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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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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글라스 케네디를 처음 만났다. 『빅 픽처』에 대한 찬사가 너무 대단하여 그 책을 읽고 싶은 유혹에 휩싸였지만, 다른 소설처럼 나를 실망시킬까 봐, 그냥 포기했다. 이번에는 출간된 『템테이션』은 '논스톱 페이지터너', '『빅 픽처』를 능가하는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또 다시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랐다. 나도 그런 말에 혹하여 읽고 싶었지만, 마찬가지 이유로 읽지 않다가, 신간평가단이 이달의 소설로 이 책을 선정하여 읽게 되었다. 그런데 '논스톱 페이지터너'라는 찬사가 크게 틀리지 않은 듯 하다. 처음에는 한 장씩 끊어읽었는데, 후반부(2부)는 정말 단번에 읽었다. 이렇게 매혹적인 이야기일 줄 누가 알았는가! 나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이야기 전개 능력에 감탄했다.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은 그의 이야기는 한 마디로 말해 성공, 실패, 재기다. <셀링 유>라는 시트콤이 대박을 치면서 시나리오를 쓴 무명 작가 데이비드 아미티지는 한순간에 스타로 부상하고, 거기에 너무 들뜬 나머지 바람을 피다가 아내와 이혼을 하고 만다(1장부터). 그리고 이백억 달러의 부자 필립 플렉이 시나리오의 공동 작업을 제의하고, 데이비드는 필립의 섬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은 다음, 돌아온다. 그러다가 작가에게는 사형 선고와 다름없는 '표절' 의혹이 제시되고, 아미티지는 몰락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그에게 반격의 기회가 주어지고, 그는 재기에 성공한다. 사실 이렇게 놓고 보니, 『템테이션』의 스토리는 그렇게 유혹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것일까? 데이비드 아미티지는 그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돌아보듯이 이렇게 말한다.

 

 왜 그럴까? 어떤 이야기라도 이야기에는 위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 인생 이야기도,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의 인생 이야기도, 지금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의 맞은편의 앉아 있는 사람의 인생 이야기도, 모든 인생 이야기에는 위기가 있다. 세상 모든 일은 결국 이야기다.

 

 '성공, 실패, 재기'의 공식을 보니 떠오르는 소설이 하나 있다. 얼마 전에 출간된 최민수 작가의 『능력자』이다. 데이비드 아미티지와 남루한은 모두 글을 쓰는 작가이다. 그들은 각자 벽에 부딪힌다. 할리우드의 법칙과 사회의 무관심이라는 벽 말이다. 할리우드의 법칙은 무엇인가? 미국의 극작가인 고어 비달이 말한, "성공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실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엄청난 환영을 받다가도 무시를 받으며 쫓겨나는 곳이다. 사회는 작은 정보에 민감하게 움직여,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다. 특히, 언론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는 무서운 도구이다. 돈과 명예는 그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유혹과 위기에 어쩔 수 없이 부딪혀야 하며, 거기서 살아남아야 한다. 능력자가 되어야 한다.

 

 시나리오와 할리우드라는 한정된 소재를 다루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템테이션』은 사회와 한 인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데이비드 아미티지는 마치 로스엔젤레스에 사는 것처럼 도시를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돈과 명예를 얻으며, 유혹에 시달린다. 그런 점에서 이 급진적이고 이기적인 인물은 딘 쿤츠의 『살인예언자』의 주인공 오드 토머스를 연상시킨다. 『템테이션』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며, 오드 토머스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사건은 그들 스스로의 판단과 행동에 의해 진행되며, 자신만이 그 책임을 맡아야 한다. 이것이 가혹하지만, 사회의 법칙이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단연코, 실존하는 인물 같다는 것이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한 인간을 창조해내는 데 성공했다. 언젠가 그의 <셀링 유>가 이 사회에 나타나길 바란다.

 

 여담: 어떤 독자들은 궁금해 할 것이다. "왜 그 잘 나가는 <셀링 유>의 대본을 소설 내에서 공개하지 않은 것인가?"

 나는 대신 대답할 것이다. "초조해 할 필요 없어. 이 소설이 바로 <셀링 유(Selling You)>니까. 이 소설의 상황이야말로 시트콤 같지 않아?"

 

 그리고........ 에밀리 디킨슨을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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