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블로거 지덕심 아이앤북 문학나눔 12
홍종의 지음, 박영미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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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주머니는 열고 입은 닫으라고 했던가. 어찌보면 무서운 말이다. 나이가 들어가니 가끔은 관심이 아닌 참견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스스로를 생각하게 된다. 주머니를 열지 않으면 이제 사람들과도 만날수 없는 것일까. 어른들도 추하지 않고 곱게 나이가 들어가고 싶다는 말씀을 하신다. 그건 외모뿐만이 아닐 것이다. 어른답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앤북 문학나눔 12 - 파워 블로거 지덕심

 

영서의 외할머니는 완전 최신 멋쟁이이다. 멋도 잘 부리고 휴대전화도 2년 마다 새 모델로 교체를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일흔이 훨씬 넘은 나이지만 파워 블로거라는 것이다. 지덕심이라는 본명을 지운영으로 개명하였다. '자운영의 추억 언덕' 이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가지고 있다. 블로그의 닉네임은 지운영이라는 이름을 쓰다가 점 하나를 잘못 찍은 듯 하다. 블로그를 들어가면 대문에 보랏빛 자운영이 활짝 핀 언덕이 나온다. 

 

이렇게 멋진 외할머니이지만 영서는 할머니를 좋아하지 않는다. 돈이 많지만 영서네는 도와주지 않는다. 사진관을 하다가 망한 아빠는 외할머니의 별장을 지키라며 시골로 보낸다. 엄마는 영서와 남아 힘들게 동네 미장원을 운영하고 있다. 외할머니는 엄마의 미장원에서는 머리를 하지 않는다. 유행에 뒤처진 곳이라며 유명 헤어 디자이너의 체인점에서 머리를 한다.

 

"자네는 보탬이 안 돼, 보탬이!" - 본문 19쪽

"이것은 지 아빠를 닮아서 잘하는 것이 없어. 보탬이 안 돼, 보탬이." - 본문 20쪽

 

외할머니는 영서 아빠에게 보탬이되지 않는다고 핀잔을 준다. 영서도 외할머니의 말씀처럼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교 성적도 중간이고, 운동도 중간쯤 하고, 다른 것들도 재로 잰 듯이 중간이다. 엄마는 아무리 그래도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세상에는 뛰어난 사람들보다 평범한 사람들이 더 많으니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평범의 기준이 높아져 자신이 없어진다. 이런 영서네 가족이 외할머니의 눈에 찰 리가 없다.

 

외할머니는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쓰려고 그렇게 악착같이 모으는 것일까. 유일한 혈육인 엄마에게 참 인색하다. 가지고 있는 돈도 많은데 기회만 있으면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다. 아빠의 망한 사진관에 있던 오래된 사진. 외할머니는 그 사진들을 블로그를 통해 판매를 한다. 한 장에 3만원씩 받고 팔아 돈을 벌려는 외할머니. 사진판매로 인한 수익금은 전액 불우이웃돕기에 쓰겠다고 말하지만 그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영서는 알고있다.

 

외할머니의 동업자 달덩이. 손녀인 자신보다 이름이 은보름인 달덩이를 더 좋아한다. 달덩이도 외할머니의 일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이 둘은 사진을 팔기 위해 함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의 생각처럼 일이 술술 잘 풀리게 될까.

 

요즘 아이들에게도 관심이 있는 블로그를 통해 잔잔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의 생각이 확고히 자리잡아 변화가 참 힘들다. 돈밖에 모르고 인색했던 외할머니. 그게 지덕심(지운영) 할머니의 진짜 모습은 아니였을 것이다. 그 안에 담겨있는 모습을 우리가 몰랐던 것인지도 모른다. 외할머니는 자신의 주머니를 확실하게 연다. 나눔이 무엇인지 우리들에게 알려준다.

 

분명한 것은 내가 주머니를 열어야 다른 사람의 주머니가 열린다는 것이다. 나눔은 열림이다. - 책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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