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 큰 이야기 속에 격리돼 있던 작은 마음들에 관한 이야기
도하타 가이토 지음, 윤지나 옮김 / 니들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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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만지려면 마음을 사용해야 하고,

마음이 눈에 보이게 하려면 말을 사용해야 한다.

p181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예전에는 손을 들어 가슴에 대며 마음이 거기에 있다고 했다. 요즘은 좀 배웠다고 손을 머리에 가져다 댄다. 뇌과학이 발전하면서 뇌가 우리에게 미치는 많은 영향을 어설프게나마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게 정답은 아닌것 같다. 골치아픈일을 당면할때는 머리를 감싸며 머리 아프다고 할 수 있지만, 감격스러울때 머리를 잡고 기뻐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도대체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마음이 사라졌단다. 임상심리학자로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상담도 하고 있는 저자의 말이라 무슨 그런 말을 하냐고 반박하기에는 나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사람의 마음을 주로 다루는 이가 마음이 사라졌다고 하니 우리가 껍데기만 살아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팬데믹의 영향도 아니라고 한다. 일본의 예를 들어 물질의 풍요와 함께 마음에 대해 살피고 '나는 누구인가?'를 묻고 내면의 가치를 찾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한다. 세계를 뒤흔들며 우리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팬데믹과 함께 경제적인 불안을 이야기 하는 현재에서는 풍요와 함께 마음도 사라졌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개인'이 강조되는 시대를 살면서 마음이 사라졌다는 저자의 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바로 앞에 닥친 코로나19라는 커다란 공동의 문제 앞에서 나의 마음은 너무나 작은 이야기가 되어 버렸기에, 물질이라는 커다란 화두 앞에서 마음을 논하기에는 너무나 배부른 소리같은 느낌이 들기에 저자의 주장이 헛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문화가 비슷한 일본의 이야기라 책을 읽으며 위화감이 들지 않고 사람 살아가는게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다루는 임상심리학자인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작은 에피소드에 마음이 있다고 한다. 글을 쓰는 자신의 서브캐릭터 마이씨의 일상 이야기를 통해 그 안에 보이는 마음을 유쾌하게 전하고 있다. 원래 나의 모습과 반대되는 모습, 혹은 제2의 인격은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니 나의 삶을 위해서라도 생각해볼 일이다. 저자가 심리학자로서 상담안에서 만난 내담자들과의 에피소드는 각색과 창작(개인적인 비밀이기에)을 통해 이야기 되었지만, 우리중 누군가의 이야기 같았고 봄 부터 겨울까지 계절의 흐름따라 이어지는 그의 이야기는 우리가 경험한 코로나 시기와 맞물려 있어 마치 그의 지인이 되어 일상을 함께 공유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마음은 수시로 지워지기에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계속 찾아야 한다. 일상의 작은 이야기를 통해 마음을 발견하게 되고 우리의 마음이 어떤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상처를 발견하게 되고 이야기를 통해서 상처는 새살이 돋고 흉터로 변해간다는 저자의 말에 마음이 머문다.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살면 살아지느니라'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나이가 들려면 아직 멀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토로되던 상처들은 어느새 아물게 되지만 말로 표현조차 못하고 가슴에 담고만 있는 상처는 점점더 상처를 키워 나라는 존재 자체를 덮어 내가 나답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저자의 에피소드와 상담실에서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우리의 마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의 마음을 누군가 알아줬을때 내 마음이 확인받는듯, 내가 맞다는 도장을 받는듯한 느낌이 든적이 있는가? 우리의 마음은 누군가의 마음 속에서 발생하고 그런 경험이 쌓이면서 우리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계속 남는다. 홀로 존재하기 어려운 인간은 서로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기 위해서는 대상이 있어야 한다. 그 대상을 통해 상처도 받고 치유도 받는다. 우리는 그런 존재다. 앞만보고 달려가기 보다는 옆을 둘러봐야 되는 이유기도 하다. <마음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를 읽으며 주위를 둘러보고 너의 마음을 살핀다. 나의 마음이 비춰지는지, 너의 마음은 어떤지, 서로 이야기 하게 된다. 이렇게 우리의 마음을 찾아 가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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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스토리 - 인생의 무기가 되는
킨드라 홀 지음, 이은경 옮김 / 윌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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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말하는 스토리는 여러분 자신의 스토리다.

