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변주곡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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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때의 그 반짝거림이나 다른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 타인에의 연민,혹은 삶의 무게를 드러내는 감성을 잘 드러내는 글이 바로 에세이라는 장르가 아닐지..

그래서 이런 에세이는 젊었을때보다 오히려 나이들면서 더 공감이 가고 가슴에 와닿는것 같다.

젊었을때는 자신의 젊음에 취해 혹은 스스로의 감정에 취해 주변을 돌아볼 이유도 여유도 없었기에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조금씩 상처를 받아 그 상처에 내성이 생기고 자신에게서도 조금은 관대해졌을때에야 비로서 다른 사람의 감정에 동조가 되고 공감이 되는것 같다.

그런탓인지 부쩍 감상적이 됨을 느낀다.

예전에 즐겁게 듣던 음악에서 문득 슬픔을 느끼고 덤덤하게 표현한 글에서 찌르르 가슴에 와닿기도 하고...모두 웃는 장면에서 주인공의 심정이 와닿아 혼자서만 찔끔 눈물 흘리기도 한다.

이 책 `반짝 반작 변주곡`이 그러한것 같다.

이쁘기도 하고 찌르르 하기도 하고 맞아맞아 공감하기도 하고...

황경신의 감성에세이는 처음 접했는데..글귀 글귀가 가슴에 와닿는 부분이 많다.

물론 공감이 안되는 부분도 있고 그냥 읽어간 부분도 있지만...특히 지나간 사랑에 대한 글은 무척 가슴에 와닿는 부분이 많은것 같다.

 

이 책은 순서부터 다소 특이하다.

ㄱ,ㄴ,ㄷ 과 같은 자음순서로 되어있고 글의 내용은 그때그때 느낀것에 따라 적은듯 뚜렷한 특징은 없다.

사랑,이별,사물,사람,이야기등 살아가면서 무언가 느꼈던 그 감정 그대로 적어내려간것 같은데 묘하게 와닿는 부분이 많다.

특별한 미사여구나 꾸밈말이 들어간것도 아니고..시같이 정제된듯한 언어도 아니지만 마치 곁에서 조근조근 들려주는 듯한 목소리처럼 느껴지는데..단숨에 읽어내려갈 책은 아닌것 같다.

몇날 며칠을 두고 읽고 또 한번 들쳐내어 읽고 생각날때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으면 되는..그래서 반드시 다 읽어야한다는 부담이 없는 책이 아닐지?

특히 변질되어 버린 사랑에 대한 글이나,이별후의 감정과도 같은 글들은...젊었을때는 몰랐던 느낌이기에 더 마음에 닿는다.

 이 글귀는 젊은 날의 날 돌아보게 한다.

과연 정말 끝까지 가보기는 했던가?

이별을 위한 변명같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같기도 한 이 글은 짧지만 와닿는다.

오히려 치열하게 사랑하고 살았을때는 몰랐던 치졸한 변명과도 같은 글

칼을 든 남자와 같은 글은 마치 눈앞에서 요리하는 남자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칼로 썰고 음악을 들으며 뚝딱뚝딱 뭔가를 만드는 남자의 모습은 어딘지 하루키를 생각나게 한다.

아무도 그녀를 모른다는 기쁠때나 슬플때 혹은 성공하고 있을때나 절망할때 어느순간이든 그것이 설사 피를 나눈 가족이든 심지어는 본인 스스로조차 자신에 대해서는 다 모르지만 그럼에도 나중에라도 그녀의 모든것을 완벽하게 이해해주던 사람이 단 한사람이라도 있었다면 너무나 행복할것 같다는 글은 여자라면 다 마음속으로 꿈구는 로망과도 같은 이야기다

사람이 그 사람을 완전하게 이해하는건...어쩌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 아닐지..그럼에도 그렇다는 점을 인정하면 너무나 삭막하고 쓸쓸하다.

그래서 그녀가 마치 다른 여자의 이야기인듯 써내려간 글이 더 와닿는다.

 

ㄱ에서 ㅎ까지 101가지 이야기에는 위로의 글도 공감의 글도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의 글도 있다.

그래서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도 하고 찡 하며 와닿기도 하고 즐겁게 이야기속으로 빨려들기도 하지만 무겁지도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다.

