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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서동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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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 우리 일상에서 겪게 되는 상황과 현상 문제들에 대한 단편적인 철학적 사유(인용되는 수많은 사건과 철학자들의 생각과 단어가 책의 깊이를 더한다.)

 

제목을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날씨를 만들어 냈던(무지개) 어린 시절의 그날을 추억하며 이 제목을 지은 듯하다. 그날의 무지개 대신 글을 써서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감동으로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인디언 기우제를 떠올렸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올리니 당연히 100% 날씨를 예측하는 기우제였다. 삼국지에도 제갈공명이 날씨의 변화를 예견해 자기가 원하는 바람을 일으키는 결과를 자아냈다. 철학이 날씨를 바꾼다는 대명제가 가능한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날씨를 대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철학적 사유라면 사람의 기분도 바꾸어 적어도 근접한 날씨의 기분을 느끼게 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날씨가 우리를 만드는 것이지, 우리가 날씨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7p)

일기예보는 날씨를 알려 줄 뿐 아니라, 이미 파산한 이를 위로하며 구제책을 조언하듯 옷을 따뜻하게 입어라, 우산을 잊지 말고 출근하라 말한다.(11p)

 

4개의 테마로 나누어져 있다. 각 테마마다 생각거리 10개씩이 들어 있다. 합이 40이다. 작가의 성격을 엿 볼 수 있다. 철학적 주제들 중에서 관심 있는 것을 찾아봐도 좋을 일이다. 두고두고 어떤 주제에 당면했을때 옛 철학자들의 생각과 저자의 논평을 참고하면 좋겠다. 한편으론 무신론적인 저자의 편견과 고집은 껄끄럽기도 하다. 본인의 자유이겠지만 영혼을 없다하고 그리스도에 대한 무존경심은 기독교도 입장에서 편하지 않다. 여러 주제에서 그런 색깔들이 담겨있으니 책을 읽을 때 감안하라는 얘기다.

1부 우리는 성숙할 수 있을까?

기생충의 예술과 철학 - 말이 통하지 않게 하는 소음을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인물 가운데 하나는 아마도 그리스도이리라(30p)

서양의 본질, 우울과 여행:바다 이야기1 - 우울을 떨쳐버리기 위해 바닷바람을 쐬고 있는 여행자는 일상과 영화 속에, 현실과 허구 속에 흔하고 흔하다.(50p)

배들은 다른 대륙의 해안에 도달했고, 여유로운 우울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선명한 채찍질 같은 식민지의 고통이 지구를 뒤덮기 시작했다.(60p)

물과 바다의 철학:바다 이야기2 - 헤겔의 눈에나 슈미트의 눈에나 바다는 오로지 서구인의 역사에 속한 것일 뿐이었다. 당연히 오늘날의 바다는 그럴 수도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 오늘의 바다는 세계 시민의 것이고, 또 무엇보다 난민들을 위한 바다이다.(69p)

 

동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 동물들은 설교를 즐겁게 듣지만, 설교에 따라 신의 법 아래 복종하는 일은 없다. 설교는 그저 즐겁게 들었으면 됐고, 그들은 돌아서서 그냥 하던 대로 한다.(90p)

희생양 없는 사회를 위하여 - 희생양은 구세주에 관한 고대 신화를 지탱할 만큼 오래된 개념이지 어떤 이유로도 희생양은 정당화될 수 없고 희생양을 가졌던 운명은 교정되어야만 한다. 이제 인간의 모든 이야기는 희생양 없는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98p)

 

2부 세상을 견뎌내기 위하여

바보와 천재 - 결국 바보와 천재는 서로 전혀 다른 인물들이고 전혀 다른 길을 가지만 궁극적으로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인공양심 인간 고유의 영역이 바로 판단력이며, 제대로 된 판단력을 갖출 수 있느냐에 따라 AI의 성공 여부도 결정되리라.(120p) 이미, 게임은 끝난 것 같아서 걱정이다.(내 생각)

 

3부 위안의 말

 

혼밥 혼밥은 최근에 유행하는 식트렌드지만 이미 오랫동안 인간과 함께해 온 방식이었다. 난 혼밥을 싫어한다. 왠지 혼자 먹는 밥은 쓸쓸하고 고독하다. 가게 주인장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꽤 든다.

