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한 자전거 여행 창비아동문고 250
김남중 지음, 허태준 그림 / 창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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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이 줄 수 있는 삶의 해답을 조금은 이해한다.

자전거 여행이면 어떻고, 걷기 여행이면 어떻고, 부티나게 돌아다니는 여행이면 어떠랴! 어떤 여행이든 일상에서 벗어나, 좀 더 객관적으로 일상을 주시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것이 바로 여행이 가지는 특유의 풀이법이다. 무언가 삶에 지쳐버렸을 때, 무언가 생각하고 싶을 때, 무언가 잘못된 것 같을때, 나는 여행을 떠올린다.

 

이 책에는 자전거 여행에 우연히 동참하게 된 호진이가 나온다. 삼촌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채 엄마, 아빠의 싸움과 연이은 이혼 이야기에 집을 나와 삼촌에게로 가게 된 호진이다.

호진이의 가족은 단지 세명 밖에 안되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어린 호진이는 그 상처가 특히 더 클 수 밖에 없어 결국 집을 나오게 된 것이다.

호진이의 삼촌은 세상에서 흔히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많이 한 것도 아니다. 언제나 가족들의 냉대를 받고, 홀대를 받는 사람이다.

무언가를 기대하고 삼촌에게로 간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호진이는 아무런 편견없이, 어떤 선입견도 없이 삼촌의 삶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삼촌과 함께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호진이는 더불어 자신과 자신의 가족도 되돌아본다.

아무런 편견없이, 선입견없이 자신만의 잣대로 세상을 보는 법도 배운다.

 

지지고 볶는 구질구질한 소설이 되지 않았던 건 다행이도 청소년 소설이라는 것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오히려 그 덕분에 소설은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어른이 보기에도 감동적인 성장 소설이 되었다.

적당한 순간, 감동스럽고 슬프고 벅차오르고 화가 나고 행복해진다. 그리고 어른보다도 더 어른스러운 호진이의 모습에 괜시리 뿌듯함마저 느끼게 된다.

아이인 호진이가 여행을 끝마친 후 가족들에게 내미는 손은 그래서 더 따뜻하고,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해주고 싶을 만큼, 그렇게 단담함을 가졌다.

책의 제목은 ‘불량한‘ 자전거 여행이지만, 전혀 불량하지 않은 아니, 오히려 다른 이에게 해보기를 권유해보고픈 자전거 여행을 함께 한 듯 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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