그저 자연스럽게 느껴질뿐....

에세이의 특징을 제대로 살린 글들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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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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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늘 나를 지켜보고 있다.

항상 감시당하고 내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면서...조금씩 조금씩 나에게 자신이 나를 지켜보고 있음을 알려온다.

언제부턴가 스토커라는 새로운 유형의 범죄자가 등장했지만 스토킹을 당하는 당사자는 물론 그 가족까지 피를 말리는 고통을 당함에도 불구하고 상해를 입히거나 목숨이 직접적으로 위협받지않는다는 이유로 그 죄의 댓가가 너무 가벼운것에 대한 시사고발프로를 본 적이 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스토킹을 당해본적이 없기에 그들이 당하는 심정 고통이 얼마나 대단하고 그 스트레스가 이루 말할수 없다는걸 그들의 고백을 듣고서야..아....그 사람들의 고통이 참으로 엄청 나겠구나 하고 깨달은 적이 있는데 어느새 전세계적으로 이렇게 스토킹을 당하는 피해자가 늘고 있고 피해자의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이 책 `그림자`는 그런 스토킹을 당하는 피해자를 그린 이야기이자 그녀가 느끼는 심적 고통과 그 압박의 강도를 차츰 차츰 늘려서 읽는 사람도 당하는 그녀처럼 점차로 숨이 막혀 질식할것 같은 느낌을 갖게한 책이다

왜 그녀 카린 지에벨이 프랑스 심리 스릴러의 아이콘이라고 하는지 읽어보면 공감할수 밖에 없다.

 

광고회사에서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인 클로에는 어느날 파티가 끝난후 집으로 가는 도중에 만난 후드티를 입은 낯선 그림자를 만난후 모든 일상이 악몽으로 변하고 만다.

검은 후드티를 입고 얼굴을 가린 그는 단지 그녀를 따라와 말도 없이 위협적인 모습으로 겁을 주고 사라졌을뿐인데 그 이후로 그녀의 생활속으로 은밀하게 숨어들어와 느닷없이 모습을 보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그를 본 적이 없다.

누군가가 그녀의 집안으로 들어온 흔적이 있고 산 적이 없는 물건으로 냉장고를 채우고 악세사리가 사라졌다 나타나고 분명 문을 잠갔는데 문이 열려있는등...얼핏보면 아주 사소한 작은 문제들을 만들어 클로에의 신경을 날카롭게 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이야기를 심각하게 듣거나 심지어 믿으려고 하지를 않고 오히려 그녀에게 신경정신과적 치료를 권하는 상태가 된다.

게다가 그녀가 다니는 광고회사에서 부사장직에 있는 그녀는 곧 회장선출을 앞둔 중요한 때인데 언제부턴가 신경이 날카로어져서 잠을 못 이루고 안정제 없이는 견디기 힘든 상태가 되지만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심지어 경찰조차도..

이런 클로에에게 유일하게 그녀의 말을 믿고 다가온 사람이 바로 강력계 형사 고메즈

그는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는걸 기억하지만 뚜렷한 증거도 증인도 없을 뿐 아니라 결정적으로 그가 한 실수로 인해 정직처분을 받은 상태라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태인데...

 

 

분명히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위협하고 스토킹을 하고 있는데 주변 사람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이 그가 존재함을 알고 있다면 그런 상황을 이겨내기란 참으로 어렵지않을까?

책속 주인공인 클레어가 지금 처한 상황이 그러하다.

더군다나 그녀에게는 불리하게도 오로지 자신이 이기고 앞으로 나아가는것에만 모든 관심을 가지고 주변사람을  잠재적인 적으로 인식하는 그녀의 성향때문에 힘든일이 생겼을때 의논은 커녕 힘이 되어줄 사람 하나 없는 그야말로 완벽하게 고립된 상태이기에 그녀가 느끼는 공포와 좌절감은 더욱 클수밖에 없고 혼자서만 외롭게 투쟁하던 그녀가 조금씩 불안과 공포로 잠식되어 가는 과정을 참으로 숨막히게 그려내고 있다.

