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으아, 오랜만입니다, 신간평가단.
책읽기, 에 대한 회의가 많이들었는데, 그래도 여전히 책을 읽게 되긴 하네요.
논리만 앞세워 남에게 뭐라고 하는 그런 괴물이 안되야 될텐데
옳은 것만이 유일한 장점인 그런 사람이 되지를 않기를 바라며
벌써 반성을 좀 하고 있는데,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깃털.
아무래도 7월에 출간된 신간 중 가장 기대가 되는 책은 이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되는 새들, 그 새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이런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 나도 저 새들처럼 하늘을 날아가고 싶다' 그런데 우리가 새처럼 날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날개입니다. 새는 날개가 있어 날아가지요. 그렇다면 우리도 날개가 있다면? 어쩌면 우리도 날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일련의 추론 과정을 거쳐 우리는 행글라이더도 만들고 비행기도 만들어 결국 하늘에 날고, 이윽고 하늘을 정복했다고 믿지만, 여전히 한편으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내가, 아니 우리가 정말 하늘을 정복한걸까? 무언가 2퍼센트 부족한 것 같지요. 네, 그렇습니다. 결국 우리 몸 밖의 물체를 이용해 하늘을 날기에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만약에 우리에게 날개가 달려있다면, 전혀 부족한 느낌을 받지는 않겠지요. 이 깃털, 이라는 책은 그 조류의 날개를 구성하는 깃털에 대한 책입니다. 하늘에 대한 열망을 가진 사람이라면 날개에 대한 이야기와 그 날개를 이루는 깃털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들을 그냥 흘려보내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깃털은 날때만 사용되지는 않겠죠. 만약에 우리가 날개를 가지게 된다면, 그만큼 다른 부분에서든, 다른 장기에서든 사라져야 할 부분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깃털이 가지고 있는 보온기능이라던가, 심지어 장식기능들 때문에. 바로 그 부분도 이 깃털, 이라는 책은 잘 짚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 자신을.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자기기만에 대한 책입니다. 보통 기만, 은 사회관계에서, 아니 더 나아가 자연세계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행위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예를 들자면 세균, 기생충 등등도 모두 기만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갑니다. 그런데 기만의 방향이 상대가 아닌 자신을 향한다면? 그런 양식을 취하는 존재가 살아남을수 있을까요? 바로 이 의문에서 시작하는 이 책은 결국 결론을 '자기기만은 진화의 산물이다' 로 마무리짓는듯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진화가 되었다고 해서 꼭 이게 최적이야, 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진화를 주관하는 신은 눈먼 시계공과 같아서 그저 고칠 뿐이며, 그것이 최선의 답이다, 라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자기기만이 진화의 산물이라고 해서 우리가 이를 그대로 내버려두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이죠. 자기기만연구를 하였던 저자는 결국 마지막 장의 제목을 이렇게 짓습니다. '우리 삶 속에서 자기기만과 싸우기'
꼭 읽어야 할 예술이론.
이 책은 미술사에 대한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목처럼 딱히 예술이론에 대한 책도 아닙니다. 굳이 이 책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 책을 골라보자면 솔 크립키가 지은 '논리철학론' 에 대한 해석이겠지요. 말하자면 오독과 정독 그리고 이해가 교차하면서 그려내는 팽팽한 긴장의 책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비교하자면 이 책은 사실 논문들로만 구성되어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듯 한데, 예술이라는 큰 틀에서 각각 다루고 있는 주제들, 미학, 형식, 내용, 양식, 인류학, 미술사, 의미 등 관련된 논문을 모으고 그 글들의 연관방식을 보는 구성을 취하고 있기에 더욱 각별합니다. 물론 논문이 쉽게 읽히지는 않겠지요. 여러번 느리게 정독하면서 읽어야 할 책으로 여겨집니다.
자연과 인간.

일전에 나온 세계사의 구조, 로 날카로웠던 관점을 개진했었던 고진이 이번에 추가로 책을 내어 보충합니다. 바로 이 책, 자연과 인간, 이라는 책입니다. 그런데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보충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좀 더 지평을 넓혔다, 라고 보는 것이 옳을 듯 합니다. 세계사의 구조, 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보다도 조금 더 넓은 범위를 다루고 있으니 말입니다. 고진이 이 책들을 통하여 천착하고 있는 부분은 교환, 에 관한 것입니다. 그런데 교환이 있기 위해서는 주는 존재와 받는 존재가 필요하겠지요. 이들은 서로가 서로가 될 수 있으며 언제든 전복될 수 있는 긴장에 사로잡혀있습니다. 이를 두고 관계, 라고 일컫습니다. 정리하자면, 교환에서 관계, 그리고 그 관계를 이루는 주체들, 이 고진이 이 책들을 통하여 탐구하고자 하는 것들이 될 듯 합니다. 그러면 전작인 세계사의 구조도 이 책과 함께 읽어보아야 될 듯 합니다, 만 한편으로는 이 책은 우로보로스의 뱀처럼 세계사의 구조, 의 꼬리를 덥썩 물기에 이 책 부터 손에 잡아도 좋을 듯 합니다.
헤겔 레스토랑, 라캉 카페.

아무래도 이 책을 7월에 나온 신간으로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물론 신간평가단으로 뽑힐 가능성은 한없이 낮으며, 설령 뽑혔다, 라고 하여도 기간 내에 이 책들에 대한 리뷰를 쓰기란 한없이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사실 저는 그다지 지젝을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혹은 좋아한다, 라는 감정때문에 그 작가의 책은 모두가 별로다, 라고 말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습니다. 진실로 '시차적 관점' 은 - 번역에 대한 말들이 많기는 하지만 - 뛰어난 책이고 (지젝 본인이 대작으로 꼽았었다지요) 그 책에서 보여준 날카로움이 여전하다면, 이 책 또한 충분히 기대해볼만한 하겠습니다. 이름하여, Less than nothing시리즈를요.
요즘 시간이 좀.. 사랑니때문에 입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