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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끝나지 않는 이야기
요아힘 나겔 지음, 정지인 옮김 / 예경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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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끝나지 않는 이야기.

 

 

 

 

 

1.

 

 

 

  트와일라잇, 언더월드, 블레이드,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흥행에는 모두 차이가 있고, 이 중에는 속편이 제작된 영화도 있지만 속편이 제작되지 않은 영화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흡혈귀, 뱀파이어에 관한 영화라는 것이지요. 흡혈귀라는 모티프만 가져온 등장인물이 있는가 하면, 나름의 원칙을 따라서 흡혈을 하는 그런 등장인물들도 있습니다. 위의 영화들 중에서는 트와일라잇의 에드워드가 그런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의 컬렌가는 일종의 채식뱀파이어들로 구성되어있는데, 인간의 피를 빨지 않고 동물의 피로 그 욕구를 대신하지요. 블레이드의 주인공은 일종의 데이워커입니다. 이는 대낮을 걸을 수 있는 자, 라는 뜻인데, 원래 전승상에서 뱀파이어는 태양을 두려워하고 밤에 자신의 길을 걷는다고 합니다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낮이든 밤이든 검을 휘둘러 뱀파이어의 비명을 쏟아내지요. 뱀파이어를 다룬 영화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각종 장르소설들, 판타지소설들에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뱀파이어들이 나옵니다. 한 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퇴마록, 이라는 소설에서는 결말 부분에서 흡혈귀들의 시조로 설정된 노스페라투를 부활시켜 주인공들과 적대시킵니다. 장르소설로 월야환담, 이라는 소설은 아예 흡혈귀 사냥꾼이 주인공이고, 나오는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흡혈귀들입니다. 흡혈귀의 불사성은 이런 소설들에서도 유지되어, 월야환담에서는 오랜 세월을 살아오느라 지쳐 자신의 인격을 아예 바꿔서 로맨티스트로 살아가는 흡혈귀도 나오지요. 만화책에서도 우리는 흡혈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헬싱, 이라는 만화에서 주인공은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 에서 그 모티프를 따왔으며 (주인공 흡혈귀인 아카드Alucard는 드라큘라Dracula를 거꾸로 뒤집은 것이지요) 흡혈귀이고, 그것도 매우 강력하면서도 오래된 흡혈귀입니다. 이 만화에서의 아카드는 재로 태워도 부활하고, 심장을 부수어도 부활하며, 햇빛 아래에서도 당당히 걸어나갑니다. 기존의 흡혈귀 전승들과는 큰 차이를 보이지요. 이렇게 영화, 소설, 만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흡혈귀에 관한 이야기들이 재구성되고 있습니다. 어떤 매체는 기존의 전승을 파괴하기도 하고, 어떤 매체에서는 기존의 전승을 너무 엄격하게 지키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들 모두 하나의 공통점은 가집니다. 그것은 바로 피, 기본적으로 피를 마셔서 자신의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지요.

 

 

 

2.

 

 

 

