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노씨 핫플레이스 드로잉
티노씨(김명섭)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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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부터 재료의 특성까지 체험할 수 있는 드로잉북 “티노씨핫플레이스드로잉” /도서제공 동양북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여러 재료를 체험할 수 있도록 가이드
-다양한 형태의 건물과 자연물의 구도를 이해할 수 있는 가이드
-책에 직접 따라 그리는 재료체험

그림을 그리면 잘 그리고 못 그리고를 떠나 각자 못 그리는 게 있는데 저는 “나무”랑 “구름”입니다. 이번 책을 보니 이게 다 구도를 제대로 안 잡아서였더라고요. 쓱쓱 그리는 것 같아도 그 단계에 가기 전엔 오일 파스텔도, 색연필도 밑그림이 필요하다는 점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상기했습니다.

사진은 ‘파버 카스텔 모노톤’에 있는 콩테로 책에 스스슥 나무를 따라 그려본 것입니다. 오랜만에 뭉툭한 콩테로 스스슥 문지르니 쾌감이 있더라고요. 연필부터 수채물감까지 여덟 개 재료를 모두 써볼 수 있는 구성인데 참고로 종이 질이 아주 좋습니다. 오일 파스텔은 철필로 문지르기가 기본이라 문질러봤는데 멀쩡하더라고요. 책에 수채체험이 될까? 싶었는데 가능했습니다.

직접 따라 그리기 페이지는 우측에 크게, 좌측에는 재료설명과 완성작 예시가 들어있는 구성. 저는 연필로 따라 그리기를 마지막에 하려고 남겨놨는데 재료를 한 번씩 써보니까 원데이 클래스 같은 느낌으로 체험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앞에 재료를 모두 소개하기 때문에 핫플레이스 파트도 흔히 보는 라인이 강조되는 어반드로잉을 포함한 다양한 재료의 작품 프로세스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반드로잉은 라이너펜으로 바로 그리는 줄 알았는데! 연필 밑그림은 있었고요.

티노씨가 쓰는 궁합 잘 맞는 여러 가지 재료의 기법도 보여줍니다. 소프트파스텔+색연필 이라든가. 라이너펜 + 수채물감이라든가.

손으로 그리는 다양한 재료체험과 취미라도 꼭 알아야 할 기본지식을 알아갈 수 있는 책이었다고 적어둡니다.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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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속 아이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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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범인이 숨겨졌던 어떤 완전범죄의 이야기 미로 속 아이밝은세상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상식대로 판단하지 말 것

-처음부터 프롤로그까지 끝까지 확인할 것

 

어느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았으면 해요.”

 

여섯 살 이후로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이 목표였던 주인공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입니다. 그녀의 계란형 얼굴과 반짝이는 눈, 잘 정돈된 아치형 눈썹까지도 모두 사람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죠. 그러나 타인을 의식하는 노예로 살지 않으려고 했던 멋진 그녀에게 위기가 닥칩니다. 그녀는 이제 2개월밖에 살 수 없습니다. 얼마 후, 그녀는 살해미수사건의 피해자로 발견되죠.

 

아이가 없는 사람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영역이 있거든요. 이 세상은 아이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 범인은 누굴까요? 주변에서는 싸움이 잦다고 말하는 그녀의 남편? 그도 아니면 업계 경쟁자?

 

너를 볼 때마다 늘 똑같은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어. 네가 내 남편과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 이 파격적인 발언은 뭐죠. 이야기는 진흙탕으로 번져갑니다. 물론 주인공의 남편도 정숙한 편이 아니어서 부인의 살해용의자로 의심받지만, 당연히 뻔한 범인은 언제나 반전의 힌트일 뿐입니다.

 

미로 속 아이라는 제목은 이 모든 사건을 따라가도록 해주는 열쇠입니다. 모든 힌트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고통과 슬픔, 그리고 그걸 견뎌내기 위해 몸부림친 주인공에게 있었습니다.

 

키가 되는 설정을 가진 소설들이 꽤 많아서 어떻게 풀었을지 궁금했는데, 그중 최고라고 적어둡니다. 역시 20주년 기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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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카페, 카에데안
유리 준 지음, 윤은혜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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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꿈에서라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소원의 이야기 “기적의 카페, 카에데안”/도서제공 필름에서 보내주셨습니다.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소설입니다. 힐링 소설로 분류하는 분들도 있지만 카페를 배경으로 손님이 오가며 소소하게 전개되는 스몰 스토리가 아니라 호텔 델루나처럼 목표를 가지고 미션을 수행하기도 하는 본격적인 판타지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헤어질 때 만큼은 후회하고 싶지 않고 남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가능하다면 말예요.”

이 소설의 메시지는 떠난 영혼들은, 현실에 남은 소중한 사람들의 행복을 바란다는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현실에 남은 것이 동물이든, 사람이든, 서로에게 말하고 싶은 건 “진심”이었거든요. 

인간이라는 존재 중에는 말이야, 후회와 슬픔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녀석도 있는 법이야. 그런 녀석의 마음속은 남이 흙발로 짓밟을 만한 장소가 아니라고, 그걸 잊지 마.“

반려동물과의 해후를 기다리는 이유는 힘들 때 내 편이 되어준 존재를 잊지 않는 마음입니다. 카페의 주인에게도 만나고 싶은 고양이가 있었죠. 내 편이 떠나고 나서 떠밀려오는 후회와 슬픔은 남이 판단할 것이 아닙니다. 기억에 남아있는 작은 생명체들은 반려동물이라는 말로 정의할 수 없이 더 큰 존재들이거든요. 

