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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보는 그림 - 매일 흔들리는 마음을 다독이는 명화의 힘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5년 4월
평점 :
그림과 함께 작가들의 삶을 주제로 구성한 책 “마흔에 보는 그림”/도서제공 @빅피시 빅피시에서 보내주셨습니다.
표지의 그림은 마크 로스코입니다. 색과 형태로 단순한 듯 보이지만 그의 그림을 보고 감정을 토해내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그의 작품은 강렬함으로 유명하죠. 이 책에는 그의 최후의 작품인 “로스코 예배당”이 실려 있습니다. 그의 작품을 탄생시켰던 절망이 그를 잡아먹은 것인지, 반대로 이 작품으로 모든 걸 쏟아내고 비어버린 그가 세상을 떠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가 우리에게 위대한 작품을 남기고 간 것은 확실합니다. 그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절망했지만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희망을 보는 건 그런 이유가 아닐까요?
위로, 용기, 버티기, 홀로서기의 네 개의 키워드로 작가와 그들의 작품들을 배치한 이 책은 작가의 그림을 단순히 아름다움과 유명도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삶을 담았습니다. 그들의 삶이 작품을 토해낸 비하인드 스토리는 그들을 좀 더 인간적으로 이해하게 만들죠.
마티스가 육체적 기능을 하나하나 잃어가면서 더 위대한 화가로 태어나게 된 히스토리.
피카소 대신 지거트와 발로통처럼 자신만의 길을 걷고 싶었던 외로운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이야기.
조용하고 평온한 하마레스회를 사랑하는 저자가 그의 작품을 통해 조심스레 제안하는 쉼의 이야기.
인정받지 못해도 끝까지 그렸던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칸딘스키.
이 중에서 나에게 위로를 고른다면 어떤 화가를 고르게 될까요? 저는 칸딘스키를 고를까 합니다. 인정받지 못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그의 생이 저에게는 가장 큰 위로가 되었거든요.
불안을 태워 용기로 삼았던 잭슨 폴록, 육체의 절망과 정신적인 고통을 그려낸 프리다 칼로, 부조리를 세상에 던지며 비판하는 뱅크시, 비틀리고 흉측한 육체를 그대로 그려낸 에곤실레. 용기 파트의 작가들의 삶을 보면 고통을 넘어서는 단단한 영혼이 느껴집니다.
버티기 파트의 “발로통”이 부자 과부의 사위가 되어 작품이 아닌 상품을 만들던 시기의 이야기를 통해 “나부터 소중히 대하는 법”에 대해 생각해 보고, 파리 예술계를 버리고 시골로 떠나 5년 만에 정물화를 완성한 “세잔”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나 자신이라는 내면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백내장 수술을 하고 온 세상을 정상적으로 볼 수 없었던 “모네”가 마지막까지도 그림을 그렸던 이야기나, 그림을 환불 해야 했던 “클림트”가 끝까지 당당하게 버텨내 황금빛 결실을 얻고도 매일 그림을 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꾸준히 나아가야 함을 배우게 되죠.
“그것이 공부든, 운동이든, 일이든 한 분야에만 매달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을 잡고 있다가도 바로 옆길이 더 수월해 보이면 다른 데 시선을 둘 수밖에 없는게 당연하다. 이뿐인가, 부모와 친구, 동료들이 바람잡기에 나서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모든 유혹을 이겨내고 혼자만의 길을 걷고 있다면, 이 자체로도 박수를 받을 일이다. 드가가 그랬듯 당장은 고독한들, 언젠가 돌아보면 독보적 존재로 받들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확실한 건 승리의 여신은 고독한 자에게 더 관대하다는 점이다.”
이 책은 화가들의 인생 여정을 통해 우리가 꾸준히 자신의 길을 가도 된다고 응원하는 책이어서 좋았다고 적어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