  피가 생명의 근원으로 자리잡은 데에는 그 이면에 수많은 신화와 전설들이 깔려있습니다. 기념비적인 저작인 황금가지, 를 살펴보면 고대 그리스나 로마 신화에서의 각종 제전들에서 피의 이미지가 선명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중 주목할 만한 것이 아티스 제의인데, 식물신인 아티스는 매해 죽음을 맞이하고 매해 생명을 부여받아 살아납니다. 그의 전승에 따르면, 어머니이자 애인인 대지모신 키벨레는 아티스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랑을 베풀까봐 미쳐버리게 만들고, 그 결과 아티스는 자신의 성기를 자르고 물푸레나무에 매달려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 후에 다시 부활하는데, 그에 따라 제의를 주관하는 대제사장은 매해 그의 제전에서 팔을 그어 피를 내고, 주위의 사제들과 함께 자신의 성기를 잘라 주위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던집니다. 피는 광란을 가져오고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자해를 하고 성기를 잘라서 들고 거리를 뛰어다니며 어느 집에든 그것을 마구 던집니다. 이 제의에서 우리가 살펴볼 것은 피를 바쳤다는 점이고, 전승에 따라서 성기를 잘랐다는 것입니다. 성기는 생명력을 상징합니다. 생명을 이어가는데 필요한 것이 바로 생식행위이기 때문이지요. 그 성기와 피의 이미지가 결합되어 아티스를 매해 부활시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우리는 이 제의에서 현대 뱀파이어 영화의 특징인 '성적 긴장과 공포' 의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기는 그야말로 욕망의 상징이지요. 피로 물든 잘려진 성기 이상으로 욕망과 공포를 잘 드러내는 상징물은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또 우리는 요즘도 종종 원시부족을 여행할 때, 인육을 먹는다는 흉흉한 소문을 들으며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고대부족들은 인육을 먹고 상대의 피를 마셨습니다. 그들이 흡혈귀였기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의 생각으로는 상대의 피를 마시고 심장을 뜯어먹음으로서 상대의 강력한 힘이 본인들에게 흘러들어온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 이미지는 북유럽 신화의 지크프리트와 파프니르와 관계에서도 변주됩니다.) 뿐만 아니라 어떤 부족은 희생 제물로 매년 한 명을 선택하여 제의의 날이 되면 그의 사지를 찢고 목을 벤 다음, 그 피를 짜내어 밭에 뿌리고, 그의 사체를 하나씩 떼어 집으로 가져가는 행위를 하기도 합니다. 남은 부분은 갈아서 밭에다가 심기도 하지요. 이런 잔인한 의식은 그 다음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것으로, 여기서도 피와 육체는 생명력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것이지요. 이 피를 대가로 소모된 힘을 회복하여 (젊음을 회복하여) 다음해에도 우리에게 풍년을 베풀어달라, 라는 사고 방식입니다. 이런 희생과 생명의 이미지들은 현대 종교에서도 남아있는데, 우리는 크리스트교에서 성찬식을 거행할 때,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피요, 축성한 빵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하지요. 이에 대해서는 마태복음에 나와 있는데, 물론 가톨릭과 개신교가 받아들이는 의미가 다르지만 일단 기본적으로는 전승으로 볼 때, 일종의 희생제의의 상징이 그 속에 내재되어있다고 보아도 무방하겠습니다. 또한 요한복음을 참조하면 육체의 생명과 영적인 생명이라는 이미지를 피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요.

 

 

 

3.

 

 

 

  이렇게 피는 고대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생명력, 영혼원리를 의미합니다. 또한 피를 통하여 젊음을 회복한다는 관념도 오랫동안 유지되어왔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피를 강탈하는 괴물이 나타나게 된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고대인들은 (물론 현대인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모르는 것들이 정말 많았으며, 잘 모른다는 것은 우리의 인지가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인지가 도달하지 못하는 곳에서 우리는 괴물을 만들어냅니다. 고대인들의 사고를 추적해보면, 사람에게서 피가 흘러나가면 죽는다, 라는 사실에서 피가 생명력을 상징한다고 여기게 되고, 그렇다면 이 피를 다른 곳에도 적용할 수 있겠구나, 와 같은 과정을 밟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서, 피만 있으면 어떻게든 목숨을 연명할 수 있겠구나, 라고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고, 그 결과 피로 자신의 목숨을 이어가는 괴물, 뱀파이어가 등장하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고대인들의 전승에서는 사실 피만 엄밀히 분리되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괴물은 피와 살을 동시에 뜯어먹는 존재들이었고 (그 편이 훨씬 그로테스크하기에 공포감을 많이 주기도 합니다만) 이는 페르시아 전설에서의 시체를 뜯어먹는 괴물인 굴(Ghoul), 그리스의 반인반수인 라미아(Lamia)의 이미지로 드러납니다. 한동안 피와 살을 동시에 뜯어먹으려 무덤에서 부활해온 괴물들은 중세에 이르러 크리스트교의 전래와 함께 십자가를 들이밀면 무덤으로 사라진다, 심장에 말뚝을 박고 시체를 태워 재로 만들어야 된다, 등의 퇴치방법이 연구되어왔으며, 각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그 당시의 사회적 상황의 결합에 의하여 극적인 변화를 맞게 됩니다. 바로 살점을 먹기보다는 피만 빨아먹게 된 것이지요. 이는 중세에 유행한 흑사병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흑사병에 걸려 죽은 사람들은 당시로서는 악마의 소행이다, 등의 가설을 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신체부위가 어디 절단되거나 한 것도 아닌데 죽음을 맞이하다니 말이지요. 그렇기에 살과 피를 동시에 물어뜯던 괴물에서부터 피만 흡혈하는 괴물의 존재를 상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물론 살과 피를 동시에 뜯어먹든, 피만 빨아먹든 어느 쪽이든 희생자가 죽음에 이르는 것은 당연했지요. 이는 다른 수많은 괴담들과 연관되어 밤거리를 걷는 사악한 괴물, 뱀파이어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짚고 갈 것이 있습니다. 그들, 고대의 주민들이 만약에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획득했었다면 괴물이 생겨났을까요? 앞서도 말했지만 괴물은 결국에는 두려움과 무지의 산물입니다. 만약에 고대인들이 우리와 비슷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아마도 라미아나 서큐버스, 굴과 같은 괴물들은 자리를 잡기 어려웠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에 이르러 이들 괴물들은 그 생명력을 거의 잃은 것이지요. 물론 이 말이 현대에는 괴물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인간의 지식이 쌓이면 쌓일수록 그 무지는 만천하에 드러날 것이고, 고대의 괴물들은 사라질지 모르지만 그 자리를 새로운 괴물들이 채울 것입니다. 그리고 그 괴물들은 (앞서서 존재했던 괴물들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다시금 소멸되고, 다시금 생성되는 과정을 반복할 것입니다.  

