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과 기업은 한몸이다.

 2016년 12월 전 세계 산업 국가들이 중국의 ‘시장 경제‘ 지위 인정을 거부했다. 시장 경제‘ 지위는 베이징이 실질적인 혜택과 정치적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절실히 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이 자유 시장 활동 기준을 위반한 사례는 아주 많다. 환율 조작부터 강철 등 보조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세계 시장에 저가로 공급해 경쟁자를 제거하는 것까지, 보건 규정 악용부터 정치적 이유로 수입품을 공격하며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이나 호주에서 겪지 않는 각종 제재를 당하는 것까지.

문제는 중국 정부가 시장의 흐름에 개입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정부와 시장이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공은 중국의 모든 주요 기업에 상주하며, 정치적이고 전략적인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업의 결정을 조종하거나 직접 통제한다. 호주기업인들은 거래 당사자인 중국 기업에 당위원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기업 운영과 무관한 과거의 유물 정도로 가볍게 생각한다.전혀 그렇지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베이징의 입장에서는 외국인들이그렇게 믿는 편이 좋다.
- P181

당의 통제는 중국 산업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국영 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통인 이정 롄 YiZheng Lian의 표현을 빌리면, 중공은 "점점 더 커지는 민간 부문에 체계적으로 침투해 비교적 규모가큰 기업을 중심으로 일부 외국인 기업까지 통제하고 있다. 오늘날 중국의 경제는 ‘당과 기업의 복합체다. 

"당위원회가 어쩌다 한 번씩 회사 경영에 개입한다고 생각하면 큰오산이다. 당위원회는 경영 조직과 긴밀히 통합되어 있다. 당서기가고위 관리자를 임명 및 해임하거나 이사를 선임할 수 있고, 이사회 의장이나 회사 중역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신망을 얻는 경제 매체 차이신은 2016년 말 "당서기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국영 기업이 점점 더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장 기업을 자세히 조사한 결과 그중 90%의 회사에서 공산당원이 고위 관리직을 겸임하기에 당이 기업의 전략과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당서기가 민간 부문에서 강력한 역할을 맡아 큰 영향력을 행사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민영이건 국영이건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더 강력한 당서기가 회사를 장악한다는 것이다.
- P182

자유무역협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호주가 지금껏 가졌던 편험한근시안이 그대로 드러났다. 호주는 베이징이 그 협정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전혀 몰랐다. 제프 웨이드가 설명한 대로, 자유무역협정은 ‘중국이 열망하는 세계 전략의 골자다. 

시진핑 중국몽의 새로운 단계는중국이 자원과 에너지, 식품 산업은 물론 인프라를 겨냥해 전 세계에수천억 달러를 내보낸 것이다. 이런 투자금을 통해 경제를 개방시킨뒤 점차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이 전략의 기본이다. 

중국의 자유무역협정은 무역협정이라기보다 투자협정이며, 중국에 아주 유리한협정이고, 중국몽이라는 원대한 계획의 또 다른 요소인 일대일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강화하는 협정이었다.
- P188

 BRI(일대일로 이니셔티브)로도 알려진 일대일로 OBOR는 중국을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는 물론 더 넓은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하려는 원대한 전략 구상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고대 실크로드에서 영감을받아 2013년에 최초 발표한 일대일로는 각각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를 추진하고 있다. 일대일로라는 전략적 구상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은 중국이 투자와 대외 원조를 위해 비축한 막대한 현금이다. 

중국이 이런 전략적 구상을 세우게 된 한 가지 강력한 동기는 중국의 돈과 기업, 노동력을 해외로 내보내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다.이를 통해 에너지 공급원을 다양하게 만들고, 낙후한 지방을 활성화하고, 과잉 생산되는 철강과 건축 자재 등의 판로를 확보하려는 의도다.하지만 일대일로는 경제적 목적을 뛰어넘는 야심이다. - P197

 시진핑 국가주석이 떠올린 일대일로 아이디어는 중국에서 엄청난정치적 동력을 획득했다. 개발 자금을 싸게 빌려준다는 명분과 새로운세계화로 홍보하지만, 일대일로는 군사적 점령 대신 경제적 지배를 통해 중국을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리려는 시진핑의 중국몽이 실질적으로 발현된 것이다. 시진핑의 일대일로는 중국이 계획하는 모든 정책에반영되고 있다. 

경제 강국으로 새롭게 떠오른 중국은 자신이 제자리를되찾는 세계를 열망하며, 이런 열망을 담은 표현이 지겹도록 반복되는‘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다. 이것이 백년의 마라톤이 끝나는 종착점이다. 즉 일대일로는 경제 목표인 동시에 전략지정학적 목표다. 한중국통은 일대일로를 이렇게 요약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일대일로를 자신의 재임 시절을 상징하는 외교정책의 주제, 민족 부흥을 촉진하고 중국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만들려는 ‘중국몽‘의 실질적인 방법으로 보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사실이다. .
- P198

중국이 비축한 막대한 자금은 중국 국영 은행을 거쳐 일대일로 정책으로 들어간다.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도 일대일로 정책에 자금을 투입하도록 지휘한다. 그리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베이징이 세계은행을 밀어내기 위해 설립하고 호주 등 많은 나라가 기금을 대고 지지하는 다자개발은행이다. 또한 제프 웨이드의 지적처럼 일대일로정책의 사업 자금을 마련하려고 설립된 은행이다.
- P199

 2016년 12월 관영 <신화통신>이 전 세계 공자학원이 한자리에 모여 모두 일대일로 보급에 앞장서기로 합의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공자학원이 중국 기업에 고용된 현지 근로자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일 외에도 호주 등의 국가에서 활동 영역을 넓히며 ‘싱크탱크 역할을 할 수있다는 소식이었다. 

중국의 호주 북부 전략은 빈말이 아니다. 2016년 1월 〈인민일보)가 호주의 일대일로 참여와 호주 북부에 관한 소식을 전하며, 호주 북부 관문인 다윈항이 중국 남해안에서 비행기로 불과 다섯 시간 거리라고 설명했다. 의견이 분분한 다윈항 임대 매각 문제는 호주 정치기관과 군사 기관의 고위층까지 중국에 대해 잘못 생각한다는 사실을완벽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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