그 스토리는 고유하다

p41


우리는 모두 자신이 살고 있는 삶의 주인공으로 자기로서 경험한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타고난 스토리텔러다. 우리에게는 우리가 미처 모르는 인생을 조종하는 큰 스토리가 있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하는 셀프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으며 우리의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기에 스토리가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스토리가 우리의 목적지로 인도하도록 부정적인 셀프스토리를 다른 스토리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스토리를 좋아하며 이야기를 듣기를 좋아한다. 우리는 스토리에 반응하며 스토리는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우리의 힘으로 어떻게 바꿀 수 없는 과거를 인정하고 우리의 발목을 잡는 스토리를 바람직한 스토리로 바꿈으로써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셀프스토리는 무의식에 있으며 사건에 촉발되고 습관처럼 반복된다. 그래서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리의 말, 행동, 감정등으로 표현되는 것에 그 힌트가 있다.


발목을 잡고 있는 스토리가 있다면, 이제 그 스토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본다. 우리가 살아온 세월만큼 우리의 스토리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먼저 이 스토리와 관련된 오래된 기억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두번째로는 이 스토리가 진실인지, 혹은 과거의 한때는 진실이었지만, 지금은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한다. 세번째, 우리의 모든 스토리에는 저마다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 그래서 이 스토리가 왜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네번째 이 스토리를 스스로에게 들여주며 어떤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다섯번째로는 이 스토리가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 스토리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작동중인 스토리를 발견했고 잘 이해했다면 더 바람직한 스토리로 바꿀 수 있다.


우리는 도움이 되는 스토리를 선택하여 다시 쓸 수 있다. 내 안에 부정적인 내 발목을 잡는 스토리를 발견 했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스토리로 선택하여 바꿀 수 있다. 보통 누군가에게 힘든 말을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할 때 일기를 쓴다. 그리고 자기 비난과 반성적인 대화와 다짐을 일기에 적어 나간다. 그 일기의 내용을 부정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의도적으로 선택해 기록하는 것이다. 그리고 스토리를 소리 내어 말한다. 말은 힘이 있다. 나 자신에게 다른 이들에게 들려줄 때 긍정적인 스토리의 물결이 일어난다.


이 책의 마지막 파트에서는 '변화를 부르는 스토리의 힘'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어서 지금까지 읽었던 스토리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적용 되는지를 알 수 있었다. 10장 진정한 부를 실현하는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는데, 요즘은 무슨수저 등의 예를 들며 경제적인 부분으로 계급을 나누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돈 걱정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면 책에 소개되는 에이미의 사례를 먼저 읽어봐도 좋을것 같다. 셀프스토리텔링 단계는 다른 사례와 같다. 제일 먼저 작동 중인 스토리를 포착한다. 찾기 어려울수도 있으니 구체적으로 표현이 될만한 단서를 찾아 본다. 돈에 대한 스토리는 사실과 상관없이 자기충족적 예언이 되기도 한다. 이단계로 셀프스토리를 이해하고 분석하기 위해 여섯가지 핵심 질문을 한다. 삼단계는 도움이 되지 않는 스토리들을 대체할 바람직한 스토리를 선택하는 것이다. 사단계에서는 엄선한 스토리를 설치한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스토리들이 우리를 만듭니다. -제스 고딘-

(p.328)


우리의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 시킬수 있는 선택권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스토리가 있고 스스로에게 들려줄 스토리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발목이 잡힌 느낌이 들 때, 내 마음속에 있는 스토리를 찾아보자!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하고 바꿀 수 있다. 우리의 스토리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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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on Your Heart 쓰면서 새기는 영어 - 당신의 손끝에서 만나는 클래식 문학 Write on Your Heart 쓰면서 새기는 영어
고정인.고지인 지음 / 시대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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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 마음에 와 닿는 글귀를 만나면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수첩에 따로 적어두곤 한다. 그리고 한번씩 펼쳐 읽곤 하는데, 좋은 글은 따라 쓰면서도, 쓴것을 다시 읽으면서도 그때의 좋은 느낌이 계속 전해지는듯 하기 때문이다. 한동안 필사를 한적이 있었다. 한 글자씨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으며 손으로 쓰다보면 저절로 몰입하게 되는 즐거움을 덤으로 얻기도 한다. 이제는 전체 필사까지는 못해도 좋은 글을 만나면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으로 그 문장을 정성껏 적는다.


필사는 영어를 공부할때도 유익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좋은 문장을 따라 쓰면서 생각도 하고 영어도 배우고 일석 이조의 이득을 얻게 된다. 이 책의 지은이들도 같은 생각을 한것 같다. 영어를 전혀 못하던 상태에서 갑자기 영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영어를 통해 시야가 넓어지고 재미과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들이 경험한 것을 나누고 싶은 생각으로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당신의 손끝에서 만나는 클래식 문학'이라는 부제를 보면 저자들은 필사의 즐거움을 알았던 것 같다.


