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 할머니, 초강력 아빠팬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오메 할머니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오채 지음, 김유대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들어 할머니(친 할머니)는 자꾸만 " 다 돼따. 다돼따. 살 날이 다 되따이."라고 말씀하신다. 왜 자꾸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주문외우듯 말씀하시는 건지......가금은 듣기 싫을때도 있다.  

 

 3년이 좀 되기도 전이다. 할머니의 저 푸념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집안의 금쪽닽은 맏며느리가 짙은 병으로 당신보다 앞서 갔다는 것이 적잖게 충격이였나 보다. 그래서 늘 입버릇처럼 살아 있는것이 부끄럽다는 둥,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둥 한다.  

그래도 그 말을 듣기 싫어한다기 보다 남은 생애를 아름답게 혹은 행복하게 보내도록 돕는게 가족의 도리가 아닐까 싶다.

 

우리 할머니는 <오메 할머니>의 주인공 '오메'할머니처럼 전라도 사람은 아니라서 '오메'라는 말은 쓰진 않지만 특유의 말투는 있다. 그리고 닮아 있는 점은 치마안에 작은 주머니를 갖고 계신다는 것. 손주를 넘 넘 이뻐 하신다는 것이다. 내가 결혼하기 전에도 치마를 휘익 젖혀서는 돈 만원을 손에 쥐어 주시기도 했다.  그날은 내가 오히려 돈봉투를 용돈삼아 내밀었는데도 말이다. 내가 내민돈은 통장으로 들어가고, 할머니가 주시는 꼬깃한 만원은 순수하게 당신이 버신 것이라며 의미가 다르다고 강조하셨다. 꼬부랑 허리로 텃밭 가꾸어 수확한 채소를 장에 내다 판 돈이다. 세상에...... 나이 27이나 먹은 손녀에게 아직도 '까까 사무라'하며 주시다니 말이다. 그것은 할머니의 사랑이다. 난 그 사랑을 거부할 수 없다. 늘 감사하게 받고 있다는 것이다.

 

 주니어랜덤의 <오메 할머니>는 전라도 화순에서 살다가 중풍으로 쓰러져 병원생활을 한 뒤 스스로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예감으로 서울에 사는 자식들의 집을 둘러보고 있는 참이다. 한마디로 자식들 집 '투어'하는 셈이라고 해도 되겠다. 마지막으로 들린 은지네 집. 반지하집에다가 단무지공장을 운영하면서 근근히 살아가는 아들네 집 방문은 그리 평탄치는 않다.  

 

글도 모르고, 사투리에 '거시기'를 연발하는 오메 할머니는 동네의 '빡스댁'과 '반지댁'이란 친구 할머니가 있다. 박스 주우면서 손자를 키우는 불쌍한 할머니 빡스댁과 부자지만 자식들의 왕례도 없는 반지댁. 각자 사연깊은 할머니들이다. 어려움에 처한 빡스댁을 도와주기 위해 오메 할머니는 공원에서 동네 할머니들에게 지장을 포함한 서명운동도 벌린다. 

 

 힘없고 늙은 노인들이 힘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따뜻한 글을 보여준다. 글의 화자는 서울 아들네 사는 '봉지'라는 늙은 개다. 나이가 10살은 넘어가니, 오메 할머니와는 어찌보면 친구나 다름없고, 첫만남이 거북한 두사람은 어느새 독자를 눈물바다로 끌어들인다.  

 

퍽퍽한 서울생활을 잘 이겨내는 오메할머니를 보니 감동이 밀려오고 부모님 생각이 진하게 난다. 늘 알고는 있지만 함부로 하게 되는 보증수표같은 가족이기에 그 소중함을 잊곤 하는데...... <오메 할머니>를 읽고 나니 다시금 가족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몇일 있으면 만나게 될 할머니를 이번엔 두말 없이 꼬옥 안아드리고 싶다. 그러면 할머니도 말없이 안아주는 나의 심정을 알아 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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