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레드 에디션, 양장) -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간혹 책속 주인공들이 실제 존재할거라는 생각을 하곤한다. 사춘기소녀이던 때에는 어딘가에 나의 키다리 아저씨가 있고 빨강머리 앤과가 같은 친구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던 나에게 그들은 마음을 의지할수 있는 친구였다. 20대가 지나서도 일기장 곳곳에는 앤과 키다리 아저씨가 등장한다. 어른이라 불리는 지금도 그들은 내 마음속에 남아있다. 앤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처럼 행복한 일은 없다. TV에서 성우의 더빙으로 보던 앤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 시절 소중한 친구였던 앤을 다시 만나게 되어 행복하다.

 

 

앤을 좋아하고 소중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기에 이 책을 만나는 일이 반갑다. 빨강머리 앤을 책이나 방송으로 만났던 분들이라면 귀엽고 작은 소녀의 명언같은 이야기들은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과도 멀어지고 회사까지 그만둔 힘든 시기에 <빨강머리 앤> 50부작을 보았다는 작가. 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앤이 하는 말을 노트에 적었다고 한다. 아마도 힘들었던 시기였기에 조금은 힘든 어린시절을 보낸 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불우한 환경은 아니겠지만 어린시절에 만났던 앤은 행복한 환경속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변화하는 앤을 만난다. 거침없이 하는 한마디한마디가 우리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았던 것이다.

 

앨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걸요. - 본문 270쪽

 

주제가의 가사에도 나오지만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운 아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앤과 달리 작가는 앤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앤이 빨강머리를 싫어했듯이 누구에게나 그런 것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작가는 납작한 코가 앤의 빨강 머리와 같은 존재라고 한다. 우리들은 어떤 것을 가지고 있을까. 앤이 말했듯이 빨강머리가 최악이 아닐수도 있다. 우리가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수 있는 것이다.

 

앤에게서 위로를 받은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우리들에게도 전해진다. <빨강머리 앤>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흐르면서 그와 관련된 작가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한 권의 책이나 인물이 한 사람의 삶을 급격하게 변화시킬수는 없겠지만 작은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맞는듯하다. <빨강머리 앤>을 다시 보면서 글을 다시 쓰기 시작한 작가처럼 우리들에게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앤이 했던 말이나 그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을 보면서 작은 움직임이 시작될거라 생각한다. 잊고 있었던 앤을 만나면서 우리들에게 늦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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