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에필로그에서, 발란데르가 사건 수사 중에 미뤄두었던 현실 문제를 하나씩 마무리 짓는다. 그 중에 여든 연세인 아버지와 이탈리아 여행 계획이 있었다. 그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레임으로 로마 지도를 펼쳐 보고, 목적지 기상 상황을 확인하고, 짐을 싸놓고서 발란데르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베르디 음악을 들었다. 「라 트라비아타」를! 아마도 ˝축배의 노래˝일 것이다.
나의 예상대로다. 발란데르 형사가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골머리를 썪이는 동안 음악이 언급되지 않고, 사건이 해결되고나면 음악이 나올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사건을 잘 해결하였다는 칭찬을 들었고, 망설였던 청혼을 결행했고, 아버지와 여행을 앞두고 있는 발란데르가 행복한 순간에 다시 음악을 들었다. 주인공의 휴식과 행복감이 연상되는 음악인 것이다. 작가가 음악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고 생각한다.
「라 트라비아타」는 베르디 오페라 중에서도 유명하다. 특히 제 1 막의 파티 장면에서 불리는 ˝축배의 노래˝가 유명하다. 술잔을 들고 축배하고 노래를 부르는 내내 흥겨움이 넘친다. 주인공의 들뜬 마음을 표현하는 데 이만한 곡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에필로그에 제격인 노래다.

그는 위스키 잔을 들고 앉아 「라 트라비아타」 를 들었다.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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