 

4부 예술과 세월의 그림자

인생의 빛나는 한순간 지금이다. 누구나 자기 인생의 빛나는 한순간을 모르고 지나갈 때가 있다. 리즈시절이라고 하는 그때를 말이다. 나 또한 그랬던 것 같다. 이미 후회한 들 무엇하겠는가? 지금이 인생의 빛나는 한순간이라 생각하고 살아야겠다.(내 생각)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였을 때였나요? 난 지금입니다. 그는 인생의 빛나는 한순간을 바로 지금에서 찾는 것이다.(283p)

 

나이 드는 인간을 위한 철학 나이가 든다는 것은 나 자신이 현재와 일치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현재는 점점 나로부터 빠져나가는 것이 되어버린다. 그때가 가장 좋은 시절이었어라고 그리움에 잠기는 것, 그때 그렇게 해서는 안 되었어라고 후회에 빠져드는 것 모두 잃어버린 현재에 대한 느낌들이다. 나이 든 자에게 현재는 지나간 현재이다.(292p)

이제 자신의 가능성이 아닌 타인의 가능성을 돌볼 시간이 오는 것이다.(298p)

 

이젠 전성기는 지났다는 생각이 든다. 정상은 이미 정복했고 그 시절을 나는 느끼지 못했을 뿐이고 지금은 하산하는 중이다. 처음에는 적응이 잘되지 않았다. 하루하루 살다 보니, 시력이 약해지는 것도 기억력이 가물가물해지는 것도 신의 축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기 싫은 거 안 봐도 되는, 안 좋은 추억과 과거는 자연스레 잊어 버리게 만드는 축복 말이다.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가 집필한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충격적으로 관람한 적이 있다.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다 나중에는 아이가 되고 무로 변한다는 영화였던 것 같다. 아이가 된 노인, 이게 우리가 늙어가는 모습이지 않을까, 육체는 노인이지만 돌봄이 많이 필요해지는 시기 현재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레트로 마니아 또는 수집가 - 수집가는 많은 경우 과거의 사물에 관여한다. 반면 미래의 사물에 관심을 쏟는 자는 발명가다.(3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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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생활자
황보름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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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생활자 에세이스트라 불리길 원하는 소설가 황보름의 일상을 엿보다. 복잡생활자가 단순생활자로 위장한 에세이.

 

그녀의 네 번째 독자가 진작에 되지 못한 걸 후회한다.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로 황보름 작가의 덕후로 입문한 독자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말이다. 사내 독서토론회 활동을 했었는데 그 중의 책 하나가 황보름 작가의 휴남동 서점이었다.

 

집 근처 소수서점에서 황보름 작가와의 토크 콘서트가 열린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단순생활자도 읽지 않은 채 무작정 참여했다. 난 휴남동 서점에 관련하여 할 말이 더 많은 사람이었는데 단순생활자가 주연이다 보니 아웃사이더가 된 느낌이었지만 작가의 달변과 꾸밈없는 솔직함에 좋은 인상으로 남은 행사였다.

 

소수서점은 토크 콘서트를 열기에 그리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다. 의자 배치를 지그재그로 하고 무대의 단을 조금 높여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찍 도착해서 앞에 앉을 수도 있었지만, 천성인 MBTI 때문에 맨 뒤에 앉았다가 후회만 막심이었다. 중간에 키 큰 여성 독자 한분이 내 앞에 앉는 바람에 그녀의 뒤통수만 보면서 오디오로 작가의 음성만 듣는 희한한 토크 콘서트가 되었다. 그래도 내용이 좋았으니 결과적으론 나쁘지 않았다.

 

에세이스트라 자칭하는 작가, 소설가로써의 그녀가 더 매력적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는 말이다.

 

수천 권의 책을 팔아야 받을 수 있는 인쇄가 거기 찍혀 있었다.(19p) 작가로써 생업을 영위한다는 것이 쉽지만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히려 , 한 곡의 노래를 작곡하여 히트시키는 것이 가성비가 나을까? 어찌되었던 직장인 생활도 했다는 작가의 리얼리티때문에 더 친근한 작가로 여겨진다. 나와의 비슷한 점이 일도 없다면 절망적일 텐데 그래도 직장인에서 시작했다는 말이 위안이 된다.

