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똑바로 해!

아이들 화낸다 화낸다 화낸다
사토 유야 지음, 박소영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6월

처음 이 책을 잡았을때의 나의 마음은 왜 19금이 붙었을까 하는 호기심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마음은 역시 이런책은 우리애가 안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고 아마도 이 책을 19금으로 규정한 사람도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 사람들 역시 부모이고 부모이기에 아이들로부터 존경어린 시선을 받으면 좋겠지만 적어도 경멸이나 멸시,냉소의 시선이 아니었음 좋겠다고 생각하기에 아이들의 관점에서 어른들을 상대로 화를 내고 살인을 저지르고 마치 어른을 그들이 무찔러야할 대상으로 취급하고 있는 이 책이 불편했으리라는건 충분히 짐작할수 있다.

읽는 내내 불편하고 어딘가 찜찜한 느낌이 따라다녔다.

작가는 이런 걸 바란건지...아니면 아이들 역시 어른과 같이 감정을 느끼는 존재이기에 동등한 대접을 해달라는 건지...솔직히 그 의도를 잘 모르겠다.

그저 단편 대부분에 어른을 향한 거부감이 강하게 깔려있어 어른인 나로선 더 불편한 책이었다.

이 책에는 5편의 단편과 1편의 중편격인 소설로 나눠져있다.

거의 대부분 아이들이 주인공이다.청소년이 아닌 아이들

느닷없이 침수된 집안에서 깨어나 살기 위해 집안을 탈출하는 형제 ..이상하게도 집안에 어른이 없다.

이런 이상함을 깨닫는 순간 아이는 자신들에게 약을 먹이고 죽도록 방치한 사람이 엄마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아이들도 평소 자신들 외엔 그 누구도 필요치않음을 늘 자각하고 있었고 그 필요에는 자신들의 부모도 포함되어있다.

`대홍수의 작은집`에선 모두가 침수된 그곳에서 자신은 그 누구도 필요치않은 존재임을 다가오는 죽음속에 드디어 자각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왠지 작가가 죽음을 탐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것 같이 느껴졌다.

이런 느낌은 `시신과...`에서도 강하게 느껴지는데 어린 나이에 죽은 소녀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 이상한 소유욕을 느끼고 편안함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소동을 그리고 있다.그 모습이 마치 말이 나오지않는 무성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고 블랙코메디의 한 장면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조용한 시체와 그 시체를 두고 벌어지는 소동들이 점차 사건으로 벌어져가는 과정은 왠지 비틀린 웃음을 자아낸다고 할까?

`욕망`과 `아이들 화낸다 화낸다 화낸다`는 비틀어진 어른들을 향한 아이들의 강한 저항과 냉소가 섞인 내용이다.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할때 외면하고 자신들은 바로 하지않으면서 아이들에게 바로 할것을 요구하는 어른들의 위선에 찬 행동을 두고 일갈하는 아이들..`똑바로 하지않는 어른들이 더 나빠!`

아마도 이 책은 아이들도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어리지않고 옳고 바름에 대한 판단은 할수 있으니 제발 똑바로 하란 충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외면하지않고 지켜줘야할 존재인 아이들은 반드시 지켜달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불편한것은 주인공인 아이들이 나이가 어리고 그 아이들이 적으로 간주하고 폭발하는 대상이 어른이며 아이들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잔인한 처벌방식을 택했다는것인데...

그렇게 싫다고 냉소하고 경멸해 마지않는다면서 처벌은 어른의 방식을 답습한다는건 어딘지 모순적으로 생각되기때문이었다.

피가 난무하고 폭력이 난무한 장면은 어른이 어른을 상대로해도 불편한데 하물며 아이들이 이런 방식의 택했다는건 같은 어른인 입장에선 불편할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이 책에 19금이 붙을수 밖에 없지않았나 싶다.

결론은...

새로운 소설도 좋지만 역시 이런 책은 그다지 다시 읽고 싶지않다는 나의 소심함만 새삼 깨달았다.

[100자평] 스노우맨

스노우맨 ㅣ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북유럽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준다. 서늘하고 잔인하면서 매혹적인 소설

일상속의 악의

시소게임 ㅣ 작가의 발견 1
아토다 다카시 지음, 유은경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6년 10월

사랑해서 혹은 사랑하진않았지만 이만하면 되겠다는 마음으로 결혼이란걸 감행 한 평범한 사람들이 몇년간의 결혼생활로 지치고 서로에게 넌더리를 내다 새롭고 보다 더 어리고 반짝반짝하기까지한 신상품같은 새로운 연인을 만난다.

