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네 여행기 을유세계문학전집 129
하인리히 하이네 지음, 황승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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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 여행기

을유세계문학전집_129

 

 

독일의 시인. 괴테, 실러와 더불어 19세기 독일 문학의 거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크리스티안 요한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집이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어 오랜만에 읽어보았습니다. 특히 그의 초기 시들은 로베르트 슈만이나 프란츠 슈베르트와 같은 낭만주의 음악가들에 의해 가곡으로 작곡되어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합니다. 슈만의 가곡 때문에 많은 이들이 하인리히 하이네를 그저 낭만주의 시인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낭만주의적 작품은 초기에나 나타나고 이후에는 독일의 봉건적인 구체제를 풍자하며 비판하는 참여 문학의 작품을 썼습니다.

 

 

 

이 책은 총 4권으로 출간되었던 여행기 가운데 대표작인 북해연작과 중편 이념르그랑의 책을 선별해서 실었고 하이네는 생전에 여러 책에 흩어져 있던 북해연작을 묶어 한 권의 단행본으로 출간하고 싶어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하이네의 의도를 비로소 실현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깊다고 볼 수 있습니다.

 

 

험담을 속삭이는 사악한 혀들은

영원한 신들에게조차

고통과 재앙을 가져왔지

이 가련한 신들은, 저 위 하늘에서

괴로워하면서 암울하게

끝없는 궤도를 거닐지,

죽을수도 없는 그들은

찬란한 고통을

질질 끌며 걷지.

 

-북해 제1부 해넘이 중에서

 

 

 

하이네는 14살때는 직접 나폴레옹을 보기도 했고, 괴테, 슈텔른, 마르크스, 헤겔, 뷔르거 등 그 당시 유명인사는 다 만나고 다닌 폭넓은 인간관계를 자랑합니다. 무엇보다 그는 괴테 이후 유럽 전체에서 흥행한 유일한 독일 문학가였습니다. 하이네 스스로도 "괴테의 요람에서 태어나 죽음으로 끝났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북해의 노르더나이섬에 두 번 체류하면서 병약했던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녁이 되자 겨울 나그네가

따스한 차 한 잔을 절실하게 그리워하듯.

지금 내 마음도 그대를.

나의 조국 독일을 갈망한다네!

예컨대 그대의 달콤한 땅이

광기와 헝가리 기병과 나쁜 시와

미적지근하고 얄팍한 교회 전단지로 뒤덮이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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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어리석음과 불공정이

그대를 온통 뒤덮고 있을지라도. 오 독일이여!

그럼에도 난 그대를 갈망한다네:

적어도 그대는 단단한 땅이니까.

 

-북해 제2부 뱃멀미 중에서

 

 

 

 

하이네 여행기는 1830년대와 1840년대 많은 자유주의 성향의 작가들이 본보기로 삼는 작품이 되었고 이들은 하이네의 여행기를 전범으로 삼아 종교나 정치나 문화에 관해 시비를 다투는 여행시와 단장 형식의 산문을 썼습니다. 그동안 하이네 시라면 감미롭고 아름다운 시를 주로 썼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 <뱃멀미>등을 통해 격정적이고 자조적인 혁명적인 저술가의 면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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