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여고 탐정단 : 방과 후의 미스터리 블랙 로맨스 클럽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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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다섯 소녀들을 보고 빵 터졌습니다. 이 소녀들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외모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있는 모습을 보는것만으로도 유쾌해집니다. 왠지 평범하지 않을 것 같은 다섯소녀. 이 여고생들이 우리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합니다. 사실 남녀공학이 아니라 여고라는 점도 우리들에게 호기심을 갖게 합니다. 개인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여고에 대한 환상은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남녀공학의 여고생과 달리 여고의 여고생들에게 신비감이 느껴지는 왜일까요?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누구보다 그것을 잘 아는 것은 저또한 여고 출신이기에 우리들만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생활들은 여고생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합니다. 왠지 저는 다섯 소녀들의 비밀을 하나 알고 이야기를 만난다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채율이는 외고에 떨어지고 곧 미국으로 유학을 가야할 예정이기에 고등학교 입학하여 1학기 내내 친구들과 인사도 잘하지 않았습니다. 이란성 쌍둥이 오빠 채준과 엄마는 먼저 미국에 가있고 아빠와 살고 있는 채율. 학교를 가는 길에 팔목을 깨무는 신종 변태에게 당하고 학교에도 그 소문이 퍼집니다. 채율이의 교실로 의문의 소녀들이 찾아옵니다. 여학교인지 의심하게 만드는 남자 소녀, 독방에서 10년 수련한 듯 시커먼 오라를 풍기는 폐인, 복학생 분위기를 풍기는 성숙한 아가씨, 레고 머리는 자신들을 대장 윤미도, 행동대장 최성윤, 감식반 김하재, 비서실장 이예희라 소개를 합니다. 채율이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선암여고 미스터리 탐정단의 고문으로 임명하고 자신들과 사건을 해결하자고 이야기하는 아이들.

"탐정단에 들어와. 함께 무는 남자를 잡자." - 본문 21쪽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탐정단이 되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유쾌한 이야기. 모범생인 채율이와 달리 네 친구들은 확실하게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입니다. 통통 튀는 이야기와 언제 어디서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르는 돌발소녀들은 책을 보는내내 즐거움을 줍니다. 소녀들이 해결해 나가는 사건들은 다소 무거운 불법과외, 자살, 낙태, 왕따, 군대 면제 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유쾌하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어.

나는 이미 어머니였다는 사실을.

생명을 만들어 낸 죄인이었다는 사실을.

그날 이후 내 몸 속에 남은 빈 자궁이 나를 용서하려고 들지 않아. 웃을 수도 행복할 수도 없었어. - 본문 132쪽

 

 

한국형 학원 미스터리 소설이라 소개된 <선암여고 탐정단 방과후의 미스터리>는 우리에게 유쾌함을 주고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절묘한 이야기들은 여러가지 재미를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학교라는 배경때문인지 피할수 없는 문제들이 함께 합니다. 유쾌함 뒤에 숨은 많은 아픔들. 그런 점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미스터리가 주는 재미를 따라가다 우리들이 그 안의 이야기를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입니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학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 아이들에게는 그 안에서의 행복이 전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게 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친구들과의 관계나 다른 문제가 없다면 힘든 시간들을 이겨낼수 있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지 못한다면 아이들은 불행이라는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선암여고 탐정단이 옆에 있어준다면 모든게 해결될수 있겠지만 그 이전에 이 친구들이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큽니다.

 

사건이 크든 작든,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학우가 있다면 나서 주어야 한다. 그것이 선암여고 탐정단의 설립 이유다. - 본문 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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