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라는 아이
라라 윌리엄슨 지음, 김안나 옮김 / 나무옆의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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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버킷리스트를 한번쯤은 작성해 보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나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이 책속에 등장하는 '댄 호프'는 머릿속에 이루어지길 바라는 리스트를 간직하고 있다. 말도 안되는 내용이 아니라 이루어지길 바라는 10가지가 있다. 그 중에 하나는 아빠이다. 왜 댄 호프는 이루어지길 바라는 리스트에 아빠를 적어 놓았을까.

 

 

집을 나가 몇년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아빠가 4년만에 모습을 보인다. 호프 앞에 나타난 것이다. 집으로 찾아온 곳이 아니라 TV화면을 통해 만난 것이다. 호프가 일곱살때 집을 나간 아빠는 TV스타가 되어 나타났지만 여전히 호프의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누나는 호프에게 머릿속에서 아빠를 쫓아내라고 말한다. 아빠를 보고 반가워하는 호프와 달리 누나 닌자 그레이스는 저주섞인 말을 한다. 하지만 호프는 아빠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호프는 아빠를 만날수 있을까.

 

달에 최초에 착륙하는 열한 살 소년이 되고  싶은 호프. 많은 소원이 있지만 마지막 소원은 가장 이루어지기 힘들거라 생각한다. 호프의 가장 큰 소원은 아빠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아들이 아빠에게 사랑받고 싶은 것이 가장 이루어지기 힘든 소원이라고하니 우리들의 마음은 아프다. 가족을 버리고 간 아빠, 언제 돌아올지 모르고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거라 생각한 아빠. 그런 아빠가 앞에 나타난다면 어떨까.

 

호프를 만나면서 희망고문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해야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다. 그 중에 하나는 아빠를 만나는 일이다. 아빠를 만날수 있을거라는, 아빠가 돌아올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희망고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빠 한 명을 원했는데 이제 그를 잃어버렸고 영원히 되찾을 수 없어요." - 본문 258쪽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시종일관 유쾌하게 풀어가고 있다. 요즘들어 가족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다양한 모습을 가진 가족들도 등장한다. 특별한 것은 아니다. 조금은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들은 다름을 인정한다고 말하지만 호프처럼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나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색안경을 쓰고 보는 일이 많다.

 

호프라는 아이를 통해 가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부모의 헤어짐은 아이들에게 큰 충격을 주는 일이라고 한다. 심지어 자신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최선의 방법은 아니겠지만 어쩔수 없이 헤어질수밖에 없는 일들도 있다. 그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모두 어긋나지 않는다. 그런 것은 우리들의 편견 때문일 것이다. 호프의 엄마처럼 지혜롭게 헤쳐나간다면 호프는 아빠라는 희망대신 다른 희망을 가질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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