마치 운명처럼...

그리고 더더욱 싫어진 내 옆자리의 짝...어떻게 떨궈낼수 없을까?

이렇게 슬그머니 고민을 하던 즈음 옆에서 혹은 신문같은곳에서 스치듯 들려온 소리에서 번쩍 하고 영감이 떠오른 사람들

이제 지겹디 지겨운 옆자릴 완벽하게 치울수 있는 기회가 왔다.

실행만이 남은 순간 마치 누군가가 도와주듯 운도 나를 따라주는것 같은데...

사실 단편을 그다지 선호하지않는데 특히 미스터리,추리물에선 그런 경향이 더 크다.

짧은 단편에서 순식간에 뭔가 뒷통수를 치듯 아...하는 감탄사를 흘릴만큼 번뜩이는 작품이 그다지 많지않고 사건 추이를 지켜보거나 혹은 누가 범인인지 흘려놓은 단서들에서 그 범인을 유추하는 재미를 볼려면 어느 정도의 분량이 있어야하기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긴호흡으로 범인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장편을 선호하는데...이 작품 `시소게임`을 선택한건 오로지 우연이었다.

알고보니 이 책을 두 권 소장하고 있는데다 장편이라고만 생각하고 집어든 건데...읽다보니 단편이었다는...ㅎㅎ

그런데 첫단편 `사망진단서`부터 시선을 끄는 힘이 있었고 생각보다 흥미로운 전개에 단순에 다 읽어 내려갔다.

원래부터 건강하지 않은 체질에도 중풍으로 거동못한 채 누운 시어머니를 간병해야 하는 처지

게다가 아직 어린딸아이에게도 자신의 손이 필요한데 이번에 또 임신까지 한 상태

집안은 늘 환자냄새가 베어있고 거동을 못하지만 다른건 정정한데다 먹는 양도 엄청난 시어머니의 어머어마한 똥기저귀

집에선 웃음은 커녕 늘 어둠이 가득하다.어린 딸아이조차도..

이렇게 하루하루 힘든 상황에도 어떻게 할 바를 몰라 지쳐있는 그녀에게 은밀하지만 치명적인 유혹이 들어온다.

`환청이 들리는 아파트`도 이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새롭게 입주한 아파트...무리를 해서 산 아파트라 대출금을 갚아나가기도 힘들고 모든걸 아끼고 아껴야 하는 상황

이런데다 윗집으로 이사해 온 사람의 끊임없는 소음에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

요즘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우리사는 모습과 상당히 닮아있다.

이런 평범한 소재에 작가의 창작력을 발휘하고 어딘지 비틀어진 유머감각같은걸 발휘해 멋들어지게 만들어 내고 있다.

작품들 대부분이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소재를 가져다 쓴것도 작품의 몰입감에 영향을 준다.

권태기에 빠져 서로를 미워하는 부부이야기,사랑한다고 믿었던 남자에게 배신당하고 처절한 복수를 하게 되는 이야기

이렇게 살인을 꿈꾸다 작은 어떤 동기로 이를 실행하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현실성이 있는데다 살인의 방법조차도 거창한 트릭이 나오거나 하지않아 어딘지 유머러스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살인사건이 벌어지지만 살인의 묘사나 그 방법에 치중한것이 아닌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나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경위같은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살인의 유혹을 느끼게 된 사람들조차 특별히 잔인한 성향을 가졌거나 폭력적인 사람이 아닌...그저 일상에 지치고 새로운 일탈을 꿈꾸는 평범한 사람들이 남모르게 은밀하게 살인을 꿈꾸다가 어느날 문득 누군가의 계시처럼 다가온 작은 단서로 인해 운명을 바꾸는 과정 같은걸 그려놓았는데 이게 은근히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몇몇 작품은 살인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그려놓기도 하고 복잡한 트릭을 쓴 것도 있지만 대다수의 작품이 보통 사람들이 살인을 꿈꾸면서 한번쯤 고려해봤음 직한 방법에다 약간의 장치를 한 정도라 자못 흥미롭게 읽힌다.

일상속에 숨어있는 작은 악의같달까?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니...

아뿔사...이미 나에게도 있는 `나폴레옹 광`의 저자였다.

나폴레옹 광도 읽어봐야겠다.

