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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길 3
이철환 지음 / 삼진기획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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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몇 년 전, 베스트셀러였던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나 '내 영혼의 닭고기 스프'의 한국판 버전쯤이 아닌가 한다. 앞의 두 책은 저자가 미국 사람이니 미국의 정서가 베어있지만, 이 책은 역시 한국의 정서가 베어있다.

내가 만일 작가라면, 물론 작가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로 대중을 끌어들이는 작가가 될 수도 있겠지만, 대중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류의 이야기는 이제 베스트셀러를 넘어서 스테디셀러가 됐다. 이미 '알라딘'에서만도 리뷰가 450 개도 넘게 올라와 있다. 그래서 거기에 리뷰 하나를 더 한다는 것이 새삼스럽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리뷰들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보면, 대중은 오랫동안 이런 이야기에 목말라했음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연일 매스컴에선 끔찍한 범죄 얘기가 보도되고 있을 때, 왜 좀 따뜻하고 인간적인 기사들은 없는 것인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의 파장은 끔찍한 범죄가 보도되는 것 보다 파장이 약한 것처럼 보여진다. 그러나 결국 인간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원하게 되어있다.

이 책은 문학성이나 작품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따뜻하고 마음을 정화시켜준다. 이것이 또한 작가의 몫이 아닐까? 그가 비록 문학사에 영원히 남을만한 업적있는 작품을 못낸다 하더라도, 작가의 글은 세상을 정화시키고,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라면 그것이 더 좋지 않을까?

나는 무엇보다도 이 책의 저자에게 박수와 존경을 표하고 싶다. 그는 사람 냄새나는 글을 전하기 위해 9 년 간 몸소 발로 뛰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은 요즘 KBS 'TV 동화, 행복한 세상'에 일부 소개되기도 했다고 하니, 정말 좋은 성과가 아닌가.

그런데 한가지 책을 읽으면서 드는 (삐딱한)생각은, 저자는 주로 서민들의 이야기를 파고 들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정말 잘 사는 사람들에게선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없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우리나라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존재하기나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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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 - 미암일기 1567-1577
정창권 지음 / 사계절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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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역사>하면 보통은 '정치사'를 생각하게 된다. 마치 정치사를 아는 것이 역사를 아는 것인 양 공부하고 교양을 쌓으려는 경향이 있다. 역사는 종체적인 것이다. 그 시대의 정치뿐만이 아니라, 풍속, 일상, 건축, 복식 등 폭넓게 다양하게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 시도가 새롭다.

우리가 흔히 아는 '옛날'이란 개념은 18세기에서 19세기를 겨냥한 때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아는 그 시절이란 여자들이 남자의 집에 시집을 가고, 칠거지약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여자가 18,19에도 시집을 못가면 큰일나고, 남존여비에, 남아선호 사상, 남편이 첩을 얻어도 본처가 아무 말도 못하는 정도가 전부가 아니었을까? 이렇게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것엔 어느 정도 매스컴의 책임도 있지만, 역사를 알려고 하지 않는 독자들도 책임이 있고, 역사를 좀 더 친숙하게 만들지 못한 학계의 대중화 노력도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통해서 16세기는 우리가 아는 옛날의 개념과는 정말 상상외로 달랐음을 발견했다. 남자가 여자의 집에 장가를 갈 수도 있고, 여성의 나들이도 자유로왔고, 이혼도 엄연히 있었다는 게 놀라웠다. 또한 '미암'의 세심한 성격과 성에 대한 솔직함도 이색적이었다. 또한 풀어 쓴 저자의 탄탄한 문장력도 돋보인다. 이렇게 역사가 대중에게로 가까이 가려고 하는 시도는 성과를 논하기 전에 일단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보여진다. 그냥 큰 기대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일독을 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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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과 예배
이반 지음 / 연극과인간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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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이 책을 알라딘에서 주문해서 산 건 지난 여름이었다. 이 책은 어느 한 분야에 충실하게 썼다기 보단 이런 분야가 있다는 일종의 소개서 내지는 입문서란 느낌이 든다.

지금으로부터 한 10년 전쯤 나는 교회의 예배가 달라지고 있음을 목도했다. 그것은 예배 가운데 짧은 연극이 삽입이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실제로 그 일에 투입이 되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 변화를 어떻게 수용해야할지 꽤 막막해하고 있었다. 이렇다할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거의 맨땅에 헤딩하기 였다.

