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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해야 364일
황선미 지음, 김수정 그림 / 포북 차일드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연히 지인들과 차를 마시며 보게 된 풍경은 초등학생 몇 명이 휴게실 한쪽 공간에서 빵와 우유를 급하게 먹는 모습이였다. 엄마들은 아이들이 학교수업이 끝날 시간에 맞춰 기다렸다가 학원에 갈 가방을 챙겨 아이들에게 간식을 먹이기 위해 만난 것이다. 집에 들려 가방을 놓고 갈 시간도 없이 한쪽 구석에 서서 빵과 우유를 먹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요즘은 동네에서 노는 아이들을 찾아볼수 없다. 가방을 메고 학원 버스에 오르는 아이들이나 학원으로 가는 아이들을 만날뿐이다. 그 모습이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상황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 앙들이 그렇게 만든 것이 우리들이기에 할말이 없는 것이다.

 

누구보다 신 나게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을 쳇바퀴 돌 듯 다닐 뿐이다. 집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엄마들이 아이들이 노는 것을 그냥 지켜보는 일은 없다. 숙제 했니, 손은 닦았니, 옷은 정리했니 등의 이야기를 쉴새 없이 한다. 한시도 아이들이 쉴수 없게 만든다. 무선 조정기로 조정하듯 아이들을 지시하며 따르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우리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고작해야 364일>에서는 이런 아이들을 만나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속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그것이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많이 부족한 엄마이기 때문이다. 윤조와 명조의 아빠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과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아이들을 위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결국은 우리가 하고 싶은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들이 원하는대로 아이들을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밀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임에도 가끔은 잊게 된다.

 

이 책에서 만나는 명조는 윤조보다 364일 늦게 태어난 동생이다. 제목처럼 고작해야 364일 먼저 태어난 형이지만 집에서는 왕처럼 군림한다. 윤조가 그렇다기 보다는 할머니가 윤조를 왕처럼 떠받들고 있다. 명조는 늦게 태어난 설움을 톡톡히 당하고 있는 아이다. 유난한 윤조를 좋아하는 할머니는 무슨 일이든 윤조부터 챙긴다. 입는것부터 먹는것 까지 항상 명조는 뒷전이다. 당연히 이러한 현실이 불만일 수 밖에 없다.

 

 

형제가 있는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동생이라면 형이 부러울 것이고 형이라면 동생이 부러울 것이다. 서로 늘 불만이다. 자신의 자리에 만족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자리가 더 부러운 것이다. 나보다는 다른 형제가 더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혼자가 아니라 다른 형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는 형 윤조에 밀려 서러울 수 밖에 없는 명조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야기이다. 형에게 사랑을 빼앗긴 것 같고 그 사랑을 독차지하는 형이 밉다. 형은 하기 싫다고 해도 이것저것 다 해주는데 명조가 해달라는 것은 다들 귓등으로 듣는다. 이런 명조의 마음을 우리들은 이해하면서 보게 된다. 아직은 가족들이나 형에 대한 서운함이 있지만 가족들의 진심이 무엇인지 알아간다. 특히 형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얼었던 마음이 녹아든다. 이제는 미운 형이 아니라 세상 그 누구보다 소중한 형인 것이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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