보통은 주인공을 호감적으로 그려내기 마련인데 이 책의 주인공인 클로에라는 캐릭터는 호감이 가는 캐릭터라기 보다는 너무나 제멋대로고 신경질적인데다 출세지향적인 자기애로 똘똘뭉친 사람이기에 처음 그녀가 당하는 장면에선 동정심이나 연민이 생기긴 어려웠지만 그녀가 그렇게 될수 밖에 없었던 과거의 사연이 밝혀지고 난 후 당당하고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던 커리어우먼인 그녀가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그 공포감에 지지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다 결국엔 허물어져 가는 과정을 보면 읽는 사람도 그 감정이 전이되어 그림자의 존재에 분노하게 되고 어느새 그녀의 편이 되어 그림자의 존재가 모두에게 드러나길 기대하게 된다.

또 다른 주인공인 고메즈라는 인물 역시 강력계형사로선 최고지만 곧 죽음을 앞에둔 아내를 보면서 매일매일 절망하고 아파하는 상처투성이의 인물이자 밖으로는 가면을 쓴 채 말썽꾸러기 익살꾼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중적인 인물이자 스스로 고립되기를 자처한 인물이다.

이렇게 얼핏보면 비호감인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고 아무도 믿지않았던 그림자의 존재를 믿어주는 유일한 인물이자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관계가 되지만...아무도 그들을 도와주지도 믿어주지도 않는데서 오는 절망감은 읽는 내내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끝까지 긴장감이 잘 유지될뿐 아니라 통속적이고 뻔한 결말을 맺지않은 점 역시 이 책을 높히 평가하게 하는 부분이다..

사방에서 클로에를 조여오는듯한 불안과 공포를 그녀가 어떻게 느끼는지, 강력하고 자존심 강하던 그녀가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어찌나 맛깔나게 표현했는지...내가 그녀가 된 듯 숨이 막혀왔다

한번 손에 쥐면 정말 끝까지 놓을수 없을 정도였기에 그녀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 역시 높다.

다음 작품은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되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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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소네 케이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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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사람은 원래 모든 장르에서 단편을 그다지 좋아하지않는다.

그중에서도 특히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에서의 단편은 잘하면 겨우 본전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단편에 대한 평가가 짠 편에 속한다.왜냐하면 장르의 특성상 반전이나 놀랄만한 트릭이 반드시 필요한데 짧은 글속에 그러한 요소를 담기가 왠만해서 쉽지도 않고 그 요소를 잘 살리는것 또한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 `열대야`가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에 빛나고 데뷔후 온갖 상을 석권한 소네 케이스케의 작품이란 소리에 굉장히 흥미를 가졌다가 단편집이라는 소릴듣고 그 흥미가 약간 반감되엇던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의 이런 생각과 달리 이 책 `열대야는 엄청난 몰입감을 가지게 했다.

쥐자마자 단숨에 읽어내려갈수밖에 없게 한 작품이기에 이제껏 호러라는 장르에 별관심이 없어 그저 이 작가의 이름만 들었을뿐 그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읽어보고자 하는 마음이 적었던 나에게 그의 다른 작품에 대한 관심도가 단박에 올라가게 했다.

짧은 분량의 단 3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열대야...두말이 필요없다.그저 읽어보라고 칭할수밖에...

 

 

찌는듯이 더운 한여름 밤

한적한 산장에서 다섯명의 남녀가 모여있다.

네명의 남자와 한명의 아름다운 미모의 여인...하지만 그들 사이의 분위기는 온화하지않을뿐 아니라 긴장감이 흐른다.

빡빡 깍은 머리의 엄청난 덩치의 남자와 왼손 새끼손가락이 없는 40대의 남자는 돈을 빌린후 갚지못하고 있는 부부를 위협하고 있고 그런 부부와 친구인 남자는 우연찮게 이 소동에 합류한 상태..돈을 구하러 간 남편과 그를 기다리는 여자와 친구 그리고 사채업자간에는 말할수 없는 긴장감이 흐르고...과연 이 날밤 사람을 못견디게 한 열대야는 무사히 지나갔을까?

일본이 가난한 나라로 전락한 미래 어느시점..그 가난의 원인으로 지목된 노인층

그런 노인층을 몰아내기 위한 정부의 노력으로 사회전반에 노인층을 향한 증오가 커지는 가운데 일자리조차 없는 젊은이들은 하루하루 살아가기조차 힘들고 그런 그들의 불만과 원한은 결국 힘없는 노인들에게로 향하게 된다.

