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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산업 - 하 - 소설 대부업 ㅣ 기업소설 시리즈 1
다카스기 료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현대에서 빚이 없이 사는 삶을 살기란 쉽지가 않다.
크게는 주택을 구입할때 드는 주택담보대출부터 시작하여 너무나 흔하고 편히 사용하는 바람에 빚이라고 인식조차 하지않는 카드대금 역시 엄격하게는 빚이다.
미래의 내 자산이나 월급을 담보로 미리 빌려 쓰는 것이 빚이라고 하는데 사실 여기에 가장 적합한것이 신용카드가 아닐까 싶다.
이 책 `욕망 산업`은 엄격하게 말하자면 카드산업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고 소비자 금융이라는 말로 미화시키고 있지만 이른바 대부업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일본 최대 대부업 업체인 `다케후지`의 부패한 형태를 고발한 일종의 르포소설과도 같다.
작가의 전작 역시 은행의 부정부패를 그려낸 `금융부식열도`라는 작품으로 인상을 남겼는데 아마도 작가가 기자출신이었다는 점이 현경제에 필요악이라고도 할수 있는 소비자 금융업체의 부정과 작태를 고발하는데 크게 작용하지않았나 생각한다.
우리에게도 어느 새 익숙해진 소비자 금융업체들...지상파 방송에는 아직 등장하지않고 있지만 유선방송이나 지상파를 제외한 모든 광고 지면에 등장해서 강력하게 싼이자를 내세워며 사람들로 하여금 돈을 쓰기를 유혹하고 종용해 대는 그들의 작태를 보면서 위기를 느낄때가 많았다.
그리고 그런 유혹에 너무나 쉽게 넘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불안을 느꼈었는데...이 책에는 그런 마치 복마전같은 소비자 금융에 대해 좀 더 잘 알수 있도록 소설적 재미를 더하고 있다.
시중은행인 제도은행에서 차기 은행장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오미야는 당연한 수순인 부행장에서 낙천되고 제도은행의 자회사인 제드크레디트 은행으로 발령된다.이른바 좌천인사이자 은행장후보에는 실질적으로 물러나게 된것..이에 억울하지만 심기일전하여 크레디트 사업 즉 카드 사업에 사활을 걸어 업계 최하위였던 제도 크레디트를 임기2년만에 업계 2위 자리에 등극시키고 조만간 업계 선두에 나설뿐 아니라 기존 카드업계에선 생각도 못했던 미국카드와의 공조를 통해 외국에서도 사용가능하도록 만들면서 업계에 이름을 드날리지만 본인 특유의 독단적이고 직설적인 성격으로 인해 적을 만들어 여기서도 연임에 실패하게 되면서 평소에는 대부업이라고 얕잡아보던 도미후쿠로 전직하게 된다.
도미후쿠를 이끄는 인물은 야쿠자출신이라는 소문이 있는 어딘가 수상한 인물이지만 자신을 몰라봐주는 제도은행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이곳 도미후쿠에서 카드업에 진출하여 분풀이하고자 하는 욕심에 무리를 하여 전직하게 되지만 이곳 사정은 처음 생각과 달리 그가 운신할수 있는 폭이 제한되어있다.그야말로 사장이자 오너인 사토무라 본인의 말에 따라 모든것이 결정되는 사토무라 본인만의 회사였던것...
불법 채권추심에 지점마다 무리하게 할당된 대출로 인해 점점 회사에는 불량채권이 늘어가지만 사토무라는 사치와 낭비를 일삼고 여직원과 성적인 관계를 유지할뿐 아니라 점점 그 도가 지나치는데 아무도 그를 말리기는 커녕 회사분위기마저 비도덕적이고 음란하게 흘러가지만 아무도 잘못되었다는 인식조차 하지않는다.
이에 오만하지만 정도를 걷는 인물인 오미야가 적극적으로 그에 대항하지만 역시 온갖 일을 겪어왔던 사토무라에겐 역부족일뿐 아니라 그의 뻔번하고 부끄럼을 모르는 성격은 도저히 엘리트이자 상식적인 인물인 오미야가 감당하기엔 힘들다.더군다는 사토무라주위엔 그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도 마다않는 사람들이 포진해 있어 점점 자신의 자리에서 고립됨을 느끼는데..
이 소설의 배경이 1980년대라는 게 놀랍다.
마치 오늘날 우리나라의 대부업의 현재를 보는것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부업업체의 문제점이 다 들어있다.
높은 이자율과 불법 채권추심,끝없는 전화로 대출금회수를 하는 악질적인 방법등...
개인적인 생각으론 제 1금융권에서 돈을 빌릴수 없는 사람들중 긴급자금이 필요한 사람에겐 그들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빌려준다는 순기능이 있음을 인증하지만 그럼에도 어느새 우리나라 소비자금융전체에 슬며시 진입하여 업계를 리드하고 있는 일본계 대부업체에 대한 불만과 그들이 돈을 벌어가는 작태에 불만이 있기에 그들의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이며 마치 구멍가계와도 같은 사업형태를 꼬집은 이 소설이 흥미롭기도 했다.
특히 소설속 주인공인 오미야와 모든면에서 반대의 길을 걷어왔고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토무라의 대결아닌 대결구도가 흥미롭기도 했지만 업계 선두를 이끌어가고 수억엔의 자본금을 움직이고 벌어들이는 대부업체의 형태는 그럴듯한 겉모습과 달리 속사정은 구멍가게와 별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그들의 사고는 일반적인 사람이 생각하는 상식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고 있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정치계와 연계된 결탁과 과잉융자,겉으로는 마치 소비자의 필요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듯 선전하며 소비자 금융이라는 말로 치장하지만 그들의 본성은 결국 피냄새를 맡으며 몰려들어 물어뜯어 결국에는 뼈만 남기는 상어와도 같은 속성을 지닌 자들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들게한다.그들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복마전을 보는듯하다.
이렇듯 파국을 치달아가는 두사람의 대결구도가 마치 뚝 끊기듯 끊긴점은 솔직히 아쉽기도 하고 뒷마무리가 덜 된듯한 느낌이 들어 아쉽기도 하다.
이야기 전반에 흐르는 대부업계의 내부사정이나 그들이 벌이는 작태를 보면서 돈이면 안되는게 없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천박하기 그지없는 사상이나 철학에 씁슬함을 느끼게 한다.
어쩌면 그들의 생각이 일반사람과 크게 차이가 나지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배금주의,소비지상주의로 물든 우리의 모습을 다시 들여다보게 한 책
그들의 이런 작태가 용인된건 우리 모두의 책임이란 걸 새삼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