나와 춤을

나와 춤을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1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4월

온다 리쿠의 작품은 항상 호불호중 나에겐 불호에 가까운 작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신간이 나오면 늘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환상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넘어서는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그 경계가 환상쪽에  더 가까운 작품보다는 현실에 가까운 책은 더 없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밤의 피크닉`이 그랬고 `삼월은 붉은 구렁을`도 `코끼리의 귀울음`같은 작품은 현실에 더 가까우면서도 미스터리적인 요소와 몽환적인 환상이 적절이 섞여 상당히 묘한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그녀의 신작인 `나와 춤을`은 아주 환상적이거나 몽환적인 요소가 섞여 있고 초현실적이거나 지극히 현실적인 미스터리를 쫏는 작품등 19편의 단편이거나 초단편적인 작품이 혼재된 온다리쿠 그녀만의 종합선물적인 작품이라고 볼수 있다.

열아홉편의 단편들이 참으로 다양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펼쳐져있다.

온다리쿠라고 하면 맨먼저 떠오르는 그녀작품 특성이 이 한권의 책에서 거의 모두 볼수 있어 한마디로 온다리쿠 작품의 백화점이라고 보면 될듯...

그녀가 그리는 환상의 세계나 초현실적인 세계에서도 간과하지 않는 특성은 그녀는 자신이 SF작가가 아닌 추리소설에 뿌리는 둔 작가라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있는것 같다.

그래서 노스탤지어를 꿈꾸고 누구나 그리는 환상의 세계를 그리면서도 그 세계가 현실과 교묘히 닮아 있거나 밑바탕에 흐르는 주제가 지극히 현실적인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선 주사위 7의 눈이나 변명같은 작품이 이런 경우다

평화롭고 조용한 가운데 선택을 강요하는 상황...것도 반드시 둘 중 하나를 택해야하고 모두가 같은걸 보며 같은걸 느끼기를 강요하는 침묵속의 강요는 폭력과 다름아님을 알수 있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론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많이 섞인 변심이나 오해 같은 작품을 좋아하는데 일상에서 흔히 볼수 있는 상황을 펼쳐놓고 곳곳에 작은 단서를 늘어놓아 그 단서가 어떤 사건과 맞딱트리게 되는지...그 작은 단서가 어떤의미로 쓰여지는지 독자로 하여금 호기심을 가지고 사건추이를 따라가는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사람말을 갑자기 알아듣게 된 애완동물들의 이야기인 충고와 협력같은 작품은 아주 짧으면서도 상당히 위트가 있는 한쌍이었다.

하나는 애완동물의 충고로 위기를 모면하고 또 다른 하나는 이완 반대로 그 애완동물의 도움이 사실은 덫이었다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작품을 보면 왠지 그녀가 장난을 좋아하는 장난꾸러기 같은 귀엽게 느껴지기도 한다.

제목이 `나와 춤을`이라고 해서 단순히 누군가 짝을 이뤄 춤을 추는 걸 생각했는데...

원제에서 알수 있듯이 오히려 누군가 파트너가 되어 춤을 추는 상황보다는 자신의 의지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의도나 계획에 의해 억지로 뭔가 하게 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고 보는게 맞는것 같다.

남의 의도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 꼭두각시 같은 상황을 현실적으로 혹은 환상과 초현실적으로 그려 낸...그녀  온다 리쿠의 전매특허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일단 긴호흡으로 읽는 장편이 아닌 단편이라는 점이 그녀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그녀만의 매력을 어필할수 있는 장점이 아닐까 싶다.

어렵지않고 가볍게 즐길수 있는 온다 리쿠작품의 백화점 같은 책~

오슬로 3부작-데빌스 스타

데빌스 스타 ㅣ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5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4월

차가운 눈으로 덮어싸여있고 늘 어둠이 있는듯한 곳 노르웨이에서 연쇄살인이 일어나는건 왠지 어울리는듯 한데 찌는듯이 덥고 열대야로 잠 못이루는 오슬로에서의 연쇄살인은 어딘지 안 어울리는것 같다

그럼에도 요 뇌스뵈의 이번 작품 `데빌스 스타`에선 작열하는 태양과 잠 못이루는 끈끈한 더위를 뚫고 연이어 살인이 일어난다.그것도 마치 경찰을 비웃듯 보란듯이 백주 대낮에

그리고 우리의 흔들리는 자아를 가진 해리 홀레는 동료 경찰인 엘렌의 죽음을 극복하지못하고 내면에서부터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고 있다.

더 이상  그가 목숨만큼 사랑하는 여인 라켈도 그의 존재의미인 일도 중요하지않고 모든것이 귀찮고 성가시기만 할뿐...이젠 그를 편들어 주던 총경도 묄레르도 더 이상 그를 도와주는것을 거절하고 모두가 등을 돌리고 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비웃듯 경찰 내부에서 그의 동료의 죽음에 직접적으로 연관되고 자신을 도와 일을 하다 해리의 추적을 받게 된 사람마저 처리해 그를 뒤쫏아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던 해리를 물먹인 일명 프린스라 불리우던 잘나가던 톰 볼레르와 살인사건에서 팀을 이루게 되어 서로를 견제하게 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시놉부터 흥미진진하지않은가?

