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다 작가정신 시그림책
함민복 지음, 한성옥 그림 / 작가정신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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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스산한 바람이 부는 11월. 1년의 끝이 가까워졌는데 나는 지금까지 뭘 했나, 세상에 흔들리기만 하고 나는 어디에 있나 우울한 마음이 들 때면 이 시를 읽어야 한다. 1년을 버텨낸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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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다 작가정신 시그림책
함민복 지음, 한성옥 그림 / 작가정신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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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는 깊게 남는다.

함민복 시인의 시와 한성옥 그림책 작가의 그림이 함께 담긴 시그림책 <흔들린다>. 시 한 편과 그림이니 쉽고 빠르게 읽었지만 유독 자꾸 남는 구절이 있었다.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렸었구나
흔들려
덜 흔들렸었구나

(함민복, <흔들린다> 中)

 

외워버린 걸까 문신을 새긴 듯 남아버린 걸까 왜 이 시구가 가슴에 남을까 생각하다가 또다시 바쁜 일상을 보내게 되었다.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초등학교 친구의 결혼식, 외국어 시험, 이어지는 알바, 감기, 어느새 다가온 11월. 이제 한숨 돌리겠다 싶었지만 달력을 넘기며 마주한 11월이 형용할 수 없는 휑한 마음을 들게 했다. 그때 책상에 올려둔 책이 다시 보였다.

찬찬히, 매서운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게 아닐까 감정이입이 되는 표지의 나무그림을 손으로 쓸며 한 장 한 장 넘겨보았다. 분명 읽은 시인데, 분명 본 그림인데 왜 자꾸 눈물이 울컥울컥 올라오는 것 같을까.

11월은 내 생일이 있는 달이지만 난 11월이 행복한 적이 별로 없었다. 학교 다닐 때는 유일하게 빨간 날 없는 달이라 싫었고, 수능이 있어서 싫었고, 성인이 되서는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내버린 1년이 상기되서 싫었다. 어느새 추워졌고 난 변함이 없는데 생일이라 나이는 한 살 더 먹고. 지금까지 난 뭘 한 거지?

그 '뭘 한 거지?'에 지친 게 아닐까. 그래서 저 짧은 시구에 꽁꽁 숨겨 놓은 '나'가 울기 시작한 게 아닐까. 채찍은 스스로 많이 하니까 나는 칭찬을 바란다. 따뜻한 응원이라도.

처음 이 시를 봤을 때 왜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다고 느낀 것도 다 마음은 따뜻한 위로를 바라서 그런 게 아닐까. 표지의 흔들리는 나무가 나인 양 책을 꼭 끌어안아본다. 흔들리는 건 나쁜 게 아니야, 산다는 건 흔들리며 중심을 잡고 흔들리며 나아가고 흔들리며 자라는 거야.

시에 기대서 좀 울고 또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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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파이 이야기 (특별판)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토미슬라프 토르야나크 그림 / 작가정신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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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와 함께 돌아온 <파이 이야기>. 1인칭 시점의 일러스트가 이해를 돕는다. 4년 만에 다시 읽은 <파이 이야기>는 오딧세우스의 고난을 떠올리게 하고, 나 역시 인생이라는 망망대해에 던져진 파이와 똑같지 않나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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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파이 이야기 (특별판)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토미슬라프 토르야나크 그림 / 작가정신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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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마텔의 소설 <파이 이야기>가 일러스트와 함께 다시 돌아왔다. 국제공모전을 통해 모여든 수천 명의 지원자 중 얀 마텔은 크로아티아 출신의 일러스트 작가 토미슬라프 토르야나크를 선택했고, 두 사람은 이메일로 소통하며 <파이 이야기>의 그림을 하나하나 만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 40여 점의 일러스트가 만들어졌고, <일러스트 파이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는 2002 맨부커상 수상작으로도 유명하지만, 이안 감독이 만든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로 더 유명하다. 나는 영화가 나온 2013년 무렵에 <파이 이야기>를 읽었는데, 그때는 따로 감상문이나 리뷰를 적지 않을 때라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무엇을 느꼈는지 알 길이 없다.

한 가지 의문만 남았다. 왜 종교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까? 파이가 자신의 종교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과 바다 위에서의 이야기는 도무지 섞이지 않았다. 물과 기름처럼 따로 노는 것 같았다. 그 기억만 남은 채 4년이 흘렀고, 우연한 기회에 다시 <파이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일러스트 작가 토키슬라프 토르야나크는 파이의 시선으로 소설을 보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그래서 그림이 대부분 1인칭 시점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은 저녁식사 자리에서 파이의 형 라비가 파이를 보고 깜짝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 모습이 그려진 것이다. 생동감이 훅 느껴져서 라비가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이렇게 1인칭 시점으로 그려진 일러스트는 좀 더 파이의 입장에서 글을 볼 수 있게 한다. 그래서일까, 겉도는 것 같던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백미는 책을 다 읽고 나서 겉표지를 벗겨냈을 때다. 하얀 겉표지를 벗겨내자 생명력이 넘쳐나는 파란색 표지가 나타났다. 바다가 연상되는 에너지로 가득 찬 표지에 깜짝 놀라며, 정확히 알 수 없는 뭉클한 감정이 올라왔다. 이 책은 꼭 겉표지를 벗겨서 책장에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는 다른 사람들도 꼭 책을 다 읽은 뒤에 겉표지 속에 감춰진 생명력 넘치는 파란 일러스트를 감상했으면 좋겠다. 분명 뭔가 꿈틀거리는 생동감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읽은 <파이 이야기>는 종교적 믿음과 삶의 여정,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 등의 시선으로 이해했다. 오딧세우스를 연상하게 하는 파이의 여정. 나 역시 세상이라는 바다에 버려진 파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생각으로 <파이 이야기>를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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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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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뺨치는 첫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의 화성 생존 일지. 인간에겐 유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똑똑해야 한다는 것도... 중간중간 나오는 과학 용어, 법칙은 정석문과생에겐 어려웠지만, 읽는 데 문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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