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니츨러 작품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8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음, 신동화 옮김 / 민음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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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가브리엘에서 가브리엘은 자유분방한 여인 비쇼프와 사귀던 중 그녀가 자신의 지인 페르디난트와도 연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실의에 빠져 목숨을 끊습니다. 한편 가브리엘을 짝사랑한 이레네도 있습니다. 망자를 중심으로 얽히고 설킨 세남녀가 우연히 만나면서 이들의 관계는 하룻밤 새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사흘 전부터 그는 사람이 가망 없는 사랑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 다른 사람들이 말이다.

--- p.28, 죽은 가브리엘중에서

 

 

극작가로 소설가로도 두루 이름을 알린 슈니츨러의 작품은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 신비로운 여자들 그들 때문에 좋은 사람이 목숨을 끊은 여자들의 이야기까지 죽은 가브리엘, 독신남의 죽음, 레데곤다의 일기: 슈니츨러를 처음 만나는 독자들을 위한, 반전이 돋보이는 단편 세 작품과 상류 시민계급의 위선을 들춰내 논란의 중심에 선 작품 엘제 양에서는 열아홉 여성 엘제양이 거액의 빚 때문에 감옥에 가야 하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돈이 필요합니다. 그러던 중 무도한 미술품상 도르스데이에게서 위험한 제안을 받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는데 엘제의 부모마저 딸을 이용하여 황당 하지만 금전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서 엘제와 미술품상 사이에 돈과 성을 두고 협상과 거래가 시작됩니다. 마지막 작품 꿈의 노벨레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 아이즈 와이드 셧원작 소설입니다.

 

빈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가 슈니츨러의 슈니츨러 작품집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슈니츨러는 빅토리아 시대의 보수적 성 관념이 지배하던 19세기 말 20세기 초 세기 전환기에 시민 계급의 욕망과 위선을 파고들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의사이자 작가였던 그는 정신병학, 최면술, 암시 요법 등에 관심을 두었고 여기에 작가로서의 직관을 활용하여 인간의 잠재의식을 탐구한 결과 동시대 활약한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로부터 자신의 도플갱어로 느껴진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기도 한 작가입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 중 꿈의 노벨레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에 의해 아이즈 와이드 셧(1999)이라는 영화로 재탄생했으며 레데곤다의 일기는 국내 초역입니다. 민음사 세계문학 428번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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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뉴에디션 증보판) - 성철·법정 스님의 무소유 뉴에디션 증보판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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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면 충만하고 버리면 채워진다 법정스님의 영원한 가르침 새 증보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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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로메르 - 은밀한 개인주의자 현대 예술의 거장
앙투안 드 베크.노엘 에르프 지음, 임세은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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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로메르_ 은밀한 개인주의자

 

 

누벨바그의 조용한 수호자

에릭 로메르의 시작과 끝

 

현대 예술의 거장시리즈는 20세기를 전후한 문화 예술계에 큰 영향력을 끼친 국내외 거장 아티스트의 평전으로 구성된 시리즈입니다. 2018년부터 다시 출간되는 본 시리즈의 열세 번째 주인공은 프랑스 누벨바그의 거장 에릭 로메르입니다. 읽고 수집하고 있는 독자로서 반가운 책입니다.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 [여름 이야기], [녹색 광선] 등 그의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사랑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로메르의 삶은 대중과 거리를 둔 채 비밀스러울 만큼 감춰져 있었습니다. 이 책은 소설가, 평론가, 카이에 뒤 시네마편집장, 시네아스트, 교육자로서의 다양한 면모를 통해, 은밀하고도 모호한 두 개의 삶을 동시에 살았던 에릭 로메르를 입체적으로 그려내 영화를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에릭 로메르의 삶은 실패로 점철되어 있었지만, 그는 아마추어 정신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서 했습니다. 자본과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적인 연출 체계를 마침내 완성한 것이었고 누벨바그를 앞장서 이끌었던 장뤽 고다르와 프랑수아 트뤼포, 클로드 샤브롤이 장애물을 만난 순간, 조금 느리게 전진하던 에릭 로메르는 그 격랑에서 빠져나온 진정한 생존자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혁명적인 역사의 동요에 어떤 정치적 결론도 내리지 않았던 관찰자 에릭 로메르에게 가장 중요한 건 오직 작품뿐이었고 다른 어떤 예술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던 분명한 행복이 영화 속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사랑했던 로메르를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로메르는 이 일에 푹 빠졌다. 그는 모든 것을 준비했다. 그는 자료로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내가 질문하기 전에 답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는 항상, 그리고 끝까지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의 감독으로 있었다.”

