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공상과학소설을 읽으면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속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과학이 점차 발전해 가면서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 있는 이야기들로 여겨진다. 이 책은 2019년 저자가 '미디어를 통한 유전과 생명과학'이라는 강좌를 개설 하며 유전학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다가 만들어진 책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들로 설명하고 있어서 마치 다시 학창시절의 과학시간으로 돌아간듯 같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라는 영화가 있다. 우리들이 사는 사회에 유전적인 변형으로 인해 초능력을 가진 이들이 산다는 가상의 SF영화다. 돌연변이로 일컬어지는 이들과 보통의 인간들, 그리고 갈등의 축이 되는 악당과의 이야기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런 영화들을 별다른 저항없이 보며 웃을 정도로 우리는 '유전'에 대해 알고 있다.
1953년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모형화한 논문이 발표 되었고, 50년 후인 2003년에 인간유전체 지도가 완성 되었다. 미래 유망 분야로 유전학이 각광이다. 우리는 가족력을 통해 혈연관계에서 유전되는 병력을 알 수 있다. 이제는 가족력을 통하지 않더라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가족력과 유사하게 미리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책의 첫 장은 인간 복제를 소재로 한 영화<아이랜드>로 시작한다. 주인공인 링컨이 자신이 복제인간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자신과 똑같은 복제인간을 만들 수 있는 과학수준의 미래에 자신이 아플때 장이식이나 출산등의 이유로 클론을 만들어 생명을 연장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의 충격이라니... 게다가 인간복제가 가능한 미래에서도 질병이 사라지거나 하지 않고 생활습관, 가족력등에 의해 발생한다는 영화의 가정이 흥미로웠다. 현재 발전하고 있는 과학의 속도를 보자면 머지않은 미래에 영화의 일부 내용이 사실이 될 수도 있을것 같다.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에 나오는 초능력 가족을 보면 가족력이라는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부모와 자녀의 모습을 말할때 '빼다 박았다'는 표현을 한다. 때론 부모의 어린시절 사진과 자녀의 사진을 같이 놓고 보며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가족 중에 암이 걸린 사람이 있으면 암을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도 가족력의 한 표현이다. 그래서 부모님의 병에 대해 알고 있으면 내가 질병의 어느 부분에서 취약할지를 예측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요즘은 유전자 검사라는게 가능한 시대다. 영화 <스틸 엘리스> 에서 조발성 알츠하이머를 다루며 '어떤 유전자를 가졌을 때 관련 질병이 발병한 확률'을 말하는 침투성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 가족의 병력을 보면 유전적인 확률로 내가 어느 부분에 조심해야 할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감한 주제인 동성애와 유전자에 대해서도 책의 마지막 부분에 다루고 있다. 2019년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유전자로 동성애의 원인이 다인자적이고 유전적 사회문화적요인이 좀 더 크다고 한다. 아직 계속 논의되고 연구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매체에 소개된 뉴스, 영화를 중심으로 유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읽힘이 좋아서 저자가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더 연구되고 발전할 유전학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