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나를 위해 펜을 들다 - 인생이 즐거워지는 아주 사적인 글쓰기 예찬론
김진 지음 / SISO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마흔 그리고 불혹..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

공자님께서 남기신 말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마흔에 가장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

소중하게 지켜 오던 신념도, 나 자신에 대한 믿음도 송두리째 흔들렸다. 바람에 흩날리듯 연약하게 그리고 유약하게..

그때부터 나를 붙잡아 줄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나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열심히 사람들을 만났다. 옆집 엄마들 사이를 기웃대 보거나 운동과  그림도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번 반복되는 공허함이 그것이 해결책이 아님을 알려주었다.

내가 아닌 남에게서는 또는 내면이 아닌 바깥에서는 도저히 해결 할 수 없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

열심히 책을 읽었다. 잡념을 떨치기 위해서 가장 조용한 나를 만나기 위해서 말이다.

성현의 지혜로 빈 마음을 채워갔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지만 서서히 마음의 작은 평화가 흔들리는 나를 조금씩 붙잡아 주기 시작했다.

이제 불혹을 두 해 더 넘긴 지금 어느덧 단단해진 것 같다. 그리고 이제는  마음속에서 글이 쏟아져 나오려고 한다. 자꾸만 메모하고 싶고 내 마음과 깨달음의 흔적을 남겨두고 싶다.

[마흔. 나를 위해 펜을 들다]는 그때 내 마음을 표현한 책 인것 같아 반가웠다.  마흔이란 이정표가 인생의  큰 길목에서 바른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 준 것처럼 저자도  그런 생각을 했음에 동지애가 느껴졌다.

저자는 어릴 적 부모의 이혼이라는 불안정한 상황으로 유년시절을 우울하게 보낸다.  말수도 적고 표현에 서툴렀던 어린 그는 발길 닿는 대로 걸어다니며 자신의 외로움을 달랜다. 어린시절의 공허함이 늘 마음속에 존재했지만, 그 감성과 기억들을 가슴속 한켠에 담아 둔다. 어른이 되고 그 때의 가여운 자신을 다시 마주한다.

 그리고  고이 담아두었던 그 감정들이 밖으로 밀려나온다. 자기도 모르게 글쓰기에 빠져들었다. 글을 쓰면서 그는 글을 쓰게 하는 실체가 사랑 그 자체임을 깨닫는다.   자신의 마음과 조용히 만나는 순간임을 말이다.

특히 "일상에 대한 관심의 글의 재료다"라는 그의 말에 크게 공감한다. 사소한 일상의 일들도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보아내느냐에 따라 의미없는 순간이 되기도 하고 마음속을 채우는 귀한 순간이 되기도 한다. 사랑이 글쓰기의 실체라는 말도 의미를 같이 한다 볼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글쓰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거창할 것 없이 누구나 작가가 될수 있을 것 같다. 그러한 가벼운 접근이 오히려 글쓰기에 더 다가갈수 있는 힘을 준다.  사실 글쓰기의 기법이나 방법론도 기대하였기에 그 부분이 아쉽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펜을 들 용기를 주었기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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