과연 악순환은 끊을 수있을까?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수 없지만 죽었다 살아난 일명 소생자가 하나둘씩 생겨난다.

처음엔 살아있는 사람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였던 소생자들...점차 식인에의 유혹이 강해지고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울 즈음에 마침내 폭동이 벌어지고 살아있는 시체들의 환락같은 파티가 벌어지고 난 후 보든것이 달라진다.

 

세편의 단편은 각자 특징적이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열대야에서는 짧은 하룻밤사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맞물려 겉잡을수 없는 방향으로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상황을 블랙유머처럼 그려냈다면...결국에 에서는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초고령화사회의 문제점..즉 젊은 몇사람이 노인 한사람을 부양해야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그려내고 있다.

이제는 장수가 더 이상 축복이 아닌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앞으로 닦쳐올 미래사회가 더 두렵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 단편에서는 그런 사람들의 불안을 끄집어 내고 극대화해놓았다..

노인층의 증가로 복지비및 의료비의 증가는 곧 젊은 층의 세수부담이 되고 결국엔 서로에게 증오의 칼날을 들이밀수도 있는 상황을 참으로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어 생각할수록 오싹하다.

마지막변명은 그의 장기를 잘 드러낸 작품이다.

한두명씩 살아돌아온 자들이 점점 늘어가는 상황과 그들을 통제하지못하는 정부의 모습..그리고 그런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몰라 당황하는 모습들을 묘사했는데...흔히 알고 있던 좀비의 모습이 아닌 우리가 친숙하게 생각하고 잘 안다고 생각했던 우리 이웃의 모습 그대로를 그려내서 인지 무섭다기보다는 흥미로웠다.그리고 뜻밖의 상황까지...

짧은 분량의 글이지만 한번 손에 쥐면 놓을수 없는 묘한 매력을 지닌 책이었고 이런 단편이라면 얼마든지 사랑할수 밖에 없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내 개인적인 취향에는 열대야가 가장 맞지만 그렇다고 다른 단편이 부족하냐하면 그렇지도 않다.

상황상황이 묘하게 맞물려있는데다 반전이 있을수 없을것 같은 상황에서 느닷없이 나타나는 반전...그 반전 또한 억지스럽지않고 반전을 위한 반전이 아니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결국 그가 쓴 장편은 어떨지..한호흡으로 긴이야기를 끌고 갈땐 어떤지 나로 하여금 그의 장편에 대해 몹시 궁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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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독 소사이어티 - 82명의 살인 사건 전문가
마이클 카프초 지음, 박산호 옮김 / 시공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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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느새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흔하게 듣는 소리 `사이코 패쓰`

범죄학을 공부하지않았어도..추리소설이나 범죄소설을 탐닉하지않은 사람이라도 심지어는 초등학생들도 이제는 너무나 쉽게 올리는 단어가 됐다.

그만큼 변화하는 사회에 따라 진화하는 범죄자들을 정의하는 새로운 단어가 필요했고 거기에 맞춰 나온 단어이긴하지만 이렇게 딱 정의하기에 앞서 이미 이런 유형 즉,이제껏 보지 못하고 들어본 적도 없었던 유형의 범죄자들이 있어왔다.

단지 그 누군가가 그들을 일컫는 말로 사이코 패쓰라는 용어로 지정했을뿐...

이렇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그 변화에 발맞춰..아니 그 변화보다 몇배나 앞서 진화하는 범죄자들의 행동 특성이나 특징 ,범죄를 연구하던 사람들 역시 있어 왔다.

최근에야 그들을 `프로파일러`라는 범죄학 전문가로 인정하고 있지만 이렇게 범죄 전문가로 인정 받기 아주 오래전부터 범죄자를 연구하고 우리의 명탐정 셜록 홈즈나 세기의 대도인 아르센 뤼팡과 같은 소설속 주인공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이 바로 프랑수아 비독이라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형사로서 전도 유망하거나 앞길이 창창하고 사명감에 불탔던 인물이기는 커녕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방탕한 생활을 해왔던 인물이자 탁월한 수사관으로서의 감을 지닌 입지전적인 사람이다.

