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Of Monsters And Men - 정규 3집 Fever Dream [Digipack]
오브 몬스터즈 앤 멘 (Of Monsters And Men) 노래 / Republic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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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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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Coldplay - Everyday Life
콜드플레이 (Coldplay) 노래 / Parlophone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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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가 그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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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Smith - 정규 3집 Love Goes
샘 스미스 (Sam Smith)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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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서야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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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2 O.S.T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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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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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김민철 지음 / 미디어창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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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순간을 가장 다정한 방식으로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그 순간의 오롯한 진심을 고이 접어 고스란히 당신 손에 쥐어주고, 과거의 따스한 온기 앞에 지금의 저를 데려다 놓고 싶었어요. 그곳의 공기와 햇살과 바람과 미소와 나무를 잊지 않도록. 여행이 사라진 시간에도 우리의 여행이 계속되도록. 편지라면 가능할 것도 같았어요. 부풀어 오른 마음도, 절박한 마음도, 그리운 마음도, 전하지 못할 것 같은 마음도 편지에는 빼곡하게 담을 수 있으니까요. (13-14쪽)

편지를 쓰고 싶은 마음이란 무엇인 걸까. 선물에 넣거나 기념일에 전하는 편지 말고 우표를 붙여 누군가에게 '부치는', 말 그대로의 편지를 쓴 지도 너무 오래지만, 나도 한때는 열혈 편지러였다. 18년 동안을 학교-집만 오가다 난생처음 집을 떠나야했던 대학생 시절. 그때부터 나는 방학이면 고향에 내려와 편지를 쓰고 부쳤다. 친구에게, 후배에게, 선배에게. 서울 생활에 슬쩍 익숙해질 때면 두 달간 고향에 가서 있었으니, 어쩌면 방학 때의 고향행이 나에게는 또 다른 여행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후에도 나는 꽤 많은 편지를 썼다. 연애하던 시절에도 편지를 썼고, 군대에 가서도 편지를 썼다(꼬박꼬박 답장을 해주었던 동생아, 고마워). 멀리 떨어져 있다고는 하지만, 전화로 해결될 일을 왜 굳이 편지지를 골라 사고 우표를 사서 붙여야 하는 귀찮은 일을 한 걸까. 멀리 떨어져 있다고 다들 편지를 쓰는 것도 아니고, 내가 편지를 썼던 이들이 모두 애절한 마음이 들던 대상이었던 것도 아닌데.

무엇보다 타인의 진심에 기대는 시간은 또 다른 위로가 된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83쪽)

편지는 전화가 갖지 못하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삐삐 음성녹음처럼, 편지는 독백과 같다. 삐삐 음성녹음과는 달리, 편지는 곧바로 답신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니 기대를 슬쩍 접어두고(혹은 접어두는 척을 하고), 온전히 나의 마음을 담을 용기를 내어볼 수 있는 것이다. 편지는 타인에게 진심을 이야기하는 행위가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라는 걸 잊게 만든다. 그러니 어찌보면 편지는 이기적일 수도 있는 매체인 셈이고, 내가 그토록 편지를 써댔던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나는 기대고 싶었던 것이다. 편지지 위에서 처음 펜을 들던 그때, 온화한 고향집에 돌아와놓고도 나는 조금 외로웠나보다.

하지만. 생각하지 않았던 이에게 편지를 받았을 때 당신의 마음을 곰곰이 생각해보라.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창을 열어 환기하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쓰는 사람의 이기심이 읽는 사람을 위로하고 기분을 바꾸는 것. 그것이야 말로 편지의 힘이 아니려나. 손에 잡히는 편지봉투를 뜯어 편지를 읽고 나면, 곧바로 펜을 들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바로 그 힘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다시 낯선 길 위에 섭니다. 매 순간 나에게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불안해하며, 낯선 눈을 하고, 낯선 대상에게 애정을 퍼부으며, 낯선 풍경에 온 마음을 내려놓으며, 문득문득 나보다 더 나이를 먹은 이 카메라를 들기로 했어요. 머물지 않고, 계속해서 떠나기로 했어요. 보뉴에 오래 머무르며 기어이 낯선 보뉴의 순간들을 발견하고, 여행자의 마음으로 기록하는 당신이니, 이런 나를 조금은 이해해주지 않을까, 조금은 쉽게 용서해주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47쪽)

물론 그 순간이 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 도대체 어떤 소용이라고 묻는다면 입을 다물게 되지. 하지만 이미 경험한 사람의 별은 아무나 훔쳐 갈 수 없어. 그 별은 누구에게 설명할 필요도 없는 너만의 별. 여행자라면 누구나 이마에 박고 살아가는 자신만의 별.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도 이마엔 자신만의 별이 박혀있단다. 사막의 밤이, 파리 뒷골목이, 제주도 새벽의 들판 풍경이, 길모퉁이 평범한 카페에서 들은 음악 한 줄기가, 그림 앞에서 자기도 모르게 흘린 눈물이 별이 되어 단단히 자리 잡고 있는 거지. (57-58쪽)

이젠 더 이상 여행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이 시대에, 여행을 너무도 사랑하던 작가는 좌절하기보다는 과거의 여행지의 사람들과 추억에게 편지를 쓰고 보내기로 했다. 떠날 수 없는 시대에 떠날 수 있는 시대를 기원하며 보내는 이 편지는, 그새 사라질뻔한 여행자의 마음을 일으켜 세운다. 각자의 이마에 아로새긴 여행자의 별을 다시 보듬게 만든다. 다채로운 에피소드와 그것을 세심히 전하는 작가의 필체가, 여행이 사라진 이 시대에 "정말 혼자인 사람도 금세 누군가와 함께"라는, 아니 적어도 함께였다는 당연한 사실을 따스하게 감싸 안아 독자 앞에 소복이 쌓아둔다.

그 누구도 혼자 여행하진 않아. 그런 건 없어. 정말 혼자인 사람도 금세 누군가와 함께가 되긴 하지. (226쪽)

내 앞에 소복이 쌓인 편지를 보니 새삼 깨닫는다. 아직 그리워할 기억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했다. 희망을 놓지 못하였다. 답장을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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