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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cyrus님이 올리신 ‘아프로디테님이 보고계셔’를 보고 쓰는 글입니다. 이 글은 cyrus님의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글을 쓰시는데 들인 시간과 노력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글에 대한 애정, 자료 조사에서 오는 수고로움을 알기 때문입니다.
저는 cyrus님의 글을 보고 좀 많이 놀랐습니다. cyrus님의 글과 제 글들의 내용과 구조에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페이퍼는 cyrus님의 ‘아프로디테님이 보고계셔’와 제 글인 ‘에드거 앨런 포와 울랄룸’, ‘에드거 앨런 포와 사랑의 시’의 유사성에 관해 쓸 예정입니다.
시의 해석과 자료 편집에 있어 특별하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에드거 앨런 포의 「율랄리」와 「울랄룸」에 등장하는 아슈타르테(비너스)와 프시케의 관계, 프시케 신화, 아슈타르테 소개 등으로 이어지는 글을 보면서…, cyrus님의 글이 제 글 두 개를 하나로 이어 행간을 메우고 증보하셨다는 생각을 떨치기 힘듭니다.
먼저 제 글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저는 아티초크에서 나온 에드거 앨런 포 시선 리뷰를 마친 얼마 후, 「율랄리」와 「울랄룸」에 대한 긴 페이퍼를 알라딘 서재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에드거 앨런 포와 울랄룸’, ‘에드거 앨런 포와 사랑의 시’과 거의 비슷합니다. 아슈타르테 이미지도 넣었고요. 업로드 후 글의 완결성이 떨어진다 생각하여 수정하다가 결국 삭제하였습니다. 아마 잠시 올려둔 동안 읽으신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두 작품에 등장하는 ‘아슈타르테’를 분리해서 생각하고 싶었기에 글을 두 개로 나누었고, 지난 봄에 고쳐 써서 타 사이트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들이는 애정은 아실 겁니다. 제가 소설을 쓴 것도 무엇도 아니지만…, 그때의 추억 때문에요. 다른 글보다 ‘에드거 앨런 포와 울랄룸’ 이 특별한 이유는 자료를 찾으며 이 시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원문을 찾아 읽고, 제가 좋아하는 목소리로 녹음된 낭송을 듣고, 제 스스로 번역했다가 그 졸역에 질색하기도 하고…. 여러 번 읽다 보니 의문점이 생겨 출판사에 문의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7월 26일의 문의 내용입니다. (클릭하면 큰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 당시 공진호 번역가는 하퍼 리의 『파수꾼』 출간 북 콘서트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에 계셨습니다. 번역할 때 저본으로 삼은 시집이 미국 자택에 있었기 때문에 돌아가셔서 확인해 주실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이는 출판사에서 알려주신 이야기인데 제가 그 글을 지워버려서 해당 캡처는 없습니다. 그리고 제 문의글에 대한 답변이 왔습니다. (관련 없는 이야기는 삭제했습니다.)
이렇게 계속 읽으니 자연스레 「울랄룸」에 등장하는 아슈타르테에 관심이 생기고,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비너스(아프로디테)와 연관시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비너스는 금성을 말하며, 포의 작품에서 프시케가 거리껴하는 별을 가리킵니다. 저는 이러한 생각에 이르게 도와준 공진호 번역가의 해설도 주를 달아 페이퍼에 썼습니다. 이제 cyrus님과 제 글의 유사성을 이야기하겠습니다.
cyrus님은 제 글을 언급하시며 고대 가나안, 바빌론 신화의 여신인 ‘아스타르테’에 대해 소개하십니다. 아스타르테는 아프로디테와 동일하게 여겨지며 유대인에 대한 언급도 있습니다. 이후 「울랄룸」에 대한 화자와 프시케의 의견 차이가 그리스·로마 신화의 아프로디테와 프시케를 연상시킨다며 프시케 신화를 부연 설명하시지요.
다음은 제 글입니다. 바빌론 여신에 대한 설명은 뒤로 빠졌으나, 「울랄룸」 시에 대한 설명과 프시케 신화를 언급하며 아프로디테의 관계를 연상시키는 신화 설명까지, cyrus님의 글과 유사합니다. (클릭하면 큰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시에 대한 해석은 평이합니다.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과 신화를 떼놓을 수 없으니까요. 다만 제 글이 알라딘에 업로드된 후, 내용과 형식이 거의 유사한 글을 cyrus님이 쓰셨다는 것이 의아합니다. 「율랄리」와 「울랄룸」을 엮은, 그리고 저의 글을 링크시키시면서요. 제가 쓴 글들이 미흡했기 때문일까요. 원래 저는 리뷰와 두 페이퍼를 합친 글을 쓰고 싶었지만 실패했습니다. 이후 쓴 글들은 차례로 읽는다는 전제 하에 작성되었고 그렇기에 설명없이 비워놓은 행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버지니아와 울랄룸, 율랄리와의 관계나 신화 속 프시케와 아프로디테의 관계가 「울랄룸」에서도 비춰볼 수 있다는 것들 말입니다. 굳이 쓰지 않더라도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cyrus님이 에드거 앨런 포의 팬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보다 작가의 많은 작품을 읽으신 것도 알고 좋은 글도 많이 쓰셨지요. 그러나 이 글을 쓰면서도 여전히, 님의 글이 제가 비워둔 행간을 채우고 증보하신 글이라는 느낌이 가시질 않습니다. ‘아프로디테님이 보고계셔’를 읽으면서 자괴감을 느꼈고, 이 글을 알라딘에 올림으로써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는 자신이 탐탁지 않습니다. 제 글을 읽고 cyrus님이 ‘아슈타르테’가 언급된 다른 소설이 있으니 찾아보겠다, 댓글을 다셨을 땐 예상치 못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답변을 주셔도, 주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알라딘에 글을 올리는 것에 대해 숙고하도록 하겠습니다.
cyrus님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글을 임의 편집하여 밑줄긋기 한 것에 사과드립니다.
cyrus님이 쓰신 ‘아프로디테님이 보고계셔’ : http://blog.aladin.co.kr/haesung/8785364
저의 리뷰 ‘문학계의 반 고흐’ : http://blog.aladin.co.kr/769383179/7767910
저의 페이퍼 ‘에드거 앨런 포의 울랄룸’ : http://blog.aladin.co.kr/769383179/8751546
저의 페이퍼 ‘에드거 앨런 포와 사랑의 시’ : http://blog.aladin.co.kr/769383179/8754783
(2016. 09. 26. 09:51 일부 하이퍼링크 오류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