그런 비독을 기려 82명의 살인사건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팀이 바로 `비독 소사이어티`라고 한다.

이 책은 그런 비독 소사이어티에 속한 전문가들이 그들이 해결한 사건들,그들이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땀을 흘렸는지를 기록한 수사일지와도 같다.

 

그들이 존경하고 그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일종의 프로파일러 협회인 `비독 소사이어티`의 전문가들은 전부 살인사건 전무가이자 비독이 82살에 죽은것을 기념하여 82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모든 미해결 사건이나 난해한 사건을 맡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최소 사건이 2년이상 미해결인 상태고 그 범죄수법이 잔인하여 사이코패쓰의 범죄임이 분명하게 보일때 그 사건을 맡아 몇년이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책에선 특히 3명의 전문가들의 활약을 위주로 그려놓았는데...특히 신비한 능력으로 산자와 죽은자의 얼굴을 그려내는 능력이 탁월한 프랭크 팬더의 활약이 눈부시다.

골상학이나 인체학을 전공하지않았음에도 사람의 얼굴을 그리고 입체적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탁월할뿐 아니라 아주 오래전의 모습으로 현재의 모습을 그려내는 데도 탁월하기에 그가 해결하거나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 사건이 부지기수다.

이 책에선 우리에게도 익숙한 사건이 몇 있는데 영화로도 제작되엇던 스카페이스 일명 흉터가 있는 얼굴을 가진 잔인했던 마피아이자 오랫동안 숨어 살았던 앨리보이 페르시코 사건이 그 한 예다.

또한 평범하기 그지없는 선한얼굴로 아내를 비롯하여 세명의 자식을 잔인하게 총살하고 자신의 어머니마저 죽인 회계사를 사건현장의 모습부터 그의 습관과 버릇 행동 패텬을 연구하여 사이코패쓰임을 밝히고 숨어있던 교활한 범죄자인 리스트를 잡는데 성공한다.  리스트 사건은 늘 자기보다 기가 쎈 여자를 아내로 골라 그녀의 지휘아래 자신이 책임지지않기를 바라면서 늘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전형적인 자기 가족 파괴형의 남자 타입임을 밝혀내는 과정이 흥미롭다.

이밖에도 연하의 남자들을 유혹하여 잔인하게 도륙했던 냉정한 여장부 스타일의 레이샤 사건같은건 권력을 지향하는 여자 사이코패스의 존재에 대해서 잘 알려지지않았기에 더 놀라웠고 그 범죄 수법의 잔인함과 대담성에 놀랐다.

 

이렇듯 사건 현장을 발로 뛰고 늘 범죄자들의 심리를 연구하고 행동 패턴을 조사하는데다 필요하다면 터부시되는 점술가의 도움마저도 받아 들이는 그들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40년이 넘는 세월을 바친 형사도 있다는 점에는 그저 놀랍다는 말을 할수밖에 없을듯..

이렇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오랜세월 노력하고 봉사하는 그들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낄수 밖에 없다.그런 그들의 노력은 아무나 할수 있는것이 아니기에...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낸 사건집이기에 다소 딱딱하다고 느낄수도 있지만 작가는 가급적 픽션같은 느낌이 들도록 노력한것 같다.

많은 전문가중 캐릭터로 가장 어울릴만한 사람들을 주축으로 그려놓은점이라든가...혹은시신없는 살인사건이나 마피아와 킬러가 관련된 사건, 여자 사이코패쓰 사건과 같이 많은 잔혹 범죄중 독자의 흥미를 끌만한 사건을 내세워 프로파일러의 세계및 머독 소사이어티의 활약을 그려낸 점을 보면 많은 노력을 한것이 눈에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집의 형태를 띌수 밖에 없기에 다소 딱딱하고 늘어지며 평면적인 구조를 벗어나기 힘들었던것 같다.

프로 파일러의 세계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이들의 활약상을 그려낸 이 책이 도움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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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7일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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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면서 나오는 족족 인기에 올랐던 이사카 코타로

나 역시 그의 책은 왠만한건 다 모았을 정도로 그의 책을 좋아했더랬다.

이런 이사카 코타로이지만 일본에서도 그의 작품중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가 바로 이 사신 치바라고 한다.