그래서 주인공은 황천으로의 여행을 선택합니다. 카페주인의 고양이와 꼭 만나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단지 아르바이트생일 뿐이지만, 그녀는 이곳에서 일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진심을 전하는 일, 그때를 나중으로 미루면 안 된다는 걸 배웠습니다. 

”우리는 여기 카에데안에서 배웠다. 소중한 가족과 헤어질 때 ‘미안해’는 필요 없다. 왜냐하면 후회를 품은 채로 이별을 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으니까.“

멋진 말이죠? 그리고 스포일러지만 이 이야기의 끝은 사랑입니다. 누군가의 짝사랑이 이루어지는 이야기 좋아해서 기뻤습니다. 

사랑스럽고, 영원히 이어질 것 같은 이야기. 2권을 기대해보며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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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행복론 - 세계 3대 행복론으로 꼽히는 알랭의 시대를 초월한 지혜 arte(아르테) 에쎄 시리즈 4
알랭 지음, 김정은 옮김 / arte(아르테)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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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손에 잡히지 않는 무형에 관하여 “아주 오래된 행복론”/도서제공 아르테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삽니다. 문제는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누군가에게 그저 ‘당신의 운명은 스스로에 달려있다.’라고 말하는 것 만으로도 10프랑의 가치가 있다. 게다가 생명의 묘약도 준다.”

누군가 당신은 행복하다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해주면 행복해진다니. 이 얼마나 타성에 젖어있는 삶인가요. 그래서 아주 오래된 행복론에서는 “기쁨”을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류의 신성한 보물인 기쁨을 함께 키워야 한다. 이것이 위대한 현자의 비밀이며 내일의 빛이 될 것이다. ”

정염도 슬프고, 미움도 슬프고 그런데도 고귀하지도, 아름답지도 유용하지도 않은 슬픔은 종종, 자주, 우리를 붙들어 삶에서 끌어내립니다. 우리가 아주 열심히 행복을 선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작가에게 글쓰기가 그렇듯, 자신의 노력으로 얻어내야 기쁨이기에,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의 목표입니다. 우리는 시간의 지배를 받고, 결국 죽음이라는 운명을 맞이하게 되기에 스스로 일궈낸 운명을 사랑하고 행복을 느낍니다. 죽음이 없다면 우리의 일상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타인을 향한 예의조차도 행복을 위한 방법의 하나며, 주의력과 의지라는 노력으로 얻어낸 에티튜드도 행복의 방법입니다. 인간은 서로에게 가장 기분 좋은 것만을 보여주고자 해서 이것이 행복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모두 “사람답게” 살고 싶어 하니까요.

오늘 사람답게 사는데 성공하셨나요? 그렇다면 충분히 행복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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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서 - 250년 동안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침묵론의 대표 고전 arte(아르테) 에쎄 시리즈 3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 지음, 성귀수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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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하고 싶지만, 참아내고 나중을 지켜보는 지혜가 필요할 때가 있죠. “침묵의 서”/도서제공 아르테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세상에는 사기꾼이 넘쳐나죠. 말도 안 되는 일로 억울할 때도 있습니다. 어릴 때는 말할 권한이 없었고, 나이가 들어 지위가 생기면 고민이 시작됩니다. 내가 악역을 자처해도 좋을까요? 이 책을 읽으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말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건 하수, 행동으로 본을 보이며 침묵으로 무시하는 건 현명한 자입니다.


“상황과 상태에 따라 ‘무시의 침묵’이 적절한 대응책인 경우도 있다. 특히 아첨을 일삼는 자들, 이해득실을 계산하기가 바쁜 자들로 둘러싸인 상황에서는 그런 대응책이 요긴할 때가 적지 않다. - 중략 – 굳이 말로 책망하기보다는 노골적인 침묵으로 대응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훨씬 더 아프게 각인될 것이다.”


얼토당토않은 말들로 자녀 나이대의 사람들을 공격하는 말에 대해서도 해답은 간단했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아직도 자신의 혀를 다스릴 줄 모르는 예순 살, 여든 살 먹은 아이와 마주치기도 한다. 그들은 나이 든 사람들이라서인지 앞서 논했던 것과 같은 내용의 잘못들을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저지른다. 그래서 더 큰 물의를 빚게 되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명절, 추석이나 설에는 이 구절로 마음을 무장해볼까 합니다. 나이가 들었으니, 어른이니 그 말을 복종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지 말고 침묵으로 대응하려고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해도 말로 상처받는다면 아무 말 안 하는 것이 답이라는 걸 이 책이 알려주었거든요.


“감정을 토로하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감정은 숨긴 채 상대를 기만하거나 당혹스럽게 할 의향으로 입을 닫는 것은 교활한 침묵이다.”


이 책은 침묵이 언제나 답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침묵은 “교활한 침묵”입니다. 많은 상황에서 침묵이 말하고자 하는 마음보다 옳은 답이 되지만 단순한 위로의 말이 정답일 때도 있습니다. 말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 거죠. 침묵과 웅변에 대해 사유하게 하는 책이어서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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