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멋진 2군 아빠>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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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멋진 2군 아빠
조항록 지음 / 푸른물고기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제가 살던 동네에는 옆집 앞집의 아빠들이 모두 한 회사에 다니셨습니다. 간혹 다른 회사에 다니시는 분도 있지만요. 같은 직종의 사람들이였지요. 전 항상 아빠가 퇴근해서 오시는 시간을 기다렸어요. 따르릉 거리는 자전거 알람소리가 들리기라도 하면 짝짝이 신발을 신고서라도 달려나갔답니다. 그렇게 몇년이 흘러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어요. 우리집 옆옆집에 사는 여자아이와 핱은 반으로 배정받아 늘 함께 다녔는데 사춘기의 전반기를 보낸걸까요? 그 친구가 하는 가족 이야기를 들으면서 갑자기 전 우리 가족들과 비교라는 걸 하게 되었답니다. 왜 그랬는지 어른이 된 지금으로선 이해되지만 당시에는 그 별것도 아닌 것들이 부끄러움으로, 그리고 자랑스러움으로 느껴졌던겁니다.
그집 아저씨는 승용차가 있으셨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지금도 마찬가지로 자전거 출퇴근을 하시지만, 당시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어느날 아버지에게 소리질렀습니다. 왜 승용차 없냐고요. 무척이나 무뚝뚝하셨던 아버지가 적잖히 충격 받으셨나봅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는 자전거를 바꾸셨습니다. 승용차를 살 줄 알았는데 자전거라니, 아버지는 바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어느날 진지하게 스용차와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진솔하고도 감동적인(어린마음에 듣기엔......)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중학생이 되었을때 우리집에도 승용차가 생겼습니다.
아이들은 내 어머니가 혹은 내 아버지가 직장을 다녔음 좋겠고, 좋은 직장에서 높은 자리에 앉아 있었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초등학생들 대화를 들어보면 " 야~! 너희집 몇평이야?"라는 대화를 합니다. 듣고 있으면 한대 쥐어박아 주고 싶지요. 집 평수가 무슨 상관이냐고 말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인생의 깊이를 가르치기엔 넘 어린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런 아이를 평소에 대해주는 부모님부터가 올바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나의 멋진 2군 아빠>의 찬엽이는 아빠가 부끄럽습니다. 1군이 아니면 텔레비전에도 나오지 않으니까요.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합니다. 부상으로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말이죠. 그렇지만 1군이 되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것인지를 엄마에게 듣고 나서 아빠를 그겋게 생각한 것이 속상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아빠는 찬엽이의 그런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합니다. 찬엽이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아빠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하는 대신 아빠가 경기하는 경기장을 함께 찾아가 응원하게 됩니다.

폐지를 주워 가족을 먹여 살리는 아버지가 부끄럽습니까? 아닙니다. 세상 그 어느 누구보다도 그 가족에겐 자랑스러운 가장, 아빠일 것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자신의 아빠가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고 있으며, 아이를 위해 못할 것이 없고, 늘 자랑스러운 아빠이고 싶은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