비를 몰고 나타난 사신 즉 우리말로 치면 저승사자 같은 치바는 참으로 생경한 캐릭터엿다.그의 조사여부로 사람들의 삶과 죽음이 결정된다는 것인데...이런 다른사람의 생과 사를 좌우 할수 있는 선택의 순간에도 그는 너무나 성실하고 근면한...마치 일반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주는것이 블랙유머같은 느낌이랄까? 생경한듯 하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캐릭터였다.

사람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사람의 눈에 보이지않는 귀신같은 존재도 아니면서 마치 판결자와 같은 모습을 한 채 누가 들어도 가슴아프거나 당연히 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할만한 사연에도 불구하고 당연한듯 감정의 치우침없이 자신의 일을 처리하는 신과 비슷한 존재 치바

이번엔 또 어떤 상대와 7일간 함께 할지 그 사연이 궁금해진다.

 

제법 잘나가던 작가 야마노베의 처지는 요 1 년새 바깥출입을 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지옥이었다.

외동 딸인 나쓰미가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했을 뿐 아니라 그의 이런 처지에도 불구하고 기삿거리가 된다는 이유로 처참하게 그의 사생활이 드러나고 피의자가 잡히기전엔 중요한 용의자 취급마저 받았던 것

그런 그와 그의 처 미키가 죽음과도 같은 삶을 버틸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딸아이 나쓰미를 죽인 자를 자신들 손으로 직접 복수하겠다는 일념 하나였고 이제 겨우 그 유력한 용의자였던 혼조가 증거 불충분으로  1심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풀려난 시점에 그들을 찾아온 이가 있었다.

바로 우리의 사신인 치바

그가 나타났다는 건 이 들 부부의 운명이 기로에 섰다는 것인데..과연 늘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면서도 인간의 삶에 있어 참견이나 동정 같은걸 하지않는 그의 선택은 사랑하는 자식을 잃고 모든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이들 부부에게도 역시` 보류`가 아닌 `가`일지 궁금해지는데...

 

책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죽음이란 말과 관용이란 단어였다.

늘 죽음이 두려워서 자식과 가정을 돌보지않고 자신의 일에만 매진했던 야마노베의 아버지와 다른 사람에게서 잊혀지는것과 지는것을 못견뎌해 다른 사람의 목숨을 아무런 죄책감이나 죄의식 없이 빼앗으면서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스스로에게 증명하는 혼조는 그래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이런  혼조로부터 자신들이 가장 사랑하는 자식을 잃어버린 야마노베 부부는 과연 관용을 베풀어야만 할까?

아님 그 누군가의 말마따나 관용은 불관용에 불관용해야만 할까?

`복수하지마라 복수는 신의 것`이란 말이 있지만 야마노베부부는 자신들의 삶이 무너진 그날 이후로 두 사람사이에 마치 약속처럼 복수를 결심하고 모든것을 계획하지만 그들 역시 보통의 사람들이라 계획대로 되지않고 이 부분에서 우리의 치바가 중요한 역활을 하고 있다.

연이은 실수와 판단착오를 하는 이들 부부보다 훨씬 더 냉철하고 냉혹하며 단 한점의 감정없이 그들을 처절한 고통과 괴로움 속으로

몰고 가는 혼조의 모습은 확실히 보통의 사람이라면 용서하기 힘들 정도지만 그래서 더욱 사신이자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진 치바가 그들 부부의 편이길 나도 모르게 기대하게 한다.

또,늘 죽음을 두려워했던 야마노베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걸 당연히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우리모두 그 죽음을 인정하기 힘들어한다는걸 새삼 깨닫는다.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걸 인정한다면...그 깨달음으로 오늘을 잡았다는 야마노베 아버지처럼 자기가 원하는 일 을 즐기며 오늘을 살지 않을까?

자신의 죽음보다 더 무서운건 자신의 아이의 죽음이라는 던 야마노베 아버지의 깨달음은 확실히 부모라면 공감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 자신의 아이를 누군가가 죽인다면..인간적으로 그들에게 용서라는 관용을 베풀수 있을까?

잠깐 잠깐 마치 이야기처럼 언급되었던 사연과도 교묘하게 연결되며 하나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이사카 코타로의 스토리텔러로서의 힘은 여전하다는 걸 새삼 알게 해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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