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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의 정도 -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강현주 지음 / 지식너머 / 2019년 3월
평점 :
We all lie..
지난 겨울 우리의 심장을 쫄깃하게 했던 스카이 캐슬. 그 주제곡은 그 첫 소절이 참 인상적이다. 에듀 호러물이란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간담이 서늘했고, 피 한방울 없이도 붉은 선혈에 압도 된 듯 했다.
지금 대한민국 상위 1프로의 현실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내었기에 그만큼 더 놀랍고 무서웠으리라.
알고 싶지 않았던 아니 몰라도 좋았을 그들만의 리그가 이제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비단 금수저나 상위 1프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평범한 많은 이들도 그 대열에 합류하는 설국열차에 올라타고 있다.
공부, 그리고 학벌과 성공으로 가는 그 열차에 이미 브레이크는 없다. 어떠한 수단을 통해서라도 꼭대기에 올라가야 한다는 그 강박이 더 많은 이들을 불행하게 만들기 전에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드라마에서처럼 잘못된 방식으로 삶까지 송두리째 흔들려서는 안 된다. 카더라 하는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어서도 곤란하다. 우리는 드라마가 아닌 현재에 살아야 한다.
다행히도 입시라는 큰 문턱을 넘기 전 우리에게는 12년이라는 긴 시간이 주어진다. 길을 잃고 헤매더라도 충분히 제대로 다시 갈수 있을 만큼 짧지 않은 시간이다.
남이 이끄는 데로 의존한다면 그 결과를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한다. 입시를 앞둔 아이와 우리 스스로가 최소한의 전문가가 되어 보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이다.
입시의 정도는 20여년 간 강남 사교육에서 활약한 입시 컨설턴트 강현주의 책이다.
입시 최전방에서 최고의 교육기관을 이끈 베테랑이자 코칭 전문가. 그녀가 제안하는 로드맵을 한 번 따라가 보자.
출발점은 미취학부터이다. 독서 논술, 지능 및 영재성 검사, 사고력 수학과 영재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때이다.
영어 유치원과 어학원을 거쳐 영어는 이미 저학년에 완성시켜야 고학년에 오로지 수학에 집중할 수 있다. 원서읽기와 회화 그리고 토플과 같은 영어 공인 성적도 놓칠 수 없다.
무엇보다 전 시기를 막론하고 현재 대한민국의 입시의 꽃은 단연 수학이다. 수학 실력이 대학의 문을 좌우한다. 그만큼 아이들을 수학에 집중한다.
초 5-중 2까지 많은 아이들이 사춘기를 겪는다. 이 시기를 잘 견뎌 낸 아이들은 고교 입시에 사활을 건다.
고교 입시는 대체로 영재교를 선두에 둔 특목고, 과학고와 자사고 그리고 일반고 등으로 나뉘어진다. 고등학교 진학의 방향에 따라 공부의 깊이와 방법 또한 철저히 다르다.
영재교를 포함한 특목고 입시는 주로 수 과학 쪽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의 최종 집결지로 모든 사교육의 총 집합체라 할 만 한다. Kmo(수학 올림피아드)를 위한 텐 투 텐은 방학마다 이루어진다. 약 800명을 뽑는 영재교에 만 명이 넘는 응시자가 그 열기를 증명한다. 가히 최상위 포식자인 셈이다. 영재교 진학에 실패한 아이들은 고스란히 과학고 입시에 흡수된다. 의대나 약대 진학자는 일반고 최상위로 수렴한다.
대입 입시에는 여러 전형이 존재하지만, 현재 대입 전형에서는 단연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이 강자다.
학종은 학생의 성적 뿐 아니라 모든 영역의 성취와 정성을 평가하는 전형이다. 이제 대학은 성적만을 원하지 않는다. 좋은 성적은 물론이거니와 리더십과 인성, 다재다능한 융합형 인재를 원한다.
학종을 통한 대학입시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서 자기 소개서(자소서)와 생활기록부(생기부)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독서 기록과 과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세특) 그리고 면접도 놓쳐서는 안된다.
수시에서 기회 균형 전형은 의외의 꿀 전형이 될 수 있지만 논술 전형은 단계적 폐지에 처해 있다. 반면 정시는 내신이나 비교과 성취가 좋지 않은 학생들의 최후의 보루이다. 주로 수능점수 100%로 내신의 부담에서 벗어난 N수생(재수생 및 삼수생을 포함한 표현)을 위한 전형이라 볼 수 있다.
공식적으로는 초등 1학년에 12년 입시 로드가 출발되고, 초 5~6에는 중등과정으로 도약한다. 중 3 사춘기를 끝내고 본격적인 고등 입시가 시작되며, 고1 여름방학은 역전의 발판이 된다. 그리고 고2 여름방학은 대학 입시의 마지막 승부점이 되는 것으로 요약 할 수 있겠다.
책 군데 군데에 합격을 이끈 실제 자소서와 성적표도 실려 있다. 기본적인 입시용어부터 각 학교별, 전형별 입시 자료들이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국영수 공부법, 실패 없는 사교육 활용법, 2022년 개편된 대입 핵심 정보도 부록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강남 대치동의 입시법이라 하여 처음엔 다소 부담으로 다가온건 사실이다. 하지만 의외로 소탈하고 기본적인 정보와 방법들로 편안하게 입시에 다가서게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아직 입시를 접하지 않은 이에게도 입문서로 제 격이다. 또 입시를 한번 다시 정리해야 할 이에게도 편안한 책이 될거라 느껴진다.
입시의 정도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누군가가 말하는 정보와 방법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수백 수천 명의 아이마다 각자 자신만의 수백 수천가지의 로드맵이 필요하다.
가장 바른 입시의 정도는 자기에게 가장 최적화 된 방법을 찾아 부모나 타인에게 이끌려 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주도하여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알려진 대로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정말 대단한 인재들이다. 이렇게 까다로운 입시과정을 거쳐 선발되고, 또 공부하여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해 내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로드맵이 펼쳐지기를 바라본다. 왕도(王道)만이 아닌 바른 길(正道)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