다운 것만이 예술이란 생각을 불식시켜준다. 사실 권진규 작가의 테라코타는 무표정한 얼굴에 아무 생각 없이 마주치면 흠칫 놀랄 정도로 어둡고 스산한 기운을 먼저 감지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큰 수술 끝에 다시 만난 테라코타 흉상은 왠지 자신의 고통을 이해해주는 것처럼 따스함을 느꼈다는 신옥진 부산공간화랑 대표의 이야기를 통해 예술품은 아름다운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숭고함과 감동, 그리고 세월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 예술을 통해 전달되는 감정을 얘기해 간다.

 

그리고 2, 3, 4장에서 좀 더 구체화된 감상법과 다양한 예술작품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소개돼 있다. 서양화, 한국화, 클래식, 사진, 오페라, 국악, 발레, 뮤지컬, 연극 등 모든 예술장르를 망라해 감상하고 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그 방법이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으로 독자에게 어렵지 않게 전달하고 있다.

 

사실,,, 공연이나 전시, 무용,,,, 등 최근 들어 많은 예술작품들이 한 분야에 머물지 않고 복합적인 형태로 변신하고 있다. 그리고 그 많은 작품들 속에서 꼭 무언가를 느끼고 찾아야한다는 부담감이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많이 보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궁금한 것이 인지상정 아니던가? 예술을 잘 즐기기 위해서 높은 기대치보다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대신 부지런함이 필요할 것이다. 여러 번보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의 취향을 알아가는 재미, 그리고 그 속에 여유를 찾는다면,,, 분명 예술을 즐기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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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 사이 1 밤과 낮 사이 1
마이클 코넬리 외 지음, 이지연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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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만난 흥미로운 장르문학 단편집이었다. 사실 단편소설을 그닥 즐기는 편은 아닌지라,,, 뭔지 모르게 뚝뚝 끊기는 느낌에, 조금 완벽하지 못한 마무리(그래서 소설가들이 단편이나 중편에 못다 했던 내용을 첨부해 장편소설로 다시 출간하는 예도 적지 않지 않나?),,, 암튼 뭔지 모르게 미숙한 느낌의 단편보다는 중편이나 장편에 치중하는 편이었는데,,, 기존에 갖고 있던 단편소설에 관한 편견을 단박에 불식시켜준 단편모음집이었다. 사실,,, 그럴 만한 것이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해리 보슈> 시리즈로 범죄 스릴러의 제왕이라 불리는 마이클 코넬리부터 <좀비> 등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로 미국 독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조이스 캐롤 오츠, 인기 드라마 <트루 블러드>의 원작가 샬레인 해리스,,, 등 영미권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표주자 28명의 단편을 모아놨으니, 당연한 반응인지도 모르겠다. <밤과 낮 사이>1980년대부터 다양한 장르 선집를 탄생시켜온 명편집자 마틴 H. 그린버그와 추리소설가 에드 고먼이 자유롭게 상상력을 만개시킨 단편 수작들을 모은 책으로 미스터리부터 범죄, 스릴러, 로맨스, 판타지까지 장르소설의 모든 유형을 넘나들며, 하나같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흥미로운 소설들만 모아놓았다.

 

1편에는 16작품이 소개돼 있는데,,,

11살에 언니를 동네 남자들에게 팔아넘겨 가족의 생계를 이어간 오빠를 평생 동류의식과 증오감을 함께 내포한 채 살아가던 여인이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서야 오빠에게 겨우 그 진실을 듣게 된 패트리샤 애보트의 <그들 욕망의 도구>로 시작으로 첫 스타트는 놀라움과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소설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톰 피치릴리의 <밤과 낮 사이>는 어린 아이를 태운 기구를 묶고 있던 끈이 풀어지면서 아이를 구하고자 기구에 매달려 있다가 간신히 살아남은 두 남자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한 명은 아이의 아버지로 범죄자이자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인물이었고, 또 한 사람은 소설가로 아이 아버지인 범죄자의 협박에 시달리게 된다. 과연 둘은 어떤 결말을 향해 치닫게 될까? 마이클 코넬리의 단편 <아버지날>에는 그의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리즈의 주인공인 LA경찰청 형사 해리 보슈가 등장해 생후 18개월이었던 어린 피해자의 죽음을 파헤치며, 유도심문을 통해 범인을 밝혀간다. 조이스 캐롤 오츠의 <첫 남편>은 한 남자의 사소한 의혹이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파국의 과정을 냉정한 문체로 보여주고 있다. ,, 그러고 보니 어째,, 흥미롭게 읽었던 소설은 대부분 스릴러 소설이었던 듯 싶기도 하다.

 

색다른 장르지만 샬레인 해리스도 <트루 블러드>, 미국 드라마로,, 시즌 1, 시즌 2에 몰입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 트루 블러드의 속편격인 이야기 <운이 좋아>는 평범한 인간과 초능력자, 뱀파이어, 늑대인간 등이 어울려 살아가는 남부지방에서 펼쳐지는 뱀파이어 이야기가 펼여지고, 스티븐 호큰스미스의 <악마의 땅>에선 그의 암링메이어 형제 시리즈의 단편으로서 카우보이 탐정 형제 특유의 좌충우돌 소동극을, 마틴 에드워즈의 <책 제본가의 도제>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왠지 모를 섬뜩함이 숨어있다. <심술생크스 여사 유감>이라는 작품에서는 입만 열면 잔소리를 해대는 생크스 여사 살해사건으로(정말 어찌나 못됐던지,,, 읽는 독자도 이가 갈릴 정도) 그녀의 죽음에 묘한 해방감을 느끼는 이들의 모습을 그녀의 악랄한 잔소리에 시달렸던 신문편집자의 부고 멘트로 절묘하게 표출한다. “. . 댕 뒈졌다. . 동 댕

 

제각각 세부 장르는 달라도 이 책에 담긴 16편의 장르 단편소설 모두 공통적으로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에 집중해 단편소설의 묘미를 제대로 살려주고 있음이다. 각 작품마다 독특한 맛을 품고 있어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듯 하나씩 그 상상력의 식감을 감별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묘미 아닐까? 아울러 반전의 미학에 허걱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닐 것이라 단언할 수 있다. ,, 이제 2권을 펼쳐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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