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생물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만화를 좋아한다고 말할수는 없다. 그렇다고해서 싫은 것은 아니다. 많이 읽지 않았고 아는 것도 많지 않다. 우연한 기회에 수짱 시리즈를 보면서 다른 매력을 하나씩 발견한다. 좋아하는 작품이 생기면 작가에 대해 알아보는데 이상하게도 '마스다 미리'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지못했다. 일부러 찾아보려 하지 않고 작품만 꾸준히 만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신문기사를 통해 작가의 얼굴을 처음 보게 되었다. 작가를 보면서 작품속 캐릭터와 정말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라면 예쁜 얼굴에 멋진 옷차림을 생각하지만 수짱 시리즈를 보신분들이라면 알 것이다. 평범한 우리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다. 다른 작품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말 그대로 만화책속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처럼 보이지만 수짱 캐릭터들은 일상속에서 만날수 있는 친근한 인물들이다. 그렇기에 늘 편안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

 

 

이번에 만나게 될 <여자라는 생물>은 에세이다. 각각의 이야기기 끝나면 마지막에 그와 관련된 내용의 만화로 만날수 있다. 여자가 말하는 여자들의 이야기.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자들만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하지만 여자이기에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은 이야기이다.

 

어쩌면 '미인'도 재능의 하나로, 재능이라는 것이 사람 저마다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한다면 내가 '미인'의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지만, 그리 불골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하는 식으로 사실은 나 자신을 수호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본문 132쪽

 

어느 나라나 '여자'라는 생물은 그리 다르지 않은가보다. 작가와 비슷한 연배여서 그런지 10대의 경험도 비슷하다. 지금처럼 성교육이 구체화되지 않아 중학교때는 버스에 앉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정말 손만 잡고 자도 아이가 생긴다는 생각을 한동안 했으니 말이다. 지금이야 웃을수 있는 일이지만 그 당시 우리들에게는 심각한 문제였던 것이다. 처음으로 만나는 '섹스 미스터리'라는 내용의 글들은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과 달리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본 일이라며 가볍게 웃으며 읽을수 있는 내용들이다. 나또한 고등학교때 15명 정도가 모여 호기심을 가졌던 비디오를 보려했지만 우리의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던 아쉬움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

 

열세번째 이야기 '문화센터'의 만화를 보면서 빵 터진다.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다.요리를 배우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 주제는 요리가 아니다. 다양한 주제의 요리 체험교실에서 일어나나 풍경은 하나같이 똑같다. 만드는 요리도 다르고 재료도, 선생님도 배우는 사람들도 다르지만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같은 것이다. 요리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들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며 역시 여자이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작가의 글은 모든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다. 여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일어날수 있는 일들을 담백하게 풀어내고 있다. 우리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 '맛깔스럽다'라는 표현을 한다. 마스다 미리의 글을 음식으로 표현하면 맛깔나는 글이다.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글은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아마도 이런점 때문에 신간이 나올때마다 챙겨보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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