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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끼 때문에 고민입니다만, - “내 새끼지만 내 맘대로 안 된다!”
서민수 지음 / SISO / 2019년 5월
평점 :
누구나 내 새끼 때문에 고민한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똑똑하게 키울까, 또 어떤 직업을 가지면 좋을까 하고 열심히 아이의 인생을 설계하고 치맛바람 한번쯤은 일으켰을 법 하다.
그러다 좀 더 자라면 어느새 내 아이의 한계를 깨닫는다. 공부가 전부는 아니니 그저 바르게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하는 소박한 꿈을 꾸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 소박한 꿈이 아니다. 이제 아이를 바르게 키운다는 것이 너무도 힘든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요즘 많은 아이들이 자꾸 아프다. 몸이 아픈 것이라기 보다 마음이 병들고 아프다.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사회는 변화되, 가정의 전통적인 기능과 역할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반면 매체와 가상 공간, sns 등의 새로운 세상이 급속도로 비대해지면서 점점 아이들의 삶을 채운다. 무분별하고 자극적인 공간이 유혹들이 사방에 들어서 아이들을 흔든다. 순진한 아이들의 영혼을 갉아 먹기 쉬운 것이다.
옛날 아이들과는 비할 수 없을 만큼 수 많은 유혹과 위협에 처해 있는 아이들이 위태롭다.
우리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나약할 수 밖에 없다. 선과 악의 기준, 도덕과 그릇됨의 잣대가 막 생겨나는 걸음마 단계이다. 몸은 자랐지만 마음은 아직 어리다. 누군가의 애정깊은 보살핌과 지도가 없다면 잘못된 방향으로 어긋나버린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부모와 학교 그리고 사회의 바른 안내가 절실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대장님"이라 불리는 서민수 경위가 이 책을 쓰게 된 것도 바로 그런 절심함이 아닐까 한다.
그는 [ 내 새끼 때문에 고민입니다만,]이라는 책을 통해 그가 만난 소위 비행청소년들과의 에피소드들을 진솔하게 전한다.
그의 아들 역시 중학교때 심한 방황을 겪었고, 그 일을 계기로 청소년 업무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는 매 년 천 만원이 넘는 자비를 들여 "청바지( 청소년이 바라는 지구대)"라는 단체를 운영하고, "밥팅"을 통해 언제든 아이들이 편하게 연락하여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 하고 있다.
자신의 돈과 애정 그리고 시간을 아끼지 않고, 일부러 밥을 사주면서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심지어 자기 아이에게도 그만한 정성을 들이기 쉽지 않은 바쁜 오늘날이 아닌가....
실로 그에게 그 아이들은 [내 새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민입니만...]인 것이다.
그가 들려주는 사건들에서 느낀 것은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 부재와 소홀함이 아이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내모는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이다. 조금 더 부모가 제자리를 지키고, 조금만 더 사랑으로 보듬었다면 하는 아쉬운 순간이 많아 안타까웠다. 다시 한번 부모의 바로 서기가 내 아이들의 바른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열쇠임이 절실하게 와 닿았다.
또한 요즘 아이들이 상시로 접하는 휴대전화와 Sns, 가상 공간과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세계로부터 어떻게 아이들을 지켜나갈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바른 대책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나 역시 과연 아이들에게 휴대전화를 허용해야 하는 건지에 대한 원론적인 고민이 생겨났다. 최근 프랑스나 영국에서는 초중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전자기기와 휴대전화를 전면 금지하였다. 그 기사를 보고 사실 그렇게 까지 해야 하는 것인가 또는 아이들에게 자유를 빼았을 권리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비단 이 책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현재 청소년 관련 문제의 대다수의 원인이 그 점임을 깨닫는고 나니 심각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초등학교 5학년인 내 아들은 아직 휴대전화도 없고, 인터넷도 잘 활용하지 않는다. 아직은 아날로그에 가까운 아이이다. 그 부작용을 알기에 미루고 미뤄온 터이지만 언제든 디지털을 허용해야 하기에 그 고민에 무게가 실리는 것 같다.
세상 모든 부모에게 자식은 영원한 고민거리일 것이다. 내 아이를 사랑하기에 또 더 잘 되기를 바라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만큼 고민이고 힘이 들것이다. 아마 영원히 풀리지 않을 미스테리이지 않을까?
[내 새끼 때문에 고민입니다만,,]은 제목 끝에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를 달아두었다. 아마 우리 부모들과 사회가 "고민입니다만,"이란 말 그 뒤에 이어질 해답을 진심으로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아이 뿐 아니라 남의 아이를 위해 고민하는 그의 마음이 참 따뜻하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