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할매 할배 - 아름다운 순간, 노을빛 청춘을 담다
김인자 지음 / 가치창조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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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늙고 싶다, 멋지게 늙고 싶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아름다울 수 있을까. 세상에 어떤 모습이 아름다울까. 여러가 지가 있겠지만 나이가 들어서 두 손을 잡고 걸어가는 노부부의 모습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젊은 연인들에게 느끼는 사랑 그 이상의 감정을 느낀다. 힘들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는 노부부의 뒷모습을 보면 마음도 뭉클해진다. 언젠가는 나도 저런 모습으로 걸어가겠지. 외면하고 싶은 현실이 아니라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리게 된다.

 

 

<꽃보다 할매 할배>의 표지에서 만나는 부부의 모습에서도 행복함이 느껴진다. 오랜 세월을 함께 보낸 노부부의 뒷모습을 보면서 시간의 소중함을 느낀다. 그들이 걸어온 삶이 무엇이든 헛된 것은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주름진 얼굴은 초라한 것이 아니라 그 주름 하나에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이 책에서 만나는 노년의 시간을 보내는 분들의 이야기는 동화처럼 잔잔하게 다가온다.

 

할머니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은 공감할 것이다, 할머니는 언제나 자신의 편이라는 것을. '할머니는 언제나 내 편'이라는 글과 사진을 보면 할머니의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부모님과 달리 할머니가 주시는 사랑은 더 크고 따뜻하게 다가온다. 할머니와 친구처럼 보낼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제일 걱정이 되는 것은 건강이다. 건강하게 오래도록 함께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몸을 스스로 가누지 못하는 슬픔을 우리들이 알 수 있을까.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을 위해 힘든 기색 없이 대소변을 받아내고 식사도 챙겨주는 65세 아델라 할머니. 힘든 상황에도 할아버지의 기분 전환을 위해 일주일에 세 번은 사람 많은 곳으로 나온다고 한다. 기뻐하는 할아버지의 보며 행복해하는 할머니. 그런 모습을 보면 우리들도 행복해진다.

 

 

저 가방 우리 엄니 사다 주면

참 좋아하겠다.

저 구두도 우리 엄니가 좋아하는 색인데. - 본문 91쪽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다.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가는 나이가 되었지만 엄마를 먼저 생각한다. 69세 마리 할머니는 백화점에 쇼핑을 하러 가서 엄마를 생각한다. 참 이상한 일이다, 언젠가 우리 곁을 떠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이다. 엄마라는 이름만으로도 뭉클해지는 이야기이다.

 

어릴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흐르는 시간들을 잡고 싶을 때가 있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 노년의 삶을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후회의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책에서 만나는 할매할배들의 일상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그들이 주는 편안함은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불행하고 슬픈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느리지만 천천히 걸어가는 그들의 뒷모습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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