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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사랑하고 싶어져 - 시간산책 감성 팟캐스터가 발로 쓴 인도이야기
김지현 글.사진 / 서교출판사 / 2013년 4월
평점 :
이 책은 아이튠즈 감성 팟캐스트《시간산책》을 통해 많은 청취자들과 이미 소통하고 있는 저자의 인도 여행기이다. 책을 통해 김지현이라는 저자를 처음 만나 보았는데, 여대생인 저자의 담대한 마음과 솔직 담백한 경험담을 꾸밈없이 써내려간 내용에 몇 시간 푹 빠져 읽어 내려갔더랬다. 배낭 하나 달랑 메고 훌쩍 인도로 떠나 도착한 간디공항..
저자는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인 여행 동반자와 함께
인도 곳곳에서 경이로운 일을 경험한다.
인도라고 하면 가장 먼저 못 사는 나라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한동안 인도 여행을 꿈꿨었는데, 내가 인도에 가고 싶다고 하면 남편이 한마디 던진다.
"잘 사는 나라 가서 맛난거 먹고 보고 오면 되지 뭐하러 고생하러 가니~"
고생을 하러 가는 게 아니라 신비로운 경험들을 즐기기 위해서 떠나고 싶을 뿐인데...
신비로운 경험은 즐겁고 행복한 그것만이 있지는 않을 것을 안다.
저자가 겪은 것처럼 힘들고 지치고 기운 빠지고 황당한 일들도 물론 겪을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을 보니, 내 상상 속의 인도와 너무도 닮아 있다.
저자가 겪은 일들을 따라 읽으며 함께 웃고, 함께 당황스러워도 하며, 함께 슬퍼하며
과연 인도에 가면 내 삶이 좀더 풍요로워질 뿐 아니라
행복과 즐거움이 가득한 일상을 깨달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셀렘이 가득했던 시간이었다.
작가는 사랑하고 싶다면 인도로 떠나라고 권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인도에서 겪은 기억들도 하나하나 사랑으로 치유될 것들이고,
어떤 일상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라는 설렘을 안고 행복한 아침을 맞을 준비를 할 수 있는
힘을 더욱 크게 갖게 해 주는 곳도 바로 인도였다.
그곳에 가면 사랑하고 싶다는 그 말..
아, 책을 통한 인도 여행만으로도 충분히 사랑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작가의 제목 최면 효과가 상당한 영향으로 다가옴을 느낀다.
인도의 기록 처음에 등장하는 저 문을 보고 있으니,
인도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마음의 빗장을 열어 당장이라도 떠날 준비를 해 보고 싶다.
인도의 기찻길을 따라 이어지는 쓰레기를 주워 사용한다는 사람들..
차창으로 사람들이 버린 음식을 주워 먹는다든지 쓰레기로 불을 때며
쓰레기가 아니면 살 수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그들의 삶이 애처롭기만 하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생명이 없을 것만 같은 이곳에도 햇빝이 있기에 생명이 있다.
사막에서의 바베큐파티와 밝은 달빛..낙타몰이꾼의 구성진 노랫가락..
저자는 잊지못할 추억을 또하나 가슴에 새긴다..
유명한 오믈렛 맛집을 찾은 일행..
전화통화를 하면서 콩 다듬기 칼질을 하는 그가 신기해 사진을 찍었더니
5루피를 달라고 했단다.
사진 찍은 값으로 못 준다고 버텼건만 초상권이 있다며 끝내 건네주었다고 한다.
맛있는 오믈렛을 먹을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긴다.
혹시 이 할아버지..내가 이 사진 여기에 올린거 알면 쫓아와
또 5루피를 달라고 하는 건 아닌지,,,^^;;
저자를 따라 책 속 인도 여행을 마음속에 집어 넣은 채 당장이라도 인도를 향해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비록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 시간을 향해 저자의 인도 기록을
두고두고 읽어 봐야겠다.
저자의 경험담은 인도 여행을 꿈꾸는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
많은 자극과 용기를 주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경험의 소중함, 그것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삶의 철학 등을 깨우쳐 주기에 충분하다.
음식이 안 맞아서 며칠을 굶다시피했다던 저자의 기록을 보니 태국 여행을 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라 그 고충이 쉽사리 이해가 되면서 크게 공감이 되었다.
태국에 갔을 때 음식으로 엄청 고생한 적이 있었다. 물도 맞지 않아서인지 장염까지 겹쳐 와서
그나마 먹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음식마저 먹지도 못하고 가는 음식점마다 그 특유의 향을 맡기만 하면 비위가 상해 속이 울렁거려서 참을 수 없었던 시간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듯이, 뱃속이 채워지지 않으니 풍경이 눈에 들어올리 없고
기운이 없으니 여행이고 뭐고 다 힘들게 다가왔던 기억..
'아, 어떻게 온 여행인데....'를 생각하며 가는 시간을 잡고 싶었던..그때
인도 여행을 꿈꾸지만, 음식 관련해서 안맞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선뜻 나서지지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혹시 모를 일이긴 하다.
그사이 나의 내장기관이 변화했을지도 모를 일이고,
아주머니의 밥심 근성이 발동하여 억지로라도 받아들일 수도 있을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그렇겠지만 특히나 여행지에서 100% 만족이란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건, 음식이건, 잠자는 장소건, 어느 것 하나 내 마음에 흡족한 여행은 없다.
친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도 사람들로 인해, 오물딱지로 뒤덮인 인도 화장실로 인해,
너무도 기대했지만 역시나 맛없는 스테이크로 인해 저자 역시 인도 여행에 대해 후회를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욕심을 비우고 '나'를 찾아 떠난 여행, 삶의 깨달음을 찾아 떠난 여행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 모든 것 또한 하나의 소중한 가르침으로 차곡차곡 기억되어
내 삶의 자양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