 

 

 

4.

 

 

 

  그런데 만약에 우리가 지식을 획득함으로써 고대의 괴물들이 인지에서 사라진다면 (현대에 이르러 몽마인 서큐버스나 인큐버스와 같은 괴물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거의 없겠지요) 왜 아직까지 흡혈귀는 그 생명력을 유지하며, 더 나아가 스크린을 장악하게 되었을까요? 이 책 '뱀파이어, 끝나지 않는 이야기' 는 바로 이런 의문에서 시작합니다. 뱀파이어를 낳는데 중심역할을 맡았던, 그리고 그렇게 생겨난 뱀파이어와 한동안 공존의 길을 걷던 괴물들은 현대에 이르러서는 그 영향력을 거의 소실합니다. 물론 뱀파이어라고 해서 현대인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는 볼 수 어렵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괴물들과는 달리 뱀파이어는 여러 매체에서 주역을 맡거나 중심 캐릭터를 맡아서 활약해오고 있으며, 대중들의 관심에 호응하듯 여전히 자신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당장 위의 몽마, 서큐버스나 인큐버스와 비교해도 몽마가 중심되는 영화나 소설은 그리 많지 않고, 대중의 관심에서도 상당히 떨어져 있습니다. 인간형 악마인 몽마가 이러할진데, 인간과는 동떨어진 외모를 가진 키메라, 히드라와 같은 환상종들은 더 나쁜 상황에 놓여있겠지요. 이 책의 저자는 저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 고대에서부터 뱀파이어의 연원을 조사해옵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바빌로니아의 릴리트와 굴, 라미아, 그리고 하피와 같은 여성형 악령들에서부터 그 기원을 확인하며, 중세를 거쳐서 문학작품에서 어떻게 흡혈귀들이 생명력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수많은 흡혈귀 문학이 있었지만 (투르게네프와 톨스토이, 괴테와 같은 대문호들도 흡혈귀에 관련된 소재를 바탕으로 흡혈귀에 관한 글을 썼지요) 그 중 흡혈귀에게 불멸의 생명을 안겨준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 입니다. 철저한 사전조사와 세세한 설정들, 그리고 당시의 탐정 소설의 영향과 심리, 정신병리학등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7년이라는 산고 끝에 세상에 나온 이 책은 아직까지도 뱀파이어 문학의 고전이자 필수 참고서로 여겨지고 있으며, 현대 대중문화에서의 흡혈귀들의 대부분의 설정은 이 드라큘라를 따르거나 혹은 이 드라큘라를 뒤집는데서 발전되어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드라큘라의 줄거리는 너무 잘 알려져 있겠지만 굳이 조금 언급하자면, 왈라키아 공작 블라드 체페슈 3세, 드라큘라가 이제 영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집을 마련하려고 조너선 하커를 불러들이는 것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조너선 하커는 그의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되고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겨우 성에서 탈출하고, 자신의 약혼자 미나 하커가 드라큘라에게 물려 흡혈귀가 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게 되자 반 헬싱 박사와 힘을 합쳐 결국 그를 물리치지요. 하지만 아무리 잘 쓴 문학작품이라고 할지라도 그 문학작품의 캐릭터가 독자적인 생생한 생명력을 획득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역사적 배경에 편입되고 (블라드 체페슈 3세는 실존인물이지요) 고대로부터의 전설에서 이끌어져나왔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여기서 뱀파이어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기술의 발달이 작용합니다. 이 책 '뱀파이어, 끝나지 않는 이야기' 의 흐름 순서를 보면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 에 대한 설명 뒤에 이 드라큘라가 어떻게 영화화가 되었는가, 를 설명합니다. 만약에 최초의 뱀파이어 영화인 '노스페라투 - 공포의 교향곡' 이 없었다면 뱀파이어가 지금 이렇게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비록 이 영화 자체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는 수많은 다른 제작자들에게 영감을 주어 '낡은 전설에서 늙어가던 뱀파이어에게 신선한 피를' 공급합니다.