--- p.556

 

 

로메르는 영화의 창조성이 작가의 주관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전사하는 것에 있다 여겼다. 영화는 세계를 더 존중하기 위한 수단이다.”라고 했습니다. 한 분야의 거장이 된다는 것은 뭔가 특별한 자기 만의 세계에 빠져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하는 일에 자신감또한 있어야 하고 그 일을 무조건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거장 시리즈를 통해 많이 배우고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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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 여행기 을유세계문학전집 129
하인리히 하이네 지음, 황승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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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 여행기

을유세계문학전집_129

 

 

독일의 시인. 괴테, 실러와 더불어 19세기 독일 문학의 거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크리스티안 요한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집이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어 오랜만에 읽어보았습니다. 특히 그의 초기 시들은 로베르트 슈만이나 프란츠 슈베르트와 같은 낭만주의 음악가들에 의해 가곡으로 작곡되어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합니다. 슈만의 가곡 때문에 많은 이들이 하인리히 하이네를 그저 낭만주의 시인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낭만주의적 작품은 초기에나 나타나고 이후에는 독일의 봉건적인 구체제를 풍자하며 비판하는 참여 문학의 작품을 썼습니다.

 

 

 

이 책은 총 4권으로 출간되었던 여행기 가운데 대표작인 북해연작과 중편 이념르그랑의 책을 선별해서 실었고 하이네는 생전에 여러 책에 흩어져 있던 북해연작을 묶어 한 권의 단행본으로 출간하고 싶어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하이네의 의도를 비로소 실현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깊다고 볼 수 있습니다.

 

 

험담을 속삭이는 사악한 혀들은

영원한 신들에게조차

고통과 재앙을 가져왔지

이 가련한 신들은, 저 위 하늘에서

괴로워하면서 암울하게

끝없는 궤도를 거닐지,

죽을수도 없는 그들은

찬란한 고통을

질질 끌며 걷지.

 

-북해 제1부 해넘이 중에서

 

 

 

하이네는 14살때는 직접 나폴레옹을 보기도 했고, 괴테, 슈텔른, 마르크스, 헤겔, 뷔르거 등 그 당시 유명인사는 다 만나고 다닌 폭넓은 인간관계를 자랑합니다. 무엇보다 그는 괴테 이후 유럽 전체에서 흥행한 유일한 독일 문학가였습니다. 하이네 스스로도 "괴테의 요람에서 태어나 죽음으로 끝났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북해의 노르더나이섬에 두 번 체류하면서 병약했던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녁이 되자 겨울 나그네가

따스한 차 한 잔을 절실하게 그리워하듯.

지금 내 마음도 그대를.

나의 조국 독일을 갈망한다네!

예컨대 그대의 달콤한 땅이

광기와 헝가리 기병과 나쁜 시와

미적지근하고 얄팍한 교회 전단지로 뒤덮이더라도

---------

아무튼 어리석음과 불공정이

그대를 온통 뒤덮고 있을지라도. 오 독일이여!

그럼에도 난 그대를 갈망한다네:

적어도 그대는 단단한 땅이니까.

 

-북해 제2부 뱃멀미 중에서

 

 

 

 

하이네 여행기는 1830년대와 1840년대 많은 자유주의 성향의 작가들이 본보기로 삼는 작품이 되었고 이들은 하이네의 여행기를 전범으로 삼아 종교나 정치나 문화에 관해 시비를 다투는 여행시와 단장 형식의 산문을 썼습니다. 그동안 하이네 시라면 감미롭고 아름다운 시를 주로 썼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 <뱃멀미>등을 통해 격정적이고 자조적인 혁명적인 저술가의 면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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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켓 Marble Rocket Issue No.11 : 교토 - 도시 탐사 매거진
마블로켓 편집부 지음 / 마블로켓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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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켓 메거진은 도시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해 주는 책입니다. 국내편을 오래전부터 구입해서 본 독자입니다. 이번에 11번째 도시는 일본의 교토입니다. 표지가 산뜻한 컬러의 그린입니다. 세월을 오래 견뎌온 일본의 옛 수도 답게 교통의 풍경과 어울립니다. 교토편에서는 어떤 이야기와 사진들이 있을지 책장을 한장 한장 넘겨 봅니다. 이 책은 일본의 교토을 탐사하고 인사이트를 기록한 시리즈입니다. 한 도시를 구성하는 이미지, 고유한 로컬문화, 도시가 가진 다양한 자원들, 컨셉있는 가게, 브랜드 사례등 도시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이 넓어지는 책입니다.

 

 

목조 가옥을 기본 구조로 하되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매장은 누가 봐도 감각적입니다. 입구의 미닫이문,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액자 프레임 등에만 선별적으로 사용된 빨간색은 매장의 감도를 높여준다. -감각과 정서의 게임_ 폴 스미스 Paul Smith

 

 





교토다움의 미학적으로 보여주는 간판들과 교토를 이해하는 도시의 맥락, 교토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이노다, 스마트, 마에다 커피...

 

절과 신사가 많은 교토는 봄의 벚꽃을 비롯해 가을엔 단풍으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드물어 사계절 여행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작가는 교토의 간판들은 가게 이름을 알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교토에 뿌리를 둔 자연스러운 미의식, 동네의 풍경을 해치지 않으려는 겸손한 마음 남들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을 보여주려는 개성의 총합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지 이번 표지는 새롭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 도시를 책 한권에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귀한 매거진입니다. 다음호엔 어떤 도시가 될지 기대가 됩니다.

 

 

 

 

 

출판사 제공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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