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까지 7일
하야미 가즈마사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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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반가운 사람은 없다. 특히, 가족과의 영원한 이별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우리들은 언젠가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별을 한다. 그 시간이 미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 모든 사람들이 등을 돌린다해도 영원히 나에게 등을 돌리지 않을 사람들은 가족뿐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내가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소중한 가족과 이별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난다.

 

영화 개봉 소식을 듣고 책부터 만났다. 어떤 것을 먼저 보건 상관은 없지만 되도록이면 영화보다는 책을 먼저 만나려한다. 그렇기에 이 책도 영화를 보기 전에 책으로 먼저 만난 것이다.

 

 

장성한 두 아들을 두고 있는 평범한 주부 와카나 레이코. 레이코는 요즘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이 자주 떠오르지 않는다. 고부치자와에서 먹었던 음식 '장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데 7분이 걸렸다. 나이가 들어가는 자연적인 현상인 것일까. 이런 증상이 심해지니 인터넷으로 검색까지 해본다. 단순한 건망증이라 생각하고 싶지만 '알츠하이머', '노인성 인지증', '치매'라는 단어들이 눈에 들어온다.

 

레이코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 큰 아들 고스케, 작은 아들 슌페이, 여섯 남매 중 막내인 남편 가쓰아키. 자신이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가족들게 짐이 되고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별 내용이 아님에도 이 문장이 마음을 울린다. 자신의 상황보다는 남은 가족들을 먼저 생각한다. 부모님들도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마지막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말씀을 종종 하신다. 그렇게 말씀하시던 나의 부모님이 생각나서일까.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자신보다는 자식들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어쩌지. 가족들한테 짐이 되기 싫은데. - 본문 60쪽

 

레이코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일이 생긴다. 단순한 건망증이라 생각했지만 레이코의 몸 안에는 뇌종양이 있다. 의사는 여러가지 기억들을 잃기 시작하고 실어증이 나타날 거라고 한다.앞으로 일주일이 고비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을 들은 가족들은 인정할수가 없다. 단지 단어들이 생각나지 않았을 뿐인데, 그동안 아무런 고통도 없었는데 몸 안에 이렇게 많은 종양들이 있다니.

 

우리들은 엄마는 영원히 엄마라고 생각한다. 엄마도 누군가의 자식이였지만 우리들에게는 태어날떄부터 엄마였던 사람인 것이다. 그런 엄마가 이제는 우리를 알아볼수 없다는 것은 생각할수 없는 일이다. 어쩌면 영원한 이별을 해야하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특히 엄마의 무한한 사랑은 무엇에도 비교할수 없다. 가족이라는 것이 꼭 사랑만으로 연결된 것은 아닐 것이다.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미움도 있을 것이다. 그것들이 드러났을때 서로에게 더 큰 상처를 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서로 보듬어 주는 사람들도 있다. 레이코의 가족들은 서로의 상처를, 서로에게 받은 상처를 보듬어 가고 있다.

 

허구임에도 현실에서 마주할수 있는 일들이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많은 공감을 하는지 모른다. 내가 이 세상에 어느날 갑자가 나타난 것은 아니다. 부모님이 계시기에 있을수 있음에도 종종 편한다는 이유로 영원히 내 편이 되어준다는 것을 알기에 말도 안되는 투정을 부릴때가 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엄마'라는 단어만 입에 올려도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그런 소중한 분들이 우리 곁에 영원히 함께 할수 없다는 것을 우리들은 종종 잊는다, 영원히 언제까지 나의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들이 버팀목이 되어줄때가 왔다. 그것을 피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영원히 함께 할 수 없지만 마음속에는 영원히 남을 사랑하는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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