 

 

 

5.

 

 

  그렇다면 이렇게 깨어난 뱀파이어는 과연 어디로 향하게 될까요? 사실 능력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뱀파이어는 우리가 감히 상대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보통 인간이 뱀파이어에게 승리할 수 있을까요? 둘 다 동등한 조건에서 싸움을 벌인다면 설령 아브라함 반 헬싱 박사라도 그를 이겨내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인간을 초월한 근력과 정신력이 있으니 당연한 말이겠지요. 하지만 뱀파이어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을 초월한 괴물이지만 인간의 상상력 속에서 그 생명을 획득합니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은 결국 뱀파이어에 유머를 섞는 결과를 낳게 되고 더 나아가 희화화를 가져옵니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사람의 심리적 방어 기제를 설명하는데, 그 중 성숙한 방어기제로 유머와 승화를 이야기합니다. 특히 유머는 본인의 기분과 남의 기분을 동시에 배려하면서 자신이 할 말을 하는 그런 유형의 기제인데, 이를 좀 더 확대시켜서 살펴보면 이 뱀파이어의 경우에도 그런 일종의 정신적 방어 기제로 유머가 사용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볼 수 있습니다. 반복하자면 인간을 초월했다는 사실과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두 사실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은 결국 뱀파이어를 다루는 이야기에 웃음을 섞게 만들게 되고, 이는 뱀파이어 자체의 희화화를 낳게 되지요. 뱀파이어는 원래 없어, 라는 안도감과 함께 말입니다.

그러나 뱀파이어와 관련된 긴장은 저것뿐만이 아닙니다. 좀 더 근원적이고 직접적인 긴장이 그와 우리들 사이에 존재합니다. 그것은 바로 욕망과 공포 사이의 긴장입니다. 뱀파이어를 다룬 매체들은 그들에게 있어서 피를 빠는 것은 일종의 성적인 욕구와 마찬가지이다, 라는 설정을 부여함으로써 성적욕망과 흡혈욕망을 동일시합니다. 그러고 보면 둘 다 생명을 유지시킨다는 측면에서 볼 때 동일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화면에서 뱀파이어가 흡혈하는 장면을 보면서 화면 구도와 소품들을 통해 에로틱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대부분 흡혈은 중세의 문학작품들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성간에 일어나며, 주로 일어나는 장소는 침대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에로틱함에 취할 수는 없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조금이라도 더 피가 많이 빨리게 된다면 우리는 죽음에 이르게 될 테니 말입니다. 여기에 현대인들의 불안 심리와 맞물려 더욱더 뱀파이어를 다룬 매체들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점에서 본다면 아마도 한동안 뱀파이어의 생명력은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좀 더 매력적이고 다의적인 뱀파이어의 이야기들이 기대된다는 말과 함께 끝맺은 이 책 '뱀파이어, 끝나지 않는 이야기' 의 결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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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8-02 22:25   좋아요 0 | URL
참 이상하죠. 물론 뱀파이어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데도 뱀파이어에 대한 흥미를 멈출수가 없으니 말예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정말...정말 없다고 확신할 수 있어?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하는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하핫. 뱀파이어는 제게 참 흥미로운 존재에요.

가연 2012-08-03 05:22   좋아요 0 | URL
ㅎㅎ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한다면 없는 것과 큰 차이 없지 않을까요 ㅎㅎ 이렇게 적고 보니 마치 외계인같네요, 풋. 음.. 만약에 이들이 정말 숨어서 살기를 원해서ㅋㅋ 각종 매체에 나온 것 처럼 일반인들을 세뇌시키고 있는 중이라면 그걸 존중해서.. 없다고 믿어주는것도.. 푸하하.

드림모노로그 2012-08-06 18:01   좋아요 0 | URL
아 저 이거 읽어야 하는데 뱀파이어라 잼 날 것 같았는데 ㅎㅎㅎ 의외로 안 읽혀지대요 푸하하 ~ 반 쯤 읽고 덮었는데 ㅎㅎ 어서 읽고 리뷰 올려야겠어요 ^^

가연 2012-08-09 22:09   좋아요 0 | URL
ㅎㅎ 방금 리뷰보았어요, 풋.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2-08-26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6 2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