 

일정한 루틴이 살아있는 사람 - 24시간 생활에 대한 에세이다 보니 요약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작가를 보면 몇 가지의 일정한 루틴이 있다는 거다. 하루에 한 끼 이상은 꼭 직접 해 먹기, 아침은 식빵이나 과일로 간단히 먹고, 점심은 시간을 최소한으로 투자하는 범위에서 차려 먹고, 저녁은 그날그날 먹고 싶은 음식을 시간들여 해 먹기.(74p) 일정한 청소 루틴(청소는 대게 밥을 먹고 한다.78p) (하루에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만 할애하면 된다.79p) 매일의 걷기 루틴(p124 에피소드 그날의 산책참고),

 

나도 선크림을 바르는 루틴을 만들기 위해 아직도 노력하고 있다. 요즘 MZ들은 당연히 바르는 수순인데, 평소에 로션도 제대로 바르지 않던 사람이 선크림까지 찾아 바르려니 보통의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니다. 하루속히 정착 시켜야 되는 숙제를 안고 오늘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작가는 육체파임이 분명하다. 운동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 킥복싱에 관한 에세이를 쓴 작가는 이번에는 줌바 댄스 입문을 소재로 에세이를 썼다. 줌바 댄스와 함께 음악에도 입문을 하게 되었단다. (줌바 댄스를 시작하고 나서 음악도 더 듣게 되었다. 150p)

 

책에 관한 팟캐스트, 오디오 북 : 작가의 에세이를 읽다가 관심을 가지게 된 분야다. 오디오북의 존재도, 책에 관한 팟캐스트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접하지는 않고 있었다. 시력이 나빠지고 책 읽는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이제는 도전해 봐야겠다는 당위성에 빠진다. 한때 년 100권 정도를 3년 동안 꾸준히 읽었는데 이젠 시력 때문에 불가하다. 안타깝긴 하지만 작가의 조언대로 오디오북을 도전해 봐야겠다. 그리고 , 상상을 해서 입으로 글을 쓰는 시도도 해봐야겠다. 머리 속을 정리하는 것이 무척 힘든 일인데 작가는 상상의 상상을 더하여 머리 속에서 그리는 작업을 썩 잘하는 친구다.

 

작가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 나의 하루(241p) 에피소드를 읽어 보기를 권한다. 엿보기는 왜 이렇게 흥미로울까, 그러나 별반 다르지 않는 일상을 보고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똑같은 사람이니까? 오히려 특별하지 않은 단순한 작가의 일상이 나를 위로 한다. 나와 비슷하구나! 그렇다면, 나도 작가의 길로 갈수도 있겠구나 하고 말이다. 다만, 작가의 일상을 정확히 계산해서 마트에 나타난다거나 산책길에 조우하거나 하는 우를 범하지는 말기를 바란다. 스토커로 신고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에세이는 여전히 요약하기 어렵다. 그녀의 다음 소설이 기대된다. 지금 열심히 쓰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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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너머 자유 - 분열의 시대, 합의는 가능한가 김영란 판결 시리즈
김영란 지음 / 창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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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너머 자유 – 「김영란 법을 탄생시킨 최초 여성 대법관의 조금은 어려운 사회에 대한 담론.

 

전짓불 : 손전등에서 비치는 불빛(네이버 어학사전 인용), 단어의 뜻은 국어사전을 찾아봄으로 쉽게 이해했다. 그러나 작가가 의미하는 전짓불은 무겁고 두려운 기시감을 마주치게 한다. 전짓불빛의 공포, 서로 다른 신념체계를 가진 사람들. 책의 프롤로그부터 나를 짓누르는 책의 무게감. 가볍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것 같다. 대학교재로 더 적합하다 할 수 있겠다. 그동안, 꾸준히 책을 읽었지만 이렇게 어려운 단어와 문구들이 줄지어 문장을 형성하는 책은 처음인 것 같다. 그나마, 후반부에 실제 대법원 판결의 판례를 가지고 설명하는 부분은 그나마 고개가 끄덕여 지는 부분이 더러 있었다. 내 수준이 뒤처진 것인지, 저자의 수준이 너무 높은 것인지 모르겠다. 대중이 이해하는 책을 쓰려면 보다 쉽게 풀어서 쓰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몇 번은 읽어야 그나마 이해가 될 듯하다. 무서운 책이다. 어려워서 무섭다.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를 알아야만 이해가 되는 책이다. 난 롤스를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간략하게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을 대신해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 미국의 철학자 존 롤스는 정치철학의 전통에서 가장 중요한 사상가 중하나로 평가받는다. 1921년 출생하여 프린스턴 대학에서 수학한 그는 하버드대학에서 40여 년간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20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정의론」 「공정으로서의 정의: 재서술」 「정치적 자유주의」 「만민법등의 저서를 남겼다.(22p)

 

잠정적 타협과 중첩적 합의 : 책의 핵심 내용이다. 우리사회가 잠정적 타협을 넘어 중첩적 합의에 이르는 사안들이 많아질 때 진정 성숙한 선진사회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서 말하는 잠정적 타협과 중첩적 합의는 그런 뜻이라 생각한다.

