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에디터스 컬렉션 3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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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만났던 그리스인 조르바. 그와 같은 삶을 살아갈 수는 없지만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같은 반에는 조르바 같은 친구가 있었다. 내 일기장에 등장하는 그 친구의 별명은 조르바였다. 그 친구를 보면 조르바가 떠올랐다. 어린 나이임에도 구속을 받지 않그 늘 자유로움 속에 사는 아이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힘들어진다는 것을 느낀다. 어리지만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운 생각과 행동을 했던 그 친구를 부러워하면서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그 친구를 떠올리면 조르바가 생각나고 조르바를 만나면 그 친구가 떠오른다.

 

 

조르바를 만나는 일은 새로운 경험이 될 수도 있고 지금의 내 모습이 초라해지기도 하다. 우리는 어쩌면 조르바처럼 살아가는 일이 힘들 수도 있다. 어떻게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운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시기에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궤변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어쩌면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그를 질투해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가 하는 말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 그의 말들이 궤변이라 생각했다. 어쩌면 부정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하면 지금 내가 가는 것이 잘못된 것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 다시 만나는 조르바는 어린 시절 만났던 조르바와는 확연히 다르다. 그가 전하는 이야기는 같지만 달라진 내가 만나는 조르바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난 매 순간 죽음을 바라봅니다. 죽음을 봐도 두렵지가 않아요. 하지만 '나는 죽음이 좋아'라는 생각은 절대, 절대, 절대 하지 않아요. 아니, 난 죽음을 전혀 좋아하지 않아요! 난 자유인 아닌가요? 그러니 그런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요!" - 383쪽

 

화자와 조르바가 걸어가는 삶의 길은 같은 듯 다른 목적지를 향하고 있다. 화자는 갈탄광 사업의 성공을 꿈꾸었을 것이다. 원하는 대로 사업이 성공하지 않았지만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변화를 보면서 우리들도 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화자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조르바를 만나며 변화될 수도 있지만 강하게 밀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실패가 다른 삶의 목적을 찾아 떠나게 할 수도 있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자유로운 삶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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