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김혜진 지음 / 푸른영토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마지막장을 넘기며 남아있던 일말의 희망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마지막 끈을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까지 힘겹게 읽었지만 결국 현이가 선택한 방법이 이것밖에 없는 현실이 미워집니다. 사실 책을 덮고 무슨말을 해야할지 이 상황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누구에게 화를 내야하는 것일까요? 누구를 미워해야 하는 것일까요? 해결할수 없는 문제일까요? 의문투성이로 만들어버린 책. 도저히 지금의 이 감정을 어찌해야할지 모르게 만들어버립니다.

 

허공으로 몸을 날린다. 또 밀린 기분이다. 하지만 이 분노를 끝낼 방법을 나는 알고 있었다. 셔츠 자락이 퇴화된 날개처럼 펴진다. - 본문 274쪽

 

학교 폭력의 문제는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 아이에게 일어나지 않으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할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들끼리의 장난수준을 넘어서 범죄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사건들이 많아졌습니다. 사실 아침에 눈을 떠 신문이나 뉴스를 보는 것이 두려운 생각이 들게 합니다. 아이들을 가진 부모이기에 더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는 사건들입니다. 

 

돌멩이. 학교 폭력이라는 문제로 이야기가 시작하면서 너무도 힘겹게 한장한장을 넘기며 그래도 끝까지 읽어나간 것은 일말의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이 힘든 시간들을 보상받고 더 이상의 아픔을 받지 않고 현이의 가족이 받은 상처를 감싸 안아줄 세상이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졌습니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빠의 빈 자리가 그리 크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아버지의 빈 자리는 결코 아이들의 잘못도 아니고 그 빈자리 때문에 아이들이 상처를 받아야할 이유도 없습니다. 하지만 아빠없는 아이라는 이유로 건이와 현이는 학교라는 곳이 힘든 공간이 되어 버립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도 행동도 하지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가 오히려 푸대접을 받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든 세상. 책에서 만난 건이와 현이. 엄마의 삶은 암담 그 자체입니다. 이런 암담함이 책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마주하는 일이기에 우리를 분노케하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사는 날들에는 위로가 필요한 날이 더 많았다. 세상에서 끝까지 나를 믿고 이해해줄 사람이 우리에게는 필요했다. - 본문 118쪽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처음 가졌던 나의 희망을 앗아가버린 마지막 이야기. 그들에게 희망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엄마와 현이는 스스로 삶을 마감하고 건이는 세살 수준의 아이로 변해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고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버렸습니다. 힘있는 자들의 단순(?)한 폭력이 이들을 세상과 이별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직도 믿고 싶지 않습니다. 마지막 부분을 몇번이나 다시 읽었습니다. 생활고를 비관한 사십 대 주부가 투신한 것이 아닙니다. 취업난 속 위장취업한 청년이 투신자살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은 우리이고 이 세상인 것입니다.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현실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기에 이렇게 마음이 아픈지도 모릅니다.

 

돌멩이. 그 누구도 돌멩이를 함부로 찰 자격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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