 

중첩적 합의 ; 기본적인 가치관이나 세계관, 진리에 대한 신념 등이 다르더라도 바람직한 사회의 질서에 대하여 대체로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일단 그 중첩된 부분에 한해 성립시키는 합의를 말한다.(34p)

 

이런 생각 끝에 대법원의 최근 판결들이 공적 이성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는지, 중첩적 합의를 통한 갈등의 해결을 위한 노력은 하고 있는지 등을 롤스라는 렌즈를 통하여 살펴보겠다는 시도를 해보게 되었다(45p) 작가가 이 책을 쓰게 된 결정적인 이유다.

 

1상반되지만 합당한 신념들 간의 합의와 대법원 판결

: 분묘기지권, 제사주재자 사건 / 친생부인의 한계 사건 /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롤스는 중첩적 합의와 잠정적 타협은 아주 다르다는 점을 그의 저술 곳곳에서 강조한다.(60p)

 

20년간 분묘를 유지하면 남의 땅도 내 땅이 되는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일제강점기 조선고등법원 판결)(62p)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을 인정하지만 토지소유자가 대가(지료)를 요구한다면 청구한 날부터의 지료는 지급해야 한다.(72p)

 

전통적 가치들은 우리 사회에서 점점 절대적인 가치를 내려놓고 평등 원칙이라든지 재산권 보호의 원칙이라든지 하는 헌법적 가치들에 그 자리를 물려주고 있다. (78p)

 

모자 관계는 출산이라는 사실에 이해 친절하게가 성립하는 자연적 친자 관계이지만 부자 관계는 법률이 인정하는 경우에만 친자 관계가 성립한다는 의미에서 법률적 친자 관계다.(93p)

 

2우선하는 기본적 자유들과 대법원 판결

: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사건 / 부동산 명의신탁을 둘러싼 사건 / 손자녀 입양, 미성년자 특별한정승인 사건

 

세계적 흐름에 비추어 보자면 늦은 감은 있지만 다수결은 일단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했다.(160p)

 

이처럼 원초적 입장에 놓인 사람들이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한 목록을 앞에서 열거한 사회적 기본재로 측정하는 것이 로스의 정의의 원칙이 적용되는 기본적인 방식 이므로 젠더와 인정처럼 어떤 고정된 자연적 특징들이 불평등한 기본권을 할당하거나 어떤 사람들에게 더 적은 기회를 허락하는 근거로 사용되는 경우는 고려대상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165p)

 

롤스는 가족이 이러한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도록 제도화되어 있고 다른 정치적 가치들에 저촉되지 않는 한 정치적 정의관은 일부일처제, 이성애 등 어떤 특정한 형태의 가족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게이와 레지비언 등 성적 소수자들로 된 가족의 형태도 허용 가능하다고 했다 (167p)

 

다수의견의 결론은 혼인 중이거나 미성년인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성별정정은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170p)

 

미성년 자녀가 있는 성 전환자의 성별정정 문제는 성전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이라는 기본권과 미성년 자녀의 기본권보호와 복리라는 가치들 사이에서 어떤 가치들을 우선시 할 것인가의 문제다. (177p)

 

성적 소수자에 대한 거듭된 전원합의체 판결들은 짧지 않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조금씩 합의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롤스가 주장하는 중첩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는 없고, 사회의 변화를 조금씩 수용해가는 단계로 보인다. (187p)

 

그러나 부동산계약에서는 명의신탁은 무효라는 부동산실명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명의신탁자의 권리 행사는 막을 수가 없었다. (197p)

 

두 번째 사건이 선고된 후 그 결론의 적법성을 떠나 결론의 부당성이 사회적으로 문제되어서 국회는 미성년자 및 빚 대물림 방지를 위한 민법 개정안을 의결했고 20221213일부터 시행되었다. (226p)

 

이 사건의 원고는 보호받지 못했지만 입법으로 이 문제가 뒤늦게나마 해결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2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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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4 -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를 기원하며!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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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4 명불허전, 한 해를 끝내고 새해를 시작하는 시점에 꼭 읽어야 할 필독서다.(매년 10월쯤에 나온다.) 출간하면 바로 구입해서 다음 해 설날이 다가오기 전에 읽는 것을 추천한다. 나도 겨우 일정을 맞췄다.