이 책에는 내가 일부러 좋은 글을 찾고 선택하는 과정을 생략해도 되어 손쉽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mp3파일이 있어서 영어로 듣고 읽고 쓰는 동안에 그 말의 의미와 뜻이 내 안에 들어오고 더불어 영어문장도 익히는 일석이조의 즐거움이 있다. 게다가 향균잉크로 인쇄하여 친환경적이다. 글을 따라쓰기에도 편하게 책이 접히는 부분이 없이 깔끔하게 펼쳐진다. 색칠하기에 이어 필사하기가 유행일때, 시를 따라쓰는 책으로 필사를 했었는데, 180도로 쫙! 펼쳐지지 않아서 쓰기가 불편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것이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먼저 클래식 문학 속 엄선된 문장을 내 기분에 따라 고른다. 첫장부터 차례대로 진행하지 않고 그날의 느낌에 따라 선택하는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mp3로 발음도 들어보고 그 글에 대한 설명을 들어도 되고 생략해도 된다. 이후 마음에 드는 펜으로 문장을 따라 쓴다. 천천히 쓰다보면 저절로 그 문장이 내 마음 어딘가에 자리를 잡는것 같다.

펼쳐진 페이지를 자세히 보면 하얀색 선이 길게 있는데, 이건 카드처럼 잘라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의 테마가 끝날때마다 '되새기기' 깜짝 퀴즈로 복습을 할 수 있다.




필사의 즐거움도 기억에 남게 하는 공부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느낌이 든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은 양도 아니어서 꾸준히 하다보면 영어의 감을 잃지 않을것 같다. 뇌와 손은 연결되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오래 기억하는 방법중에 하나가 손으로 쓰는 거라고 하는데, 이렇게 한문장씩 적어가다보면 기억에도 남을것 같다. 언어는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잊어버리게 된다는데 한문장이어서 부담없이 옆에두고 구준히 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필사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좋은 영어 문장을 부담없이 쓰면서 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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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 - 35가지 유전자 이야기
설재웅 지음 / 고려의학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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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DNA 속에 쓰여진

당신 조상들의 삶의 이야기들이

유전체 속에 존재한다.

p97


예전엔 공상과학소설을 읽으면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속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과학이 점차 발전해 가면서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 있는 이야기들로 여겨진다. 이 책은 2019년 저자가 '미디어를 통한 유전과 생명과학'이라는 강좌를 개설 하며 유전학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다가 만들어진 책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들로 설명하고 있어서 마치 다시 학창시절의 과학시간으로 돌아간듯 같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라는 영화가 있다. 우리들이 사는 사회에 유전적인 변형으로 인해 초능력을 가진 이들이 산다는 가상의 SF영화다. 돌연변이로 일컬어지는 이들과 보통의 인간들, 그리고 갈등의 축이 되는 악당과의 이야기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런 영화들을 별다른 저항없이 보며 웃을 정도로 우리는 '유전'에 대해 알고 있다.


1953년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모형화한 논문이 발표 되었고, 50년 후인 2003년에 인간유전체 지도가 완성 되었다. 미래 유망 분야로 유전학이 각광이다. 우리는 가족력을 통해 혈연관계에서 유전되는 병력을 알 수 있다. 이제는 가족력을 통하지 않더라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가족력과 유사하게 미리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책의 첫 장은 인간 복제를 소재로 한 영화<아이랜드>로 시작한다. 주인공인 링컨이 자신이 복제인간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자신과 똑같은 복제인간을 만들 수 있는 과학수준의 미래에 자신이 아플때 장이식이나 출산등의 이유로 클론을 만들어 생명을 연장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의 충격이라니... 게다가 인간복제가 가능한 미래에서도 질병이 사라지거나 하지 않고 생활습관, 가족력등에 의해 발생한다는 영화의 가정이 흥미로웠다. 현재 발전하고 있는 과학의 속도를 보자면 머지않은 미래에 영화의 일부 내용이 사실이 될 수도 있을것 같다.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에 나오는 초능력 가족을 보면 가족력이라는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부모와 자녀의 모습을 말할때 '빼다 박았다'는 표현을 한다. 때론 부모의 어린시절 사진과 자녀의 사진을 같이 놓고 보며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가족 중에 암이 걸린 사람이 있으면 암을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도 가족력의 한 표현이다. 그래서 부모님의 병에 대해 알고 있으면 내가 질병의 어느 부분에서 취약할지를 예측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요즘은 유전자 검사라는게 가능한 시대다. 영화 <스틸 엘리스> 에서 조발성 알츠하이머를 다루며 '어떤 유전자를 가졌을 때 관련 질병이 발병한 확률'을 말하는 침투성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 가족의 병력을 보면 유전적인 확률로 내가 어느 부분에 조심해야 할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감한 주제인 동성애와 유전자에 대해서도 책의 마지막 부분에 다루고 있다. 2019년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유전자로 동성애의 원인이 다인자적이고 유전적 사회문화적요인이 좀 더 크다고 한다. 아직 계속 논의되고 연구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매체에 소개된 뉴스, 영화를 중심으로 유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읽힘이 좋아서 저자가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더 연구되고 발전할 유전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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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지는 말들 - 사회언어학자가 펼쳐 보이는 낯선 한국어의 세계,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백승주 지음 / 타인의사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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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화는 인정하지만 한국 땅에서 다른 언어는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는 모순이다.

