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숨 쉬기 위해 숨 쉬고,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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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사상
서동욱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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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경쟁 속에서 나는, 내 욕심의 크기 이하에 내 능력이 있을까 두려운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결국 두려움의 대상은 자기 자신이다. 원하는 것은 크되, 그것을 얻을 능력은 원하는 것 이하인 자신이 스스로를 감지하는 방식이 두려움인 것이다. 따라서 두려움이라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도록 강요하는 능력이다.
-2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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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사상
서동욱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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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작은 바닷가는 모르는 것투성이의 대양 옆에 잠깐 하얗게 머리를 드러내는 아주 확실한 모래톱인 것이다.
-9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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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방이 잠든 새의 눈물을 마신다. 2006년에 나온 과학 기사의 제목인데, 여기서 말하는 나방은 마다가스카르 섬에 사는 ‘헤미헤라토이데스 히에로글리피아‘ 라는 종이다. 기사 제목은 하나의 ​문장이고, 이 문장은 마치 한 줄짜리 시, 혹은 가장 원초적인 본질로 축약된 하나의 역사처럼 읽힌다. 그 안에는 두 명의 주인공이 있다. 잠든 이와 마시는 이, 주는 이와 받는 이. 전자의 눈물이 후자의 양식이 된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이야기에서 듣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이 안에는 차이가 있고, 마주침이 있다. 당신은 슬픔을 먹고 지낼 수도 있다. 당신의 눈물은 달콤하다. 나방이 잠든 새의 눈물을 마신다. 이 문장이 당신을 싣고 어디론가 데려간다. 당신이 과학을, 또 새의 눈물에는 슬픔이 없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까지. 그리고 당신은 자신의 눈물과, 잠든 이와 깨어 있는 이, 굴복하는 이와 성취하는 이의 비대칭적인 관계를 떠올린다. 누군가는 가만히 있고 다른 누군가는 무언가를 한다. 나방은 깨어 있고, 자기 일을 하고, 눈물을 훔치고, 밤을 가로지르며 날아간다.​

- 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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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인데 어디 다녀왔어, 녹두가 투덜거리며 내게 파고 들었다. 녹두의 머리에서 목화를 닮은 낮잠 냄새가 났다. 그 냄새를 맡고 있자니 하루가 왠지 아득했다. -118p, 횡정은, <양산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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