 

■ 『트렌드 코리아는 매년 꼭 읽어야 하는 필수적인 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글을 쓰거나, 보고서를 작성한다든가 하는 행위의 완성도를 높이기가 쉽지 않다. 수도 없이 쏟아지는 매체들도 이 책의 용어와 단어들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적어도 내가 그룹의 리더라고 생각하는 분들, 리더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는 분들은 필수로 이 책을 봐야 한다. 적어도 알아야 비판도 하고 논평을 할 수 있지 않겠나? 내 생각이다.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챕터는 전년도 10대 트렌드 상품이다. 선정 방법이 맘에 딱 든다. ‘트렌드 상품의 후보를 단순히 물리적 제품뿐만 아니라 인물 이벤트 사건 서비스 등이 모두 포함되도록 정의했다.’ 는 부분과 해당 년도의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한 상품인가혹은 트렌드를 만들고 선도하는 의미가 높은 상품인가라는 선정기준이 그렇다는 말이다.(104p, 106p 인용) 또한 참고할 것은 선정되기 위한 기준기간이다. 이번 책의 기준은 ‘202210월부터 20237까지다. 이 부분을 참고로 하여 10대 트렌드 상품을 맛보면 훨씬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필자가 예상한 10대 트렌드 상품은 창피한 이야기이지만 서너 개 정도가 적중했다. 내가 세상을 빗겨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두려움이 들었다. GPT는 유행의 열풍이 거세 책까지 찾아서 볼 정도였으니 예상이 가능한 상품이었다. 종편을 비롯하여 늘어난 방송사에 힘입어 여행 예능이 우후죽순 탄생하며 일정 부분 재미를 본 작품도 있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키오스크 돌풍을 이은 무인점포도 꽤 많이 생겨나 대세라고 생각했었다. 그 외에 것들은 그닥 아하! 하고 무릎을 딱 칠 정도는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제일 의외였던 것은 고향사랑기부제라는 상품이다. 광고 덕인지 나도 용어는 알고 있었지만, 이 상품이 202310대 상품에 들었다는 자체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나머지 상품들은 정리된 내용들을 읽다 보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으니 가볍게 읽어 보기를 바란다.

 

[ 트렌드 코리아 선정 2023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 ]

- 무인점포

- 여행 예능

- GPT

- 편의점 초저가초대형 상품

- 단백질식품

- 식당 예약줄서기 앱

- 웹툰웹소설

- Y2K복고 아이템

- 팝업스토어

- 고향사랑기부제

 

이 책은 키워드가 가득 담긴 만물 보따리 같은 책이다. 책의 내용을 인용하는 것도 이 책에서 사용했던 키워드를 나열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이 책에 나오는 주요 키워드를 생각나는 대로 언급해 보겠다.

- 분초사회 : 시간이 돈이다. 돈보다 귀해졌다. 시간의 가성비를 따진다. 반반반차. 시성비. 배속 보기. 대기시간 줄이기.

- 육각형인간 : 팔방미인을 넘어서는 스펙. 타고난 집안 타고난 외모 타고난 완성형 캐릭터 육각형 놀이.

- 스핀오프 프로젝트 : 원소스 멀티유즈OSMU(One Source Multi-Use). 피보팅이 핵심 사업 방향의 전면적이고 전사적인 전환이라면, 스핀오프는 핵심 사업의 무게중심을 점진적으로 이동하며 사업을 다각화 유연화시키는 방법이다.[292p] 외전. 프리퀼(prequel). 시퀄(sequel). 리부트(reboot)

 

- 디토 : 나도 이하동문(318p), 처음 들었던 생소한 단어.

- 리퀴드 폴리탄 : 정주인구가 아닌 생활인구. 체류인구. 관계인구. 시그니처스토어.