조용한 주택가에서 한 여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젊은 그녀는 왼 손가락 하나가 잘린채 총에 맞아 숨졌고 특이하게도 눈꺼풀안쪽에서 붉은 오각형 다이아몬드가 발견되지만 아무런 단서를 발견할수 없다.그리고 이 사건은 경찰청 사람들의 휴가기간에 맞물려 내키지않지만 해직을 고려하던 해리와 우수 수사관인 톰에게 수사가 떨어지게 된다.

해리는 톰이 경찰청 내부에서 무기밀매를 하는 일명 프린스라는걸 알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않고 엘렌의 죽음의 진상을 필사적으로 파헤치는 그를 아무도 이해하지않는다.사랑하는 라켈마저

자신이 그녀의 죽음의 진상을 밝힐수 없다는 사실에 무기력함을 느낀 해리는 무너져내리기 시작하고 그의 폭음과 무절제한 생활을 견디기 힘들었던 라켈마저 떠나며 그의 파국은 가속을 더하는듯 하지만 오슬로에서 연이은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그 사건이 처음의 사건과 연관되어있음을 알게 된 경찰청에선 유일하게 연쇄살인사건을 다뤄본 경험이 있는 해리를 차출한다.

그리고 드디어 연쇄살인의 패턴을 밝혀 낸 해리 드디어 그 놈을 찾아나서는데...

이번엔 연쇄살인과 프린스의 실체를 밝혀내는것 두가지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해리에게 큰 영향을 미친 파트너 형사의 죽음에 경찰청 내부자인 프린스의 연관성을 밝히는것과 거의 한낮이다시피한 오후 5시경의 연이은 살인을 하는 일명 퀵 배달원 살인마를 찾는것이 동시에 펼쳐져 독자들로 하여금 정신없이 몰입하게 하는데 연쇄살인마를 잡는 과정도 물론 흥미롭게 펼쳐지지만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주변의 평가등 모든것이 서로 대조적인 두 남자의 대립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것 같다.

능력을 완전히 인정받지도 못한자와 모두에게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자의 대립을 한낮의 연쇄살인범 찾기와 맞물려 엮어 놓은 작가의 출중함은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히는것도 프린스의 가면을 벗겨내는 것도 훌륭하게 풀어내고 있어 어느 한쪽의 치우침없는 균형을 이루고 있다.

사람을 상대하는것이 서툰 해리와 너무나 능숙하게 사람들에게 리더십을 발휘하고 신뢰를 얻어내는 톰과의 대조는 극명해서 해리조차도 그런 톰을 나중에는 존경하는 마음까지 갖도록 하지만 역시 물과 기름은 섞일수 없는 법...그들의 대립은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조성하는데 아주 큰 역활을 했다

게다가 스노우맨때 보여준 경찰로서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여기에선 아직은 부족할때의 해리인지라 주변사람들의 평가에도 흔들리고 자신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주변사람들에게까지 좌절감을 안겨줄 정도로 몹시 불안정한 30대의 해리의 내면이 많이 표현되고 있다.

무엇보다 뚜렷한 범죄의 패턴을 밝혀내고 그 흔적을 쫏는데 열중하다 자신도 모르는 새 중요한 왜,즉 살인의 동기를 놓치게 된 해리와 동료들은 그 댓가를 치르게 되는데 이번에도 가장 혹독한 댓가를 치르게 되는 대상은 물론 해리이다.

자신이 아는것을 증명해 내지못하고 프린스의 죄를 밝혀내는것에 실패했다 생각한 해리의 끝없는 침잠이 특히 이번 작품에선 더 위태롭게 펼쳐지고 그의 숙적과도 같았던 프린스와의 결전이 끝까지 아슬아슬하게 펼쳐지는데 역시 요 뇌스뵈답다는 생각을 했다.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치게 하지않는 그의 대단한 필력이란...

뜨거운 태양아래 서슴없이 펼쳐지는 잔혹하지만 악의는 느껴지지않는 비정한 살인의 결말을 보면서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 어디까지 악해질수 있는지 새삼 무섭게 느껴졌다.

한 해 거의 한권이 출간되다시피하는 요 뇌스뵈의 다음 작은 또 언제 나올지...목이 빠질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