아마도 이런 예배 방법은 그때까지만 해도 생소한 것이고, 미국 교회 같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것이라 좌충우돌이 심했다. 그러나 세월은 그 변화를 무색케 했다. 지금은 나름대로 보편화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예배와 연극이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연극에 문외한인 내가 그 일을 시작하면서 처음 알게된 건, 연극이 예배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그것에 관한 역사적 배경을 이 책에서 다루고 있고 나의 눈을 번쩍 뜨이게만든 건, 그것을 현대에 체계를 잡아 세워나갔던 인물이 스웨덴 출신의 하르트만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희랍극과 중세극 중에서 현대 감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제의적 요소와 전통적인 루터교의 예배의식의 극적 요소의 만남을 꾀해 예배극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극이론을 창조해 내고 예배극 작품을 창작하였다'고 이 책은 소개하고 있다.

그는 또한 인간의 구원의 문제에 천착한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르히만과도 교분이 두터웠다고도 한다. 그의 연극의 특징은 극중 예수역을 직접 등장시키지 않고 그에 상징적인 인물을 세운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교육극에 브레히트가 있고, 부조리극에 사무엘 베케트와 외젠 이오네스코가 있다면 '예배극에 하르트만'이 있었다는 건 내가 이 책을 읽으므로 해서 새롭게 발견한 것이었다.
아직 그의 작품은 우리나라에 소개된 바는 없으나 이 책의 저자는 친절하게도 그의 희곡을 부록으로 소개하고 있어 그의 작품 경향을 아는데 도움을 주었다.

교회에서 나름대로 나와 비슷한 일을 하거나 이 방면에 관심있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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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링컨 (반양장)
전광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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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연한 기회에 아는 후배로부터 빌려 읽게 되었다. 이미 읽은 다른 애들이 하도 좋다고 소문이 자자해, 다른 읽어야 할 책들이 쌓여있음에도 잠시 미뤄두고 읽기 시작했다. 다 읽고 난 느낌은 우선 읽기가 편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저자는 요즘의 독자들이 어떤 편집 방법에 의한 책들을 선호하는지를 잘 파악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이 의도했던 것은 링컨을 역사적으로 조명했다기 보단 신앙인으로 조명하려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신앙인들에게 도전을 주기 위해 글을 썼을 것이라는 것이다(그럼에도 신앙은 역사 속에 면면히 흐른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나 일화들 또 그것들이 끝날 때마다 성경 귀절을 적어 놓은 글쓴이의 방식은, 다시한번 성경을 묵상할 수 있게해서 좋은 것 같다.

읽으면서 느꼈던 건,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은 단순한 것인 동시에 굉장한 힘을 소유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정적(政敵)도 동지로 만들 수 있는 링컨의 탁월함에 경의를 표할 뿐이었다.

또한 동시에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갖는 긍휼과 온유의 마음, 아들을 전장에 보내놓고, 함께 싸우는 친구는 될 수 있으면 안전한 곳에 있게하고 너는 치열한 곳에서 싸우라는 편지는 정말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아마도 링컨에 관한 책들은 찾아보면 적지 않게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통은 어린 아이 때 위인 전기로 읽고 성인이 되어서는 잘 안 읽지 않는가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신앙인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고, 다소 나태해지고 무기력한 나의 신앙을 다시한번 점검하고 바로 세우는데 충분히 좋은 책이었단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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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 연쇄살인실화극
봉준호.심성보 지음 / 이레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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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희곡 또는 시나리오다. 언젠가 TV에서 우연찮게 연극 [날 보러와요]를 다이제스트로 본적이 있었다. 그때 난 대본의 탄탄함에 충격을 먹었었다.

그때 출연한 어느 배우가 인터뷰에서, '연극은 배우를 위한 것이라면 영화는 감독을 위한 작업'이라고 말한 것이 인상깊게 와 닿았다. 마침 그 배우는 이 영화에도 출연한 것으로 알고 있다. 확실히 그의 말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시나리오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취급받을 때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좋은 작품엔 좋은 시나리오가 있다는 것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안다. 그러므로 영화에 있어서 시나리오는 더욱 중요해진다.

즉 다시말하면, 요즘 관객의 수준을 생각한다면 그들의 눈에 잘된 작품엔 감독의 연출뿐만 아니라 잘된 시나리오와 작가를 알아보는 안목까지 있다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살인의 추억'은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 같다. 이 작품 외에도 좋은 시나리오라고 생각되는 작품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 작품들은 이 작품처럼 단행본으로 나와있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도 최근 몇년 사이에 영화의 많은 발전을 이룩했다. 좋은 시나리오를 쓸려면 좋은 영화와 읽을꺼리가 많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영화 한편을 만드는 것은 중요한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엔 예외없이 경제성의 논리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의미에서 좀 더 깊은 안목에서, 좋은 글을 읽고 쓸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줌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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