한 사람의 정체성은 그의 언어와

떼어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p29

지구 공동체를 말하는 시대가 왔다. 교통의 수단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이동의 자유를 얻었고 내가 사용하는 말이 아닌 다른 언어를 듣고 때로는 습득해야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보통 이해하지 못하는 말들을 외계어라고 말한다.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 진짜 우주어-외계인이 사용하는 외계어를 배워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특별한 자랑으로 삼는 부분이 있다. 단일문화, 단일언어, 단일문자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럽다. 그러나 엄밀하게 살펴보면 단일언어인 우리나라도 지역별 사투리가 있어서 완전히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것은 아니다. 요즘 방영되는 드라마 영향으로 제주도 방언을 하는게 유행이라고 한다. 예전에 제주도가 고향인 친구와 이야기를 하는 중에 그 친구가 갑자기 전화 통화를 하는걸 옆에서 듣는데 일본어를 하는줄 알았다. 물어보니 제주도 방언이라고 했다. 같은 나라인데, 억양이나 단어가 전혀 다른 언어가 있다는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강원도가 고향이었던 친구는 무척 과묵했다. 나중에 알게 된건데, 영화 동막골에 나오는 사투리보다 더한 그의 강원도 억양을 들은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리자 친구는 웬만하면 말을 안하는 과묵한 사람으로 살았던 것이다. 그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사용했던 언어가 지역 사투리로 정의되며 표준어가 기준이되어 마치 표준어보다 못한 말인것처럼 되었다. 옳고 그르냐의 관점보다 언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말과 행동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말에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이 표현된다. 그렇게 말은 나를 나타내는 방법이자 수단이다. 그런데 우리는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니 서로를 잘 알고 소통할 것이라고 기대를 한다. 그러나 같은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자신이 경험한 것에 영향을 받고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같은 단어를 같은 의미로 사용해도 그 단어를 말할때의 발음이 다르다면 이상하게 바라본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영어 발음을 중요하게 여기며 신경을 쓰나보다.

어떤 말에는 표면적인 뜻 외에도 그 말의 분위기가 가진 의미가 더 있다. 제주도 방언에 속솜허라는 말이 그렇다. 조용히 하라는 의미로 발음하기 예쁘다고 한다. 그러나 더 깊은 의미를 침묵하라는 것으로 입을 닫으라는 뜻이다. 제주도에서 일어난 4.3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조사되고 수면위로 올려 말하게 된것도 그리 오래지 않다, 그동안은 말하기가 어렵고 꺼렸다는 말이다. 몇십년전의 일인데도 말하기를 조심했다니 얼마나 강압적이며 폭력적이었는지 추측해볼 수 있다. 우리도 모르게 어떤 목소리에 침묵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가 살펴봐야 한다. 그 강요된 침묵 속에 숨겨진 것들을 돌아볼때다.

말들은 언제나 미끄러진다고 한다.

말하는 대상에 닿으려 할수록 말들은 그 대상에게

닿지 못하고 미끄러진다.

p.257

말이 미끄러진다는 표현이 마음에 와 닿았다. 어느 누군가와 대화를 할때 그때는 그것을 무엇이라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이제는 그것이 말이 미끄러지는 것이었다는 걸 이제 알았다. 말은 대상에게 닿고 연결되고 소통하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는데, 말들은 언제나 미끄러진다니 아타깝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하고 여길 수 있을것 같다. 내말만 미끄러지는게 아니라니 말이다.

사람들이 언어로 소통하고 맺어가는 관계 속에서 사용되는 언어에 좀 더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한국어 교실속의 장면, 미디어 속에 비춰진 대통령의 말들, 우리가 사용하는 말 속에 숨겨진 의미, 뜻이 새롭게 다가왔다. 언어는 우리를 표현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문화를 표현한다. 그래서 새로운 언어들이 나타나고 사용되지 않는 언어들은 사라진다. 새로이 사용되는 언어들이 예쁜 의미를 담고 있었으면 좋겠다. 혐오와 차별의 의미보다 서로 아울러 살아가는 모습이 많이 담긴 언어들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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