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리나
닉 드르나소 지음, 박산호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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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지만 구매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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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1
연상호.최규석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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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와 최규석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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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처럼, 영광의 순간을 - 슬램덩크 승리학
츠지 슈이치 지음, 이노우에 타케히코 그림 / 하빌리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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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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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일러스트집 2 플러스
이노우에 타케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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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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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를 말하기 -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위하여
김하나 지음 / 콜라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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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베고 부수고 찌를 수 있고 또한 적시고 스미고 이끌 수도 있다. (185쪽)

말의 힘은 대단하여 때로는 그것이 가증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머리만 살았다', '위장만 살았다'라는 말이 없는 와중에 '입만 살았다'는 말은 버젓이 관용구가 되었잖은가?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기보다는 천년의 원수를 만드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말에 분명 힘이 있다는 건 알겠는데, 왜 베고 부수고 찌르기만 하는 것 같을까? 우리는 각자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납작한 세계가 아니"(174쪽)면서도, 스스로를 납작하게 드러내는 말만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말하기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기껏해야 '이 연사'가 되어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부르짖는 웅변대회에 참가한 경험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하여 앞서 '힘빼기'라는 의외의 분야에서 기술을 전파했떤 저자가 '말하기'에 대한 책을 냈으니 반가울 수밖에 없다.

생각하지 않아도 후루룩 말이 나올 때, 그 말은 '닳고 닳은 말'이 되어 힘을 잃기 쉽다. 동작은 하고 또 하면 숙달되지만 말은 능숙해지기를 경계할수록 좋은 듯하다. (154쪽)

대학에서 주 21학점 강의를 한 적도 있고, 고등학교에서도 1년 간 학생을 가르친 적이 있으며, 대중강연도 가끔씩 나가는 나는, 그러니까 말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 중 하나다. 그래서 많은 사람 앞에 서서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는 꽤 익숙하다. 그런데 그 악몽 같던 학기, 그러니까 21학점을 진행하던 학기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같은 강의를 3번, 4번 해야할 때는 "닳고 닳은 말"이 입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고 말뿐만 아니라 나도 함께 힘을 잃어갔다. 같은 강의이니 매번 달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는 하지만, 실은 그 힘빠지는 하루를 보내고도 스스로를 돌아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번 학기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온라인 강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나는 실시간 강의보다는 녹음하여 영상을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종종 내가 했던 강의를 다시 들어보곤 하는데, 내 목소리와 호흡과 말버릇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또 일부는 고치기도 했다. 원고는 퇴고하면서도 왜 말은 돌아보고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가? 글보다 말이 정제되지 않는 수단이라고는 하지만, 그냥 그렇게 넘어가기엔 우린 글보다 말을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그렇다면 말하기에 대해 사색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다행히 믿을 수 있는 저자의 위트있으면서도 정제된 이 책이 있어, 각자가 좋은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듯 하다. 이 책 속에는 개인의 소박한 경험에서 출발하는 훌륭한 예시와 통찰이 반짝인다. 심지어 말하지 않는 '침묵'에 대해서도. 침묵도 말하기의 기술이니까.

말을 잇지 못하는 순간은 말로 담아낼 수 없기에 찾아온다. 의미와 경계, 한 줌 언어의 납작한 정의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침묵이 촘촘히 들어찬다. 저 낮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차오른 침묵은 마침내 흐르기 시작한다. 가끔 마주치는 눈빛, 작은 한숨만으로도 충분하다. 굳지 않고 흐르는 침묵은 대화의 완벽하고 더 차원 높은 연장이다. 침묵은 상상하게 하고 우리를 겸손하게 한다. 침묵은 공空이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한다. 좋은 침묵은 각자를 고독 속에 따로 가두지 않는다. 우리는 침묵에 함께 몸을 담근 채 서로 연결된다. 동시에 침묵함으로써 비로소 서로를 듣는다. 침묵 속에서 고독은 용해된다. (168쪽)

최근 황망하기 그지 없는 상가에 조문을 다녀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식당에서도 마주 앉을 수 없는 상황. 빈소에서 들려오는 슬픔의 소리에, 입 안에 들어찬 음식의 이물감이 더욱 강해질 뿐이었다. 같이 조문 갔던 선생님과 나는, 각기 정면을 황망히 바라보며 꾸역꾸역 밥을 먹었다. 밥때도 아닌 그 상황에 밥을 먹고 있는 것도 이상했으나, 밥이라도 없었으면 어쩔뻔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숟가락을 들면서부터 다시 차를 타고 돌아올 때까지 잠시간 이어진 침묵은, 그래도 함께한 애도의 표시였다고 생각한다. 침묵 속에서 함께 고인을 생각하고 함께 애도의 감정을 나누었다. 그 침묵 덕분에 고인께 느꼈던 정처 모를 죄송함을 조금 덜어낼 수 있었다.

말하기든 침묵이든, 고민과 연습이 필요하다. 게다가 말하기 만큼이나 연습하기 좋고 반면교사의 예가 많은 장르가 어디있겠는가?(당신이 살아오며 상처 받은 말을 생각해보라...) 정답이 없을지는 모르겠으나, '더 나은 말하기'는 분명히 있다. 이 책은 그 사실을 따뜻하면서도 명징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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