- 돌봄경제 : 정서돌봄. 관계돌봄

- 도파밍 : 도파민+파밍.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는 도파민이 분출되는 행동이라면 뭐든 시도하고 모아보려는 노력을 의미(241p)

-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 이제 가격이 하나가 아니다. 언제, 어디서,누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바뀐다.(213p)

- 호모 프롬프트

- 요즘남편 없던아빠 : 남성들의 달라진 역할

 

여전히 억지스러운 띠를 해석한 10개의 키워드. DRAGON EYES

- 이제는 키워드와 기본적인 단어의 연관성도 모호하다. 억지 끼워 맞춤식으로 다른 단어 접두사 등을 사용하여 10개의 키워드를 만들어 내는 노력은 아련하다 못해 이젠 가상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게 루틴이고 틀인데 어떠하리, 이젠 당연히 그러려니 하고 보니 괴리감도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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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박물관 순례 1 -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국토박물관 순례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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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박물관 순례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뒤를 이을 문화의 아이콘으로 등극하기를 기대해 본다.

 

지치지 않는 작가의 열정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히트 상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성공적으로 론칭시키고 요약본 격인 산사순례」「 아는 만큼 보인다. - 한권으로 읽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일본편의 축약본 격인여행자를 위한 교토답사기를 발간하며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의 총 결산을 하시더니 이젠 국토박물관 순례라는 스핀오프를 들고 나왔다. 도대체, 삼시세끼는 언제 하시는 걸까? 지칠 줄 모르는 창작본능에 고개가 숙여진다.

 

■ 『국토박물관 순례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남도답사를 시작으로 주로 특정 지역을 거점으로 답사여행기를 쓰듯 써내려 간 것이 특징이다. 그러하다 보니 이 책을 참고로 답사단을 꾸려서 답사여행을 떠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국토박물관 순례는 고등학교 시절의 국사책처럼 시간의 흐름대로 기술되어 있다.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부터 고구려까지 말이다. 우선, 구석기시대의 유물도 대한민국에 있다는 사실이 신비롭다. 서울은 없어도 구석기시대 지도에 연천 전곡리가 있다는 사실에 사뭇 놀랐다.

 

고구려 답사기의 아쉬움 중국이 동북공정 이후 한국인의 고구려 발해 유적답사를 통제하고 있어 현지답사가 불가능 하다는 사실은 다 이해하지만 정말로 아쉽다. 작가가 2000년 중앙일보 창간35주년을 맞아 1415일 고구려 발해의 유적을 다녀온 추억의 답사기를 기억하며 이 부분을 썼다고 한다.[책 내용 일부 인용] 작가의 관점으로 현재의 시점에서 답사기를 쓸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그것은 후대의 숙제로 남아있게 되었다.

 

유홍준 특별 강연 참관기 좋아하는 작가이지만 직접 찾아다니는 것은 내 전공이 아니다. 그래도 혜민스님이 후로 두 번째로 찾아간 작가다. 전번은 소규모의 대담이었는데 이번에는 정말로 많은 독서애호가들과 팬들이 모였다, 아마도 작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출간 30주년을 기념하여 연 강연이라 그랬던 것 같다. 500만부를 판매한 기념비적인 업적에 출판사가 열심히 준비한 흔적이 역력했다. 다 주옥같은 말씀이었으나 한 가지 기억이 남는 말이 있다. 작가는 국토박물관 순례시리즈를 끝으로 답사기는 그만 쓴다는 말이었다.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지만 다음의 답사기는 그대들의 답사기로 써내려가라는 말에 심장이 뭉클했다.

 

국사와 지리 고등학교 시절 국사과목을 꽤 좋아했었다. 항상, 만점에 가까운 점수도 받았다. 그리고 선택과목도 지리와 생물을 주로 했었던 것 같다. 작가는 답사의 기초 지식이 지리라고 한다. 그중에서 그곳 땅의 생김새를 알려주는 자연지리가 기본이라고 했다.[p225] 자연지리를 알아야 그 땅에서 살던 민족과 나라가 남긴 역사지리가 이해되고 역사지리가 머릿속에 그려져야 그 나라의 역사상을 생생하고 올바르게 그릴 수 있다고 했다.[p226] 다시 한 번 ,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우리나라의 유적을 우리 마음대로 들여다 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지만 과거의 답사기라도 기록과 기억으로 남아있으니 